[세트] 웨이크 시리즈 - 전3권 - 꿈을 엿보는 소녀 + 끝나지 않는 악몽 + 최후의 선택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맥먼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웨이크 시리즈』 리사 맥먼 / 황금가지
꿈을 엿보는 소녀, 그 특별한 이야기
 

 
 
 ▒ 책을 읽고 나서.
 
 '꿈을 엿보는 소녀'라는 제목을 들었을 땐,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을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누군가의 꿈에 침투하여 그 꿈을 조작하는 설정은 가히 충격이었죠. 그러나 『웨이크 시리즈』에서는 꿈에 '침투'하기보다는, 꿈에 '빨려 들어간다'는 표현이 좀 더 맞습니다. 주변에 누군가가 잠을 자고, 꿈을 꾸고 있으면 무방비하게 그 꿈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드림 캐처'의 삶을 다루는 것이죠. '꿈을 엿보는 소녀' 제이니가 꿈에 빨려 들어가 보게 되는 풍경들은 대개 무시무시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소녀는 온몸을 떨거나 발작을 하거나 잠시 동안 눈을 뜰 수 없기도 하죠. 그 정도는 갈수록 심해집니다. 영화 <인셉션>에서도 그렇고, 『웨이크 시리즈』에서도 그렇지만, 남의 꿈을 엿본다는 것이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니며, 그것을 판타지나 히어로물처럼 밝게만 그리고 있진 않지요.
 

 
 
 그러나 밝게만 그리고 있지 않다는 게, 오히려 저는 좋았습니다. 이 시리즈는 황금가지의 '블랙 로맨스 클럽'에 수록된 작품인데요. 드림캐처 이야기 속에 10대 청소년들의 풋풋한 사랑을 끼워 넣기도 했습니다. 소녀의 '드림캐처' 능력을 우연히 알게 된 같은 학교 학생 '케이벨'과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드림캐처' 능력을 경찰 수사에 활용하고, 자칫 고통스러울 수 있는 소녀에게 힘이 돼주는 동반자가 바로 '케이벨'이죠. 이들의 사랑은 달달하고 설레지만, 판타지로 중심을 잡고 있는 이야기 속에서 자칫하면 몰입을 방해할 수 있거나 가벼워질 수 있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건 소설이 잡고 있는 어두운 분위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무게 있는 작품은 아니고, 적당히 재밌게 볼만한 작품입니다.)
 어딘가 무기력했던 소녀가 2권에서 남다른 능력을 좋은 쪽으로 발휘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또 다른 '드림 캐처'를 통해 얻으면서 이야기는 조금 풀려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불안불안하죠. 그녀의 능력, 아니 능력이라고 부르기엔 수많은 피해를 입는 '드림 캐처'는 더 부정적으로 그려집니다. 어쩔 수 없이 능력을 받아들여야만 하고, 그것을 없앨 순 없고, 계속 그 능력을 좋은 쪽에 활용하기엔 온갖 안 좋은 것들이 발현되는 상황 속에 소녀는 어떤 선택을 할지 두근거리며 읽게 되는 소설입니다. 10대 소녀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딜레마를 안고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미래를 고민하게 되는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지요.
 
 

 

 그래서 그들은 결정한다. 무슨 일이 닥칠 때마다 매번 새로운 결정을 내리기로 결정한다.

 어떤 약속도 없이. 어떤 계획도 없이. 그저 매일 매일의 삶.

 조금씩 발전하면서. 압력을 거둬내면서.

 언제나 어디에나 망할 압력은 늘 충분하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다면, 가능할 것이다. 

 
 3권으로 이야기를 끝맺고 있는 『웨이크 시리즈』는 '꿈'이라는 소재로 소녀의 성장과 사랑, 고민을 매력적으로 풀어낸 소설입니다. 그러나 소재 자체가 특별했기에, 3권으로 끝내기에는 매우 아쉬운 기분입니다. 더 나올 이야기가 없는 것처럼 여겨져도, 왠지 3권으로만 소모하기엔 아쉬운 아이디어거든요. 2권에서 나오는 소녀의 남다른 활약을 더 보여주거나 큰 사건을 더 추가해주었다면 하는 작은 바람은 있지만, 어찌 됐든 흥미진진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Written by. 리니

영미 소설/ 판타지, 로맨틱 스릴러/ 성장소설/ 황금가지 블랙로맨스클럽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꿈이 그녀를 무차별 없이, 모든 방향에서 쉴 새 없이 덮친다. 제이니는 이미 감각의 과부하 상태다. 이것은 오직 그녀만의 물리적, 정신적, 감정적인 세 시간짜리 악몽이다. 제이니는 눈을 뜬다. 누군가가 휴대폰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개가 걷히고 다시 볼 수 있게 됐을 때, 마침내 케이벨이 그녀와 눈이 마주친다. 그의 눈, 그의 머리카락은 몹시 화난 상태다. 그의 얼굴이 하얗다. 그는 팔로 그녀의 어깨를 두르고 있다. 그녀를 붙들고 있는 것에 가깝다. 그녀는 울고 싶은 기분이 들어, 조금 운다. 그녀는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다. 눈물이 새어 나온다. 케이벨이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그녀의 뺨을 닦아준다. 그것이 그녀를 더 심하게 울게 한다. (1권, 92p)

여기 당신이 알아야 할 몇 가지 중요 사항이 있습니다.

당신이 이 능력을 질병으로 보는 한, 이 병에는 `치료약`이 없습니다. 적어도 드림캐처의 능력이 알려진 이래로, 치료약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50년의 세월을 이걸 바꿔 보려고 애쓰며 보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때때로 그걸 조절하는 것뿐입니다. (2권, 267p)

제이니는 사람들이 없는 삶을 생각해 본다. 그가 없는 삶. 마음이 산산조각 난 채로, 고독 속에서, 하지만 볼 수도, 느낄 수도 있는 삶. 살아 있다. 평화롭게. 다음 꿈이 어디서 공격해 올지, 어깨 너머로 항상 돌아보지 않아도 되는 삶.

그리고 그녀는 그와 함께 하는 삶을 상상해 본다. 눈이 멀고, 손은 혹이 나고 구부러진 채로, 하지만 사랑 받는……. 적어도 일이 계속 좋게 돌아가는 한은 사랑 받는 삶. 그리고 항상 그의 꿈을 통해서 그가 무엇과 싸우고 있는지 알게 되는 삶. 몇 년 동안이나 더, 정말로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을 보기를 원하는 건가? 정말로 그녀는 이렇게나 기막히게 멋진 남자에게 그 어마어마한 짐을 지우길 원하는 건가? 그녀는 여전히 어떤 시나리오가 이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녀는 생각 중이다. 아마도 산산조각 난 마음 쪽이 고장 난 손이나 눈보다는 좀 더 쉽게 고칠 수 있을 것 같다. (3권, 63p)

아, 스투빈 선생님.`

제이니는 숨을 몰아쉬며 뜨거운 시멘트로 몸을 낮춘다. 눈물이 펑펑 솟아나온다. 18살로 사는 것과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말할 수 없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것에 대한 고통. 그리고 이 거대한 무게가 그녀의 가슴을 누르고 그녀를 메다꽂고 그녀가 원래 십 대 소녀라면 그래야 할 방식으로 사는 것을 방해한다는 느낌. 그녀는 왜 이 모든 엿 같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이 질문이 처음 떠오른 것은 아니다. 자신이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 서장과의 일을 선택함으로써 다른 이들의 이득을 위해 자신이 더 빨리 눈머는 길을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3권, 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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