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탈레반
이창선 지음 / 맑은소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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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울한 약소국 용병의 아프간 내전 참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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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 / 바다출판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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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랑한다면 소중히 해야하고 소중하다면 책임감을 가져야 됨을 넌즈시 일러주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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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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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시작되는 9쪽 두번째 문단에서

"내가 어떤 생활을 했는지 우리 마을 사람들이 유달리 캐묻지 않았던들 나는 내 사사로운 일을 독자 여러분에게 드러내 보일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숲에서 보낸 생활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지극히 자연스럽고 적절한 생활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먹고 살았으며 외롭거나 무섭지는 않았는가 물어 왔다. 또 어떤 사람들은 내 수입의 얼마를 자선사업에 바쳤는지 알고 싶어했으며, 부양 가족이 많은 또 다른 사람들은 내가 가난한 아이들을 몇 명이나 먹여살렸는지 알고 싶어했다. 그러므로 나는 내게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은 독자들에게 내가 이 책에서 그러한 몇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하게 되더라도 양해해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노란색 형광펜으로 강조된 부분이 오역이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지극히 자연스럽고 적절한" 것은 '생활'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몇 가지 질문'이다.

이어서, 10페이지 두번째 문단

"대부분의 책에서 ‘나’, 즉 제일인칭은 생략하지만 이 책에서는 생략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 중심적이라는 면에서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말하는 사람이 결국은 언제나 제일인칭이라는 사실을 흔히 잊어버린다. 만약 나 자신에 대해서만큼 내가 잘 아는 다른 사람이 있다면 내 이야기를 이렇게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불행히도 나는 경험이 부족한 탓에 ‘나’라는 주제로 한정하게 되었다."

"'나', 즉 제일인칭은 생략하지만"에서, 생략되는 것은 '제일인칭'이 아니라, '(제)일인칭 대명사'이다.  "자기 중심적이라는 면에서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는 "결국 작가들이란 모두 자기중심적이기 마련이지만, 이 점에서만은 나는 다른 작가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가 맞다. "말하는 사람이 결국은 언제나 제일인칭"인 게 아니라 "작가란 언제나 일인칭 시점에서 글을 쓴다"가 맞다.  

(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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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공용어로 삼자 - 복거일의 영어 공용론 SERI 연구에세이 3
복거일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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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 잡는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꼴인 이유

정권이 바뀌니, 오렌지가 '아륀지'가 될 뻔한 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에서, 눈앞에 벌어지는 대소사에 대해 도무지 '실용'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에서, 영어 공용화 논쟁이 이제는 논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모양이다.  

며칠 전에 러시아 라디오 방송 '모스크바의 메아리'에서 공산당 체제 붕괴와 자본주의 유입이라는 역사적인 대혼란기를 겪은 러시아어가 겪고 있는 변화, 혼란에 대해 저명한 러시아 언어학자가 출연해 대담을 나누는 것을 듣게 되었다. 러시아어가 지금 처한 상황을 두고 이 학자는 '언어학적 폭발' 상태라고 표현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전반이 자본주의의 그것으로 대체되는 와중에 러시아어에는 없던 개념이 영어 그대로 유입되어 외래어로 사용되고, 기존에 있던 개념들조차 새로운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여 영어 단어로 대치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 학자의 입장은, '그렇다고 언어순수주의에 입각해 언중의 언어게임('말장난')을 법으로 금지한다는 건 어불성설로,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 스스로가 자정노력을 해야하는 수 밖에는 없다', '가장 걱정되는 건 요즘 네티즌 사이에 만연되고 있는 '불량어'(한국으로 치면 '외계어' 정도된다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일부 상용어휘들의 철자를 고의로 틀리게 적는 것을 말한다)로, 이것이 걱정스러운 이유는 나이 좀 있고 교육받은 사람들은 불량어를 장난으로 사용하지만, 인터넷에 코박고 사는 청소년들에게는 이 불량어가 표준어로 각인될 수 있으며 이들이 성인이 되면 그때는 러시아어의 꼬라지가 어떻게 돼 있겠냐는 것'이었다. 이 말하면서 이 학자가 두 주먹을 불끈쥐고 부들부들 떨었다고 한다. 아무튼 러시아어의 10년, 20년 후 전망에 대해서는 영어에 치어서 열등감을 느끼며 사는 우리로서는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낙관론을 폈다. 대국적인 여유라고나 할까, 특히 기름값 엄청 올라서 요즘 표정관리 들어간 자원대국 러시아의 여유만~만함이 이런데서도 느껴져서 슬며시 질투도 났다. 

아무튼 내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든 것은, 이 학자가 한 말들이 아니라 프로그램에서 미리 준비한 자료였는데 그 내용에서 거론된 다른 나라의 사례, 특히 프랑스의 언어정책을 들어보면 참으로 '아륀지' 인수위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 맞는지, 그 사람들이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 맞는지, 배웠으면 도대체 뭘 배웠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세계사의 경험에서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했던 어떤 민족이나 국가가 사라지는 것은 언제나 모국어의 상실, 언어적 독립성의 포기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때문에 국가의 책임은 자신의 국어를 보호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의 경험을 살펴보자. 가장 돋보이는 예는 프랑스이다. 프랑스의 국내언어정책은 불어의 입지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것은 언어정책 관련 법안이 꾸준히 제정되고 있음으로 증명된다. 일례로, 1972년에 '불어 풍요화(?)법'이, 75년에는 '불어 사용법'이 제정되었다. 그후 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불어의 순수성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법이 발효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대다수 방송이 불어로 진행되어야 하고, 공중파를 타는 노래의 40% 이상이 불어 노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언어학자들은 유입되는 영어 어휘들의 불어 등가어를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 등가어들은 바로 불어 대중의 입말로 흡수된다. 그 결과 영어에서 온 외래어 단어와 개념 2천여 개가 이미 불어 등가어로 순화되었다. 브라질 의회도 국어인 포르투갈어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법을 제정했으며, 이란에서도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직접 아랍어의 유입으로부터 국어를 지키는 법을 승인했다. 러시아의 경우에는 국가 전역에서의 국어 사용을 보장하고 언어문화를 보호하고 장려하는 내용의 '국어법'이 제정되어 있다."

