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책바가지들. 평생 철모르는 인간들. 그런 사람들이 정치집회를 열고, 소극장에서 시낭송을 하고, 아침마다 일어나서 몇장씩 소설을 쓴다. 교문 앞에 손을 내밀고 동상처럼 서 있다가 이십오 쎈트짜리 동전을 손바닥에 올려놓을 때마다 그 보답으로 부시에 대한 욕설을 들려주는 사람도 있다. 우리 같으면 그런 인간들이 넘치면 어떻게 할까? 진보적인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당장 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라고 요구할 것이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88만원만 벌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살면 그게 더 좋은 거 아닌가? 공무원이나 학자 들은 왜 자꾸 우리를 취직시키려고 하는 것일까?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빈둥거릴 텐데, 그 꼴만은 절대로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1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