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과 무생물 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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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서 방황하는 그 무엇이다. 만약 생명을 '자기를 복제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린다면 바이러스는 틀림없이 생명체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달라붙어 그 시스템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증식시키는 모습은 기생충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바이러스 입자 단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것은 무기질적이고 딱딱한 기계적 오브제에 지나지 않아, 생명으로서의 움직임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생물의 범주에 넣어야 하느냐 무생물의 범주에 넣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봐도 좋다. 그것은 다시 말하자면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논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짧게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바이러스를 생물이라 정의하지 않는다. 즉 "생명이란 자기 복제를 하는 시스템이다"라는 정의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35쪽

슈뢰딩거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아주 중요한 두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하나는 "유전자의 본체는 혹시 비주기성 결정이 아닐까?"라고 예측한 부분이고, 두 번째는 조금은 기묘하게 들리는 질문인데, 바로 "원자는 왜 그렇게 작을까?"라는 것이다.-116-117쪽

중질소 아미노산을 투여하자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그것을 함유한 단백질이 쥐의 온갖 조직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무서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다수의 아미노산이 결합하여 새로운 단백질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
즉 쥐를 구성하고 있던 몸의 단백질은 겨우 사흘 만에 식사를 통해 섭취한 아미노산의 약 50퍼센트에 의해 완전히 바뀌었다는 뜻이다.-139쪽

질서는 유지되기 위해 끊임없이 파괴되지 않으면 안 된다. (쇤하이머)-145쪽

자기 복제를 하는 존재로 정의된 생명은, 쇤하이머의 발견에 다시 한 번 빛을 비춤으로써 다음과 같이 재정의될 수 있다.

생명이란 동적 평형 상태에 있는 흐름이다. -146쪽

사실 우리 연구실 아래층에는 하버드대학 의학부의 고명한 심장연구팀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들은 매일같이 개를 실험대상으로 심기능 데이터를 구했다. 정말 안 된 일이지만 그날 그들의 실험이 끝나면 심장이나 혈관에 여러 개의 튜브가 꽂히고, 전극이 삽인된 불쌍한 개는 그대로 안락사에 의한 임종을 맞는다.-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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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미래 - 유전자 조작 식품이 주는 경고
권영근 엮음 / 당대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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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종족은 굉장히 독특해. 처음에 우리는 인간이 포유류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을 지켜보면서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는 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인간이 손을 댄 곳은 모두 파괴된다. 지구상에 그러한 습성을 지닌 생명체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바이러스’다.” (스미스 요원)

가뜩이나 인간의 본래 습성이 그러할질대, 이제 아예 세포마다 바이러스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식량을 닥치고 (맛있게 사)먹으라고 정부가 홍보까지 하고 있으니, 우리는 이제 이걸 운명으로 받아들여나 할까? 내 아이 밥상에는 절대로 못 올린다며 "너나 먹어, GMO!" 구호를 외쳐야 하나?



"과학자들과 대중의 큰 인식차이를 보여준 미국의 설문조사 결과가 목요일에 발표되었다. 동시대적인 과학에 대해서 나타난 차이점은 매우 크다. 거의 대부분인 87%의 과학자들은 사람과 다른 생물들이 진화해왔으며 진화는 자연선택과 같은 자연스러움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들의 32%만이 이를 사실로 응답했다. 그리고 과학자들 간에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관련 논쟁에 대해 대중들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84%의 과학자들은 화석연료 사용과 같은 인간의 행동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일반인의 48%만이 동의했으며, 11%의 미국인들은 지구온난화를 허구라고 믿고 있다.

가장 놀라운 결과는 13%의 과학자들이 진화를 믿지 않는다는 점이다.--거의 모든 과학자들은 사람과 다른 생물체들이 진화해왔다고 답했으나 87%는 진화가 자연선택과 같은 자연과정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미국인들의 무지를 비웃을 수 없을 것이다. 유럽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GM식품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으며, 극단적 행동주의자들은 그들의 입장을 반박할 수 있는 연구를 방해하기 위해 폭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번역 :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www.biosafety.or.kr))


지경부에서 운영하는 바이오안전성포탈 뉴스란에 <과학자들과 대중사이의 인식의 차이를 보여준 미국의 설문조사>라는 제목으로 며칠전에 올라온 글인데, 밑줄 그은 부분은 원 보고서에는 없는 창작이다. 제발 저런 글은 '번역'이라고 올리지 말고 MB정부의 입장임을 밝히는 게 정직하지 않은지. 세계관은 다를 수 있지만, 왜 거짓말을 하나, 촌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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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품절


