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차이/골드포인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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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포인트 - 숨어 있는 치명적 문제를 발견하는 힘
우치다 카즈나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비즈니스맵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이번 AG 에서도 양궁부문에서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골드 포인트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양궁이다. 여러해 전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여궁수가 타켓의 정 가운데를 맞추면서 카메라 렌즈를 깨뜨리기까지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 정도 되면 골드 포인트 정도가 아닌 그레이트 골드 포인트라고 이름 붙여야 할 것 같다.
책의 저자 우치다 카즈나리는 와세다 대학 비즈니스 스쿨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2006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컨설턴트 톱 25인’(미국 컨설팅매거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책의 부제는 ‘숨어 있는 치명적 문제를 발견하는 힘’으로 되어있고, ‘도대체 진짜 문제가 뭐야?!' 라고 묻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또는 어느 조직이나 단체에서 기업에서 문제가 없을 수 없다. 문제가 없다면 더욱 큰 문제가 될 여지가 다분하다. 이 경우엔 문제를 찾아내려는 의지가 없든가, 눈 뜬 장님으로 더듬거리며 지나가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이 책에선 그 문제를 찾아가는 과정과 해법을 지도해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문제해결 이전에 정말 중요한 일이 있는데, 그것은 문제풀기를 시작하기 전에 문제처럼 보이는 것들 중에서 진짜 문제를 찾아내는 일, 풀어야 할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라고 한다. 이 진짜 문제, 해결해야할 문제를 가리켜 ‘골드 포인트’라고 한다. 그리고 골드 포인트를 설정하는, 문제해결 최상류에 해당하는 과정이 바로 ‘골드 포인트 사고’이다.
어느 직장, 기업이고 간에 회의가 없는 조직이 별로 없다. 때로는 형식적인 미팅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그야말로 회의에 대한 회의가 생길 정도이다. 문제점을 찾아내는 시간이 곧 회의로 이어질 때 중요한 것은 최고 경영자가 진심으로 경영전반에 메스를 가하면서,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 전폭적인 지지를 할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 일 것이다. 그저 현 상태에서 직원들이 좀 더 분발해서 수익향상을 올리기만 바라는 경영자가 의외로 많다. 이런 기업에서는 문제점을 찾는 방법이나 의견 도출이 비생산적일 수밖에 없다. 당근은 없고 채찍만 있다.
‘진짜문제’. 진짜문제는 경영일선을 책임지고 있는 수뇌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 컨설턴트에게 의뢰를 하더라도 초점을 잘 맞추어야 한다.
저자는 IT기업 D사로부터 제휴전략에 관한 의뢰를 받은 실지 사례를 소개한다. 그들의 의뢰는 ‘글로벌 승자 기업 가운데 제휴를 맺을 만한 좋은 업체를 찾아 달라’는 것이었다. 저자는 컨설팅을 의뢰한 D사의 생각이 잘못 되었다고 판단한다. 즉, 직감적으로 ‘승자와 함께 해봐야 소용없다’이다. D사는 이미 제휴상대로 미국의 대형 IT 기업인 E사를 상정하고 있었다. 이미 승자가 된 E사와 제휴를 맺는다면 D사는 E사의 수많은 제휴업체 가운데 하나가 될 소지가 클 것이라고 저자는 판단한다. D사가 이미 승자가 된 E사와 제휴를 맺는다 할지라도 아쉬울 것 없는 E사의 입장에서 D사를 자회사 정도밖에 취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따라서 D사가 설정한 ‘글로벌 승자기업 가운데 제휴를 맺을만한 업체는 어디인가’라는 의뢰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이 경우에는 ‘어느 회사와 제휴를 맺어야 승자기업이 될 수 있을까, 또 상대를 승자 기업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골드 포인트가 적절하다고 단정 짓는다. 결국 D사는 당시 승자기업이라고 할 수 없었던 다른 미국기업인 F사와 제휴를 맺어 휴대단말기에 탑재되는 중요한 시스템개발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세계 표준이 되었고 D사와 F사 모두 크게 성장했다 한다. ‘골드 포인트’를 설명해주는 한 예이다.
