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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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부끄러워하고 눈물 흘리며 아무 말도 못하게 입을 막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는 책 표지를 보고 도대체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런 표지를 택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게다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나만 부끄러운 거냐고 묻는 건지, 책 속에 열거된 상황들이라면 당신도 부끄럽다고 느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의 이 질문이 책을 펼쳐들게 했다.

 

 

 

저자 소개를 보니 저자는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몇몇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하며 모두가 살기 좋은 곳으로 사회를 바꾸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아쉽게도 나는 이제서야 이 책을 통해서 저자를 알게 되었는데, 그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보면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고 많은 것들을  깨닫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저자의 다른 저서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PART 1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만
PART 2 그게 다 강박인 줄도 모르고
PART 3 불균형 사회, 나와 너를 성장시키는 법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서 생활을 하고 있고, 따라야 할 법과 규칙이 있다. 그리고 때론 법이 아니더라도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예의와 배려가 있다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들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과 그것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과 사회풍토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내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음에도, 그동안 크게 문제시 삼지 않았던 혹은 그냥 원래 그런 것이라고 치부해버리거나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라며 밀어두었던 것들이기도 했고, 때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도 있었다. 내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글도 보이고, 내가 그랬던 적이 혹시 있지는 않았는지를 뒤돌아보기도 했다.


"(상략) 기어코 열린 공청회장에서 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제발 허락해 달라'고 애원해도 세상을 비장애인 기준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콧방귀다. '연민'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라는데 틀린 말이다. 사람들은 상대를 가려서 연민한다."

사실 책의 내용은 쉬웠지만 또 쉽지 않았다. 저자의 말처럼 모두가 잘 사는 사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님비현상은 있어서는 안될 집단이기주의로 보는 것이 맞고, 그런 행동을 하며 자신의 사적 재산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에 의해 타인의 권리가 짓밟히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책에서는 장애인 학교 설립과 관련된 문제를 예로 다루었지만 만약 내 집 앞에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는 원자력, 고압전류 등의 위험한 시설이 들어온다고 한다면 나 역시 피켓을 들고 서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모두를 위해 필요하지만 모두가 다 꺼리는 시설, 하지만 누군가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피해를 보면서 희생하고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사익추구를 위한 것이 아님에도 공익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개인의 권리와 삶이 짓밟혀도 된다는 것 또한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다른 문제점이 아닐까 싶었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 나와 내 가족의 삶과 건강을 위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을 뿐인데 마치 이것을 집단이기주의라 칭하고 님비현상이 문제라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럼 "너희 집 앞에 이 시설을 세워라"라고 하면 "얼씨구나 좋다!"라며 말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것을 그저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타인의 권리를 빼앗는 집단이기주의로만 볼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좀 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객관적 공포는 예외적인 경우에 덮인다. 유리천장에 신음하는 평균적인 여자를 말할 때 ㅡ 직장 내 성폭력의 피해자가 늘 여성인 이유는 여성들의 노동의 지위가 항상 '을'이기 때문이다 ㅡ 그걸 뚫은 누군가를 굳이 언급하면서 한국 사회에 남녀 불평등이 어디에 있냐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흑인이 미국의 대통령도 하는데 인종차별이 웬 말이냐는 논리와 흡사한데, 여성차별 문제는 객관적으로 존재하지만 주관적으로 부정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얼마 전에 읽은 폴비티의 『배반』이 생각나는 구절이었다. 흑인이 대통령을 하는 시대가 왔다며 이제 흑인차별은 없다는 듯 말했던 그때처럼, 우리나라도 이제 여성이 대통령을 하는 시대가 왔다며 여성차별은 없다고 말하지만 실상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피부색이 어떻든 성별이 어떻든 그것과는 관계없이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만연해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차별인지 모르고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피해를 주는 태도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부끄러움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도 괜찮지 않다는 것이다.

