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 용감하고 유쾌한 노부부가 세계여행을 통해 깨달은 삶의 기쁨
린 마틴 지음, 신승미 옮김 / 글담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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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린 마틴 / 글담출판사

낯선 곳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선택하다

 

 

 
 
 ​ After Reading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꿈꾸어보는 세계여행. 나의 경우, 그 유혹이 세차게 드는 때가 있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취직하기 전 여유가 생길 이십 대에, 그리고 자식들이 어느 정도 자립을 하고 난 뒤의 중년 혹은 노년의 삶을 살 때 일 것 같다. 막연히 "가고 싶다"를 넘어, "가고 싶다." "가고 싶다"....... "가야 한다", "이 때가 아니면 안 된다"가 되는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그 두 시기에서 떠나기를 망설이게 되는 일종의 장애물 중 가장 큰 것은 '용기'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이 장애물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젊을 때는 패기와 깡으로 덤빈다 하더라도, 나이가 들면 많은 선택에서 주저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TV 프로 「꽃보다 할배」를 보고 열광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물론 프로그램의 틀 안에서 스케줄에 맞춰 주어지는 여행일지라도, 그 여행 안에서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공부하는 배우 '이순재'를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단순한 여행 에세이로 보이는 표지 속에서 주목을 끄는 제목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는 마치 자기 계발서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지만, 책을 쓴 저자 - 이 책의 주인공 -을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하다. 70세의 나이로 집과 가족, 짊어지고 있던 모든 것들을 털어버리고 남편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난 것이다. 이 도전부터가 여느 자기계발서에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도 더 큰 '교훈'이 되는 듯 하다. 유럽과 남미, 북미를 넘나드는 세계 여행, 그들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살아보기 위해' 떠난다.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다니면서 시간에 쫓기는 것보다는, 며칠을 살기 때문에 적당히 쉬고 여유를 즐긴다. 일상생활에서 즐길 수 없던 조그만 사치를 느끼면서 둘이서 행복하게 여행한다.

  "익숙한 곳에서 느끼는 안락함보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선택하다."책 속에 나온 구절처럼, 여행의 모든 순간이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모국에서 자유자재로 운전하며 다니던 길은 어떤 나라에서는 좌우가 바뀌어 당황스럽기도 했다. 현지인들의 습관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기도 한다. 바쁜 보행자들에게 이리 치이고 밀쳐져 짜증이 나기도 하고, 적은 시간을 머무는 집인 탓에 안락한 가구 (특히 푹신한 의자)를 갖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여유롭게, 때로는 한 발짝 물러서며 해결해나간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한 곳에서 정착하고 살았다면 참지 못 했을 짜증스러운 일들을 쉽게 무시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마틴 부부는 여행을 통해 변해가면서, 시간을 통해 주어지는 연륜과 경험을 활용해간다. 그들은 다시 한번 떠나게 되더라도, 어려움 앞에서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그들의 좌우명인,"아무것도 미루지 말자." 이 말을 듣고 금방이라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Underline                                                                                                                                                 

 

 

  심지어 요즘에도 새로 만난 사람들 중에 우리의 생활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우리의 선택이 그들의 선택을 위협하기라도 하는 양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음, 나는 내 가구와 개와 자동차를 절대 포기할 수 없어요."라는 식으로 말한다. 가끔 이런 자유분방한 생활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는 않다는 점을 설명해야 할 때도 있다. 그저 이런 생활이 현재 우리의 인생에 잘 들어맞을 뿐이다.

  우리의 독특한 생활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는 삶을 대대적으로 바꾸라고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런 변화를 꾀하고 싶은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시야를 넓힐 때 생기는 이익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시야를 넓히는 일을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저 가까운 도시를 가본다거나, 새로운 동호회에 가입한다거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 모두가 여기에 해당되니까. (36p)

  게리가 안부 인사 대신 해 달래요.

  '아무것도 미루지 말라.'는 말을요.

​  용감한 사람이 해준 심오한 충고였다.

  "아무것도 미루지 말라."는 말은 내 데스크톱 컴퓨터 화면에 커다란 글자로 떠 있고, 우리 부부의 좌우명이 되었다. 우리는 비용을 감당할 형편이 안 되거나 실행하기에 너무 힘들 것 같거나 "우린 너무 늙었어."라는 한탄에 빠져 그냥 미뤄 두고 싶은 일이 생길 때마다 이 좌우명을 명심하려고 노력한다. 게리가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 (120p)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힘에 겨운 상황에 처하면 훨씬 벅차한다. 특히 자신은 어쩔 줄 몰라서 허둥대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은 무엇을 할지 정확하게 알고 있을 때 더욱 그렇다. 이미 노인 (나는 노인보다 어른이라는 말이 더 좋다)인 우리 부부는 항상 스스로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를테면 파리에서의 둘째 날에 우리는 처음으로 지하철 표를 사면서 끔찍하게 고생했다. 승차권 발매기가 우리의 신용카드를 인식하지 못했고, 그래서 유로화를 집어 넣었지만 그 돈도 자꾸 반환됐다. 우리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이 특유의 프랑스 방식으로 짜증난다는 티를 냈다. 우리 뒤에 바짝 붙어 작게 한숨을 내쉬며 발바닥을 탁탁 치는 방식으로 서두르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결국 역무원이 부스로 우리를 불러서 직접 표를 팔았다. 우리는 또다시 창피를 당하느니 앞으로는 부스에서 표를 사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역무원은 항상 자리에 있지 않았고, 결국 우리는 한숨소리와 발바닥을 치는 소리를 감수한 채 창피를 꾹 참고 다시 도전해 봤다. 마침내 우리는 승차권 발매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게 됐으며, 스스로 알아서 자유자재로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160p)

  팀은 내가 서로 밀치며 급하게 걷는 사람들과 속도를 맞추느라고 짜증이 났음을 눈치채고 부드럽게 말했다.

  "어느 나라를 가든 도시 사람들은 늘 서두르잖아. 그들은 우리와 달리 휴가 중이 아니고 먹고살기 바빠서 우리를 배려할 여력이 없지."

  "그래요.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걸까요? 우리가 너그럽지 못한 사람들인 걸까요?"​

​  "아니야.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일 뿐이야. 오히려 다른 도시에서 접하는 실상이 예상과 다를 수도 있다고 말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잖아. 그저 우리는 강해지기만 하면 돼. 새로운 문화에서는 새로운 수준의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당신보다 더 못받아들이잖아." (1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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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 북 트레일러 영상                                                                                                                               

 

 

유투브로 연결 http://youtu.be/UIFzvCejV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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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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