‘그레이트 골드 포인트’가 소개된다. 그레이트 골드 포인트는 몇 가지 골드 포인트 중에서 목표점을 규정하는 최상위의 골드 포인트이다. 전략 사고의 출발점이다. 자신에게 일을 의뢰한 사람(사장이나 부사장,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 자신일 수도 있다)이 해결하고 싶어 하는 고차원적인 고민 또는 과제를 자신의 의문이나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 그 자체의 목적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해도 좋다고 한다.
골드 포인트를 제대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골드 포인트의 특징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먼저 대전제로서 현상이나 관찰 사실을 골드 포인트로 착각하지 말아야한다. 일반적으로 문제점이라고 불리는 것의 대부분은 현상이나 관찰사실이지, 골드 포인트가 아닌 경우가 많다고 한다. 현상이나 관찰사실에서 한 단계 깊이 파고 들어가, 이것만 해결하면 상황이 좋아지는 ‘포인트’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내 근무처 인근에 제법 큰 식당이 있다. 도로변에 인접해 있고, 족히 70~80명은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그러나 그 식당은 2년 사이에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내 기억 속 처음 식당 메뉴는 해물탕과 해물칼국수 집이었다. 내 근무처로 들른 나의 친구들과 딱 한 번 갔었는데, 모두가 내린 결론은 ‘이 맛도 저 맛도 아니다’. ‘두 번 안가도 될 집’이었다.
서비스는 둘째 치고 우선 맛이 없었다. 얼마 안가 간판을 내리고 순대국집이 들어섰다. 24시간 운영한다는 안내 간판이 몇 달 안가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밤새 문 열어 놓아봐야 소용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그 집도 1년을 못 채우고 문을 닫았다. 이번엔 ‘숯불고기집’이 들어섰다. 아직 안 가봐서 맛은 모르겠다. 손님은 제법 드나드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집 역시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앞서 실패한 두 식당의 주인은 손실이 제법 컸을 것 같다. 메뉴 선정이 더욱 신중해야 했다. 그리고 문을 열었으면 음식이 맛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나의 관점이다.
저자 역시 경영부진으로 힘들어하는 레스토랑의 예를 들면서 현상과 골드 포인트를 설명해주고 있다.
[현상] 맛이 없다. 손님이 들지 않는다. 교통이 불편하다. 주차장이 없다. 실내장식이 세련되지 못하다. 건물외관이 허술하다. 가격이 비싸다. 종업원이 불친절하다. 가게 주인의 태도가 나쁘다.
[골드 포인트] 가격에 비해 맛이 없어서 다시 찾는 손님이 없다.
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주차장이 없다.
맛은 좋은데 건물외관이 허름해서 처음 온 사람들이 선뜻 들어서기 어려운 모양이다. 등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 중 내가 적극적으로 응용해보고 싶은 부분은 ‘머릿속 서랍’이다. 나는 서랍보다는 폴더로 바꾸고 싶다. 저자가 언급하는 ‘머릿속 서랍’이란 상대방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거나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대화에서 사용할 화제’를 담아두는 머릿속의 가상 데이터베이스를 말한다고 한다. 저자는 저자의 머릿속에 20개의 서랍을 가지고 있고, 20개의 서랍 안에는 또 각각 20개의 자료가 들어있다는데, 각각의 자료에는 떠올리기 쉽도록 독특한 색인까지 붙여 놨다고 한다. 대단하다.
또 한 가지 밑줄 쫙~ 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골드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는 논리적 사고 (Logical Thinking)에 머물지 말고 우뇌적인 발상을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고 있다. ‘우뇌적인 발상’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보충 설명이 미흡하다. 인간의 언어중추가 좌뇌에 있기 때문에 좌뇌는 언어적, 논리적, 분석적, 대수적인 사고 및 인식이나 행동의 주역이 되고, 우뇌는 직관적, 종합적, 기하적, 회화적인 사고 및 인식, 행동의 주역이 된다. 저자가 우뇌적인 발상을 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었으리라 이해된다.
이 책을 통해 얻은 수확은 나의 일상에서, 직장에서 결정적인 문제를 찾아내는 사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을 이렇게 마무리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이 진짜 문제를 판별하여 문제 해결을 재빨리 진행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또 풀어도 아무런 성과가 없는 문제나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문제에서 해방되기를 기원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