성차별과 관련하여 추가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교과서에서는 성차별을 둔 삽화를 제거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만나게 되는 환경 속에 성차별은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지금 현재 우리 아이가 보는 동화책에도 아빠는 신문을 보고 엄마는 요리를 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아빠가 요리를 하고 엄마는 책을 읽으면 안 되는 이유가 뭘까? 아이가 보는 육아 프로그램의 한 에피소드는 가족 모두가 새로 생긴 백화점에 놀러 갔는데 아빠는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취미활동을 위한 매장으로 가면서 이따가 만나자고 이야기하고 엄마는 알았다고 다녀오시라며 아이들을 챙긴다. 알게 모르게 육아는 엄마의 전유물이고 아빠는 보다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개인을 위한 여가활동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로봇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는 특이하고, 인형 놀이를 하는 남자아이는 비판을 받는다. 어릴 때부터 성차별에 대해 몸소 체득하며 익히니 이것이 성차별인지조차 모르는 것이 당연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니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더 이상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노키즈 존에 대한 이야기와 봉사활동에 대한 성차별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깨달음이자 일침 같았다. 봉사활동을 하며 받았던 성차별에 대해 호소하는 남성들이 사실상 취업 시에는 성차별을 당했기 때문에 역차별을 할 수 있게 되는 아이러니한 구조는 허탈감마저 들게 했다. 청년취업률이 바닥을 기고 있는 이 시대에 여성이든 남성이든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노력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성에 의해 나눠지고 평가절하시켜 여성의 사회진출을 막는다면 그것이 진정한 성차별이 아니고 뭐겠는가. 결국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결혼, 임신 등으로 휴직을 하지 않고 가정에 얽매이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사람, 즉 남성)을 뽑는 기준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었다니.. 봉사활동 하나에도 그 이면에는 이런 깊은 속 사정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지만 노키즈 존에 대해 책에서처럼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노키즈 존이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을 때 카페에서 책을 읽고 싶을 때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한적한 카페를 찾듯이 아이들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 정도로 가볍게 여겼는데, 노키즈 존이 생기게 된 배경과 인식, 그리고 그것이 끼칠 영향과 미래에 대한 이야길 듣자니 가볍게 생각할 게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사회적 강자(어른)가 만들어 놓은 사회적 약자(아이)에 대한 차별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당당하게 팻말을 내건 "노키즈 존"은 결국 이곳은 "아이들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차별하는 곳입니다"라는 선언이고, 결국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이유 없이 문전박대를 당하며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표방하지만 모두가 평등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아가 자신만 생각하는 특정 소수에 의해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차별을 받는 사회를 당연시 여기고 살아가고 그들 또한 차별을 일삼게 될 거란 생각에 폭력이 폭력을 부르고 차별이 차별을 부르는 악순환이 생겨나는 사회구조를 하나둘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한민국은 꼰대 천국이다. 꼰대는 어디서나 일관되게 산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린 사람을 하대하고, 남자라는 이유로 여성을 우습게 여기며,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아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전통적 꼰대들은 누구나 생애 과정에서 마주친다. 내가 만난 꼰대를 당신도 만날 수밖에 없다. 돈 좀 많이 번다고 저임금 노동자에게 훈계하고, 손님이랍시고 일하는 사람에게 막말을 하고, 어른이랍시고 '나도 다 참고 살았다'라는 말을 조언이라며 건네는 꼰대를 만나지 않고 한국에서 살기란 어렵다.

"(상략) 나이가 젊다고 다 꼰대가 아닐 이유도 없다. 자유라는 명목으로 주변의 타당한 비판에 귀를 닫거나 개성이라는 달짝지근한 단어를 남발하며 자신의 기준 '외'의 것을 다 구린 것으로 바라본다면 ㅡ 특히나 '옷'처럼 도무지 사람의 격을 판단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기준으로 ㅡ 그 사람이 꼰대다."


일반적으로 꼰대라 하면 나이 든 사람이 자신의 경험담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젊은 사람에게 반강제적으로 주입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참으로 꼰대의 영역도 넓고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을의 입장에서 당했던 수모들을 단지 갑이었던 그들이 꼰대였기 때문이라고만 치부해버릴 수 없을 것이다. 책의 도입부에 나왔던 A의 악에 받친 몸부림을 보며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을 만드는 이 사회가 참으로 씁쓸했다. 누군가에게 의해 자존심과 자존감이 짓밟히는 순간, 나 역시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내가 성공해서 날 깔봤던 그들을 뭉게버려야겠다는 생각을 왜 해보지 않겠는가. 을이 갑이 되는 순간을 성공이라 여기며 앞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그들이 결국 갑의 위치에 올라 또 다른 갑의 횡포를 일삼고 "나도 다 그러면서 살았고 그러면서 컸다"라며 또 다른 억울한 을을 양산해내는 악순환의 구조를 만들어낸다. 결국 을은 갑이되고 또 다른 을이 만들어지면서 평등은 꿈꿔볼 수 없는 수직적인 사회관계만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괴감에 괴로워하며 우울증을 앓다가 결국 힘든 결정을 내린 자들을 보며 남겨진 우리는 그들의 삶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한 단면을 찾고 바꾸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그들을 비난하길 일삼는다. "그러니 그것밖에 못되지"라며. 나는 그런 위험한 생각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을까. 없었길 바란다.