참고로 복거일의 이 책은 안 읽었다. 안 읽었으니 어떠한 내용물이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런 무개념의 제목을 단 책을 세상에 버젓이 내놓는 용기에 별 한 개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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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냐 추녀냐 - 문화 마찰의 최전선인 통역 현장 이야기 지식여행자 3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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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책들은 사실 일본어투와 일본식 한자를 여과없이 그대로 사용해버리는 무신경함을 뺀다면 오역시비는 가장 적을 것이다. 문제는 일본어투와 일본식 한자를 여과없이 그대로 사용한다고 해도 얼추 이해가 간다는 데 있다. 이 책에서도 몇군데 그런 부분을 지나치다가 '방수'(193쪽)란 단어에 부딪혀서는 문맥상 '아, 이런 뜻이겠군'이라고 생각하면서 찜찜해서 국어사전을 이래저래 찾다가 '방수'의 13번째 표제어로 나온 뜻임을 알고는 약간 짜증이 나서 리뷰를 적게 됐다. '감청'이라고 해도 되는 걸 굳이 이해하기도 힘들고 귀에도 낯선 일본식 한자 '방수'를 그대로 남겨둔 건 방심한 탓인지, 의도적인 건지 모르지만 두 경우 모두 요네하라의 명랑한 독설을 읽다가 약간 멈찟하게 만드는 감점 요인이 된다.

한국어에도 있는 '견본'이란 단어도 일본어에서는 용법이 좀 다른 듯 하다. 그런데 이 단어가 들어간 표현을 그대로 번역해 놓아서 어색했다.

예)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견본 같은 브레즈네프, 안드로포프, 체르넨코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산더미처럼 제공한 끝에 잇따라 저세상으로 가버린 뒤..."(199쪽)

"그건 그렇고 지도자 사망에 관한 공식 발표는 그야말로 어설픈 농담의 견본 같은 문장이었다"(201쪽)

일본어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한국어에서 '견본'은 상품을 연상시키는 단어다. 저 문맥에서는 '표본'이 맞는다. 

일본식 한자를 한국식 한자로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어서 본문에서 요네하라가 그 단어의 의미를 설명해주지 않았더라면 난감했을 단어도 있다.

예) 

"언어학이나 커뮤니케이션 등에서는 불필요한 표현을 전문적인 말로 용어성이라고 한다..."(232쪽)

"5분도 되지 않아서 부스에서 나는 비명을 질렀다. 그 결과 연사는 알레그로에서 아다지오, 아니 아다지시모로 템포를 늦춰줬을 뿐 아니라, 원고를 읽어내려가던 방식을 그만두고 알아듣기 쉽게 차근차근, 즉 용어가 많은 방법으로 바꾸어주셨다. 물론 용어를 얻게 된 나는 물 만난 고기처럼 다시 살아났다."

여기서 '용어성'은 한국어로는 '잉여성'이라고 한다. 위의 '방수'는 국어사전에서 좀 고심해서 찾아보면 찾을 수 있었지만 이 '용어성'이란 말은 한국어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한자어다.

사족이지만, 256쪽에서 요네하라가 러시아 통역 연구의 대가로 호명한 '미얄 베롤체프'(러시아 통번역이론 학계에서 저와 유사한 이름을 가진 학자라면 '민야르-벨로루체프(Р. К. Миньяр-Белоручев)'가 틀림없는데 어쩌다가 '미얄 베롤체프'가 됐는지 궁금하다).

그런데, 이 분의 대표적인 통역학 이론서('번역의 이론과 방법')가 한국어로 몇해 전에 번역됐다. 이 책은 우선 그 저자가 번역보다는 주로 통역에 대한 이론연구자임을 고려할 때 '번역의 이론과 방법'이 아니라 '통역의 이론과 방법' 혹은 적어도 '통번역의 이론과 방법'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이 책 사실 꽤 흥미로운 책이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연구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 신경심리학자인 루리야(А. Р. Лурия)의 뇌신경심리 연구자료 및 정보이론의 개념을 동원해 상당히 의외의 통역이론 분석틀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이 이렇게 번역되어 나와서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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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8-02-25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시아어 전공이시군요.^^ 저자가 러시아통이어서 저도 관심을 갖고 있는데, 러시아어 전공자가 한번쯤 교열을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대단한 책>에서도 몇몇 잘못된 표기들이 나와서요...

Sati 2008-02-29 23:24   좋아요 0 | URL
아쉬움이란 말이 딱 맞는 것 같지요? 번역자 자신도 좀(그리고 당연히!) 신경써주었어야 할 부분이고 그랬다면 완벽하게 즐거운 책읽기가 되었을텐데요. '앙', '아아' 이런 감탄사도, 만화책마냥 그대로 음역해버리니 일한번역은 참 누워서 떡먹기일 거 같다는 배아픈 심정도 있구요. 물론 "쉬운 번역은 없다"(박상익)가 맞겠지만요.

제가 붙임성이 없어서 로쟈님께서 들러주신 건 며칠전에 알았는데 이제야 댓글을 씁니다. 로쟈님의 글 감사히 읽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