나도 한때 미용사와의 사랑, 미용사와의 결혼을 꿈꾸었지만(왜 아니겠는가? 버스 안내양 판타지에 빠진 경력도 있는데!), 퇴짜 맞았다(물론 이런 퇴짜를 맞을 때도 아찔하다!). 이미 결혼할 남자가 있다고 했다(지나고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또 한때는 아예 미용기술을 배워서 이민을 갈까도 생각했다(무슨 생각을 못하겠는가?). 그럼 미용사의 남편은 못 되더라도, 최소한 '미용사 남편'은 될 테니까(키에슬로프스키의 영화 <화이트>가 생각난다).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었고, 결국은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 그러니 이런 식의 글쓰기란 아무것도 되지 못한 나대로의 '배꼽춤'인 셈이다.-122쪽

"나는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나의 눈물들은 생각들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 생각들은 눈물과 마찬가지로 쓰라리지 않을까?"

"나는 철학이 어려움에 처한 인간에게 아무런 말도 할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철학은 인간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법을 가르치지만 결국은 인간을 각자의 운명 속으로 내팽개치고 마는 것이다." (시오랑)-408, 4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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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i 2009-07-09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video.yandex.ru/users/senmurv/view/13/?cauthor=senmurv&cid=2

34:15
 
디즈니 미키마우스 선풍기 18cm 탁상형 - 블루(WDF-180)
비케이월드
평점 :
절판


적립금 까서 1만원대로 구입, 방금 받았는데 만족합니다. 열많이 받으시는 노트북님 옆에 놔드리려고 샀는데 좋아요. 바람세기는 약풍, 강풍 두 종류인데, 약풍이 보통 다단계 선풍기의 2단계 정도로 셉니다. 회전은 되지만 타이머는 없습니다. 선풍기 받침 앞부분에 Zenus라고 써 있고 제품보증서에는 보증기간 2년, 제조원은 중국 Dongguan bolin Electrical Co., Ltd.라고 써 있습니다.

디자인 5점, 내구성은 아직 모름, 외관 마무리 5점, 성능 아직 5점 =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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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수년간 로쟈님의 알라딘 서재를 들락거리면서 매번 느꼈던 의문이 하나 있었다.    

 

 

   
 

 이런 곳도 다 있군요. '나의 서재'라지만, 제가 만든 것 아닙니다. 저는 적응하려고 애쓸 따름입니다.

 
   

 

 

대문에 걸린 지젝이란 사람 사진 아래 있는 이 '읊조림'이 그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었다. 대개 대문짝에 걸어놓는 문구는 의미심장한 것인 경우가 많은데, 이 알라딘 인기서재인은 자기는 '적응하려고 애쓸 따름'이란다... 

 그의 첫번째 간추린 비행기록을 받아놓고 몇장 채 넘기지도 않았는데, 나의 하찮은 의문은 자연스럽게 해소돼 버렸다. 그래서 이 기분에 대해 마이리뷰에 한 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고, 리뷰의 제목도 단번에 '로쟈의 섹시한 저공비행'이라고 써버렸다. 이 '섹시한'이란 수식어는 얼마전에 김대호란 분이 '뉴민주당 선언'을 분석하면서 쓴 표현인데, 이분은 문맥상 '땡기는'이란 말과 동의어로 사용하신 듯하다. (부연하자면 이분은 '뉴민주당 선언'이 한나라당 공약에 비해서 섹시하지 못하다는 의미에서 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로쟈님의 첫 비행기록이 '땡겨서'가 아니라 약간 다른 점에서 섹시하다고 느꼈다.  

살아오며서 내 나름대로 섹시하다고 느낀 남자는 한 손의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있었다. 조니뎁, 키아누리브스, 생떽쥐뻬리, 주은래, 노무현 다섯 명이다. 그런데 어제부로 로쟈까지 더해졌으니 이제 다른 한 손도 필요하게 돼 버렸다. 귀찮게 돼 버렸지만, 돈 주고 책을 사서 이리 만족스러웠던 적은 근래에 드물다(이렇게 읽어라: 돈 주고 책을 사서이리 오르가즘을 느꼈던 적은 근래에 드물다!).   

그 섹시함의 정체는 '위로와 만족'이다. 그는 곁다리 인문학을 한다고 했지만, 곁다리 서재를 꾸리는 주제의 나는 그의 글에서 위로를 받았고 만족을 느꼈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랴. 그러니 지젝이 누군지도 모르는 곁다리 서재인이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으로 리뷰를 남겼다고 조강지처클럽에서 나와서 욕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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