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 전3권 겨레고전문학선집
박지원 지음, 리상호 옮김 / 보리 / 200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가 주룩 주록 내리는 여름, 연암 박지원은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붓을 꺼내들고 연일 무엇인가를 기록해 나갔다. 3개월 동안 중국 여행을 하는 동안 거의 대부분의 일상들을 게으름 없는 성실함으로 기록해 두었다. 요즘에야 메모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싶게 하겠지만 당시는 붓을 꺼내고 먹을 꺼내들고 한지에 옮겨 적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이 일을 끈덕지게 해 나갔다. 젊은 시절 과거를 보기도 했지만 부패한 조정에 실망하고 가족을 처가로 보내고 셋방 살이는 하면서 실학자의 길을 모색했다. 41살, 정조 1년에 홍국영이라는 당시의 실세의 비위를 건드리는 바람에 위협을 느기고 황해도 금천으로 들어갔다. 그곳 지명이 연함인 덕에 그는 호를 '연암'으로 붙였다.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이 때 지은 책이 '과농소초'이다. 2년 뒤 홍국영이 물러나자 가족들을 이끌고 한양으로 다시 올라간다. 그 해 연암은 임금의 총애를 받고 중국 베이징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바로 그 길을 따라가며 연암은 메모를 하며 후에 '열하일기'로 이름 붙여진 책의 기초를 닦게 된다. 귀국해서 연암 박지원은 메모한 것을 다시 정리하고 다듬었다. 급해서 메모하지 못한 것은 기억을 되살리거나 다른 수행원들에게 물어가며 차근차근 책으로 만들어 나갔다. 그래서 드뎌 열하일기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단순한 여행 기록이 아닌 중국의 상황 등을 재미난 필체와 풍물들을 소개한 덕인지 수많은 지식인들이 열하일기를 읽게 되었다. 나라를 부강하게 하려는 실학자적인 의지 덕분에 실용적인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연암 박지원 말고도 중국 여행기는 당시에만 해도 100권이 넘었다고 한다. 김창업의 '연행일기', 박지원의 제자인 이덕무는 '입연기'를 박제가는 '북학의'를 저술했다. 박지원은 치밀하게 여행을 준비했고, 책을 저술하기 위해 끈질기게 불편함을 감수하며 메모를 했다. 수백년이 넘도록 베스트셀러가 된 연하 일기는 준비된 메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주 당시삼백수 2
송재소 외 지음 / 전통문화연구회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시(唐詩) 300수는 청나라의 손수(孫洙)가 편찬한 선시집(選詩集)이다. 신운설(神韻說)과 성령설(性靈說) 격률설(格律說)을 융화시킨 관점으로 시를 뽑았다고 한다. 당대에 잘 알려진 77인의 시와 전해내려오는 무명씨의 민가(民歌)를 수록하여 삼백시로 만든 것이다.

아래는 왕유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중국 4대 미인 중의 한명인 서시(西施)에 대한 시이다.

제목: 서시영(西施詠)
시작: 왕유(王維;?699-761?)

艶色天下重(염색천하중), ;여자의 아름다움은 모든 사람 좋아하니
西施寧久微(서시녕구미). ;미인 서시 어찌 시골에 오래도록 묻혀있겠는가
朝爲越溪女(조위월계녀), ;아침에 월나라 개울가 처녀
暮作吳宮妃(모작오궁비). ;저녁에는 궁궐의 왕비가 되었구나
賤日豈殊衆(천일개수중), ;그녀 미천할 때, 뭇 여자들과 무엇이 달랐던가
貴來方悟稀(귀내방오희). ;귀해지니 드문 줄 알았네
邀人傅脂粉(요인부지분), ;화장도 남시켜 하고
不自著羅衣(부자저나의). ;비단 옷도 자신이 직접 입지 않았소
君寵益嬌態(군총익교태), ;임금이 총애하면 교태 더욱 늘어나고
君憐無是非(군련무시비). ;임금이 위해주어 잘잘못도 모른다네
當時浣紗伴(당시완사반), ;지난 날 빨래하던 동료들
莫得同車歸(막득동거귀). ;누구도 같이 선택되어 같이 가지 못 했네
持謝鄰家子(지사린가자), ;이웃 여자에게 사랑받는 법 알려주어도
效顰安可希(효빈안가희)! ;찡그려도 총애 받는 일 어찌 바랄 수 있으리  

 서시는 하루 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졸부나, 하루 아침에 스타가 연예인의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천한 신분의 서시가 임금의 총애를 받으면서 화장도, 옷도 남이 해주는 귀부인이 된다. 전에 함께 즐거워하며 웃던 빨래터 친구들도 모두 떠나고 외롭게 혼자서 지내게 된다. 왕유는 이러한 사람의 심성을 주도면밀하게 살펴가며 서시의 모습을 표현하고있다. 임금이 잘해주니 잘잘못을 모른다는 대목이 무척 마음에 걸린다. 사람이란 다른 사람들의 인기를 받으면 무뎌지고 교만해지기 마련인가 보다. 

침어 서시, 그의 미모에 물고기도 넉을 잃어 헤험치기는 잊어먹고 가라 앉았다하여 침어라는 별명이 생겼다. 

서시영 일본어 번역 

【詩の読み】
「西施詠」<王維>;「西施(せいし)を詠(うた)う」
<王維(おうい)>
艶色天下重;艶色(えんしょく)天下(てんか)重(おも)んず
西施甯久微;西施(せいし)甯(なん)ぞ久(ひさ)しく微(び)ならんや
朝爲越渓女;朝(あした)に越渓(えっけい)の女(じょ)爲(な)るも
暮作呉宮妃;暮(くれ)には呉宮(ごきゅう)の妃(ひ)と作(な)る
賤日豈殊衆;賤(いや)しかり日(ひ)豈(あ)に衆(しゅう)に
殊(こと)ならず
貴來方悟稀;貴來(きらい)方(まさ)に稀(まれ)なるを悟(さと)る
邀人傅脂粉;人(ひと)を邀(むか)へて脂粉(しふん)傅(つ)け
不自著羅衣;自(みづか)らは羅衣(らい)不著(つけ)ず
君寵益嬌態;君(くん)寵(ちょう)嬌態(きようたい)を益(ま)し
君憐無是非;君(くん)憐(あい)は是非(ぜひ)を無(な)くし
當時浣紗伴;當時(とうじ)紗(さ)を浣(あら)いし伴(つ)れも
莫得同車歸;車(くるま)を同(おな)じくして歸(かえる)を得(う)る
莫(な)し
持謝鄰家子;持(もっ)て鄰家(りんか)の子(こ)に謝(しゃ)す
效顰安可希;顰(ひそ)みに效(なら)うも安(いづ)くんぞ
希(ねが)う可(べ)けん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 옮긴 시경
김학주 지음 / 명문당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詩經 , 중국 역사 속의 아름다운 오아시스와 낭만적 이야기, 시로 읽는 중국 고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나라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 춘추오패의 우두머리, 제나라의 번영과 몰락 글항아리 인문에세이 1
장웨이 지음, 이유진 옮김 / 글항아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한 때 중국 재패한 제나라,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제나라 흥망을 조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자 을유세계사상고전
순자 지음, 김학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학주님의 깔끔하고 수준높은 번역은 믿을만 합니다. 구입목록 0순위, 강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