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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결탁 - 퓰리처상 수상작
존 케네디 툴 지음, 김선형 옮김 / 도마뱀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작품에 대해서는 헌사가 요란한 경우가 많다. 작품 자체보다 작가의 이력, 유수의 매체가 격찬한 말들이 화려하게 전시된다. 특히 작가가 요절이라도 했을 경우, 써먹을 소스는 많아진다. 항상 산 자보다 죽은 자가 인기있는 법이니까.
`바보들의 결탁`이 바로 그런 소설이다. 작가는 32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10년 뒤에 출간된 이 소설은 퓰리처상을 받았다. 감정이입이 안 되는 기괴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지독한(말 그대로) 소동을 담은 550페이지짜리 소설이다.
(그러나 퓰리처상 수상작과는 항상 궁합이 맞지 않는다. 재미있고 `의미`있지만 어쩐지 질려버린다는 느낌.)
˝바보들의 결탁˝을 어느 소설로도 분류하기 어렵고, 어떤 소설에도 나온 적 없는 기괴한 주인공을 등장시켰다는 말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학적인 수사를 늘어놓지만 엄살쟁이에 지독한 편견과 우월감에 가득찬 주인공의 개성은 독보적이다.
고학력자 백인 빈민 주인공은 자본주의의 타락을 증오하지만 결국 일을 하게 된다. 그는 가는 곳마다 시비를 걸고 온갖 군상들과 소동을 벌인다. 그러나 유머와 풍자가 지나치게 촘촘한 느낌이다. 책을 안읽고 쓴 리뷰들이 많은 게 그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