"이 놀이터는 차별의 시작이 '분리'로부터 시작됨을 간과한다. 차별의 해소는 차별이 발생하는 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장애를 가진 아이가 집 앞 놀이터에서 여러 차별을 느낀다면 '누구나 갈 수 있는' 그 놀이터가 변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저기 어딘가' 놀 만한 곳을 만든다고 사회는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적인 놀이터에서 발생한 차별은 면죄부를 받는다.
무장애 놀이터가 있다는 사실은 보통의 놀이터는 '비장애인 전용', 즉 '노(No) 장애인 존'이 되어도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 (하략)"


무장애 놀이터가 있다는 사실도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장애인들을 위한 놀이터가 결국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구별하는 차별에 기반을 둔 발상이라는 것을 아마 이 놀이터를 만든 사람들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놀이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가볍게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런 생각이 결국은 "이곳은 장애인들만 이용하는 놀이터입니다"라는 건 차별을 만들어냈고 저자가 말했듯이 "다른 놀이터는 장애인들이 이용하면 안 되는 놀이터"가 돼버린 셈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만들어진 무장애 놀이터를 보며 "과연 장애인을 위한 복지정책에 장애인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이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비장애인은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을 알 수 없다. 그저 비장애인의 시선에서 보는 생각이고 정책일 뿐이다. 장애인을 위한 정책을 비장애인이 만드는 순간 차별은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래들리 타임피스라는 시계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누구든 사용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처음 이 시계를 만들었을 때는 지금과 모양이 달랐다고 한다. 결국 비장애인의 생각이 장애인의 충고를 거쳐 누구든 사용할 수 있는 시계로 탄생하게 된 비화가 숨어있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사회는 강자가 약자를 위해 배려하는 차원 정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강자든 약자든 다수든 소수든 누구나 다 목소리를 내고 그것을 최대한 조율하며 수용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학교폭력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묵인하지 못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행동해야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지를 가르치는 교육.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너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살펴보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잘못된 것임에도 우리는 그 잘못을 모르고 피해자를 두 번, 세 번 죽이고 아무렇지 않아 한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친구인 듯 친구 아닌, 적인 듯 적이 아닌 교우관계를 유지하고 짓밟히지 않으려면 짓밟고 올라서야 한다. 인성교육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렇게 인간다움이 사라진 아이들이 자라서 자기 중심의 편파적인 생각을 하고 타인의 고통은 무시하며 감정이 메말라버린 차가운 회색도시를 만드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잘못된 교사의 방침에 대한 이야길 꺼낸 학부모가 오히려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질타를 들었다는 이야기에 앞으로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그리고 학부모로서 교사와 학교의 방침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할지 정말 영리하게(이해득실을 잘 따져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은 부모는 언제나 을의 입장이다. 내 언행 때문에 혹시라도 내 아이가 교사로부터 학교로부터 다른 학부모로부터 다른 학생들로부터 차별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지 언제나 노심초사다. 그런데 교사의 잘못을 지적한 학부모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심기를 건드렸다며 다른 학부모들이 그 학부모를 비난했다고 하니, 어른들의 이런 잘못된 행동과 변하지 않는 잘못된 제도 때문에 피해를 보는 건 아이들이라는 걸 왜 모르는 걸까. 그리고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또 다른 악순환을 이어간다는 사실을 왜 모른는 걸까.

 

 

자신의 권리를 위해 타인의 권리는 무시하는 사람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 약자에게 폭력과 차별을 일삼는 사회와 그게 문제인지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들, 편견을 편견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을 주장하는 사람들 등 책을 읽으면서 공감을 하는 부분도 있었고,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도 알게 되었으며, 혹시 나 역시 그런 꼰대 같은 사람이고 가해자가 된 적은 없었는지,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오진 않았는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안면조차 모르는 누군가를 위한 착한 소비를 하며 선행이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지고, 잘못된 제도를 바꾸기 위해 시민들이 힘을 모아 소리를 내기도 하는 우리 사회를 보면서, 아직은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모습이 사회 전반에 걸쳐 더 많이 보이지만 우리 사회가 좀 더 밝고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고 사회적 약자도, 소수의 집단도 모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고뇌하고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가 살기 좋아지는 것이고 우리 아이들이 살기 좋아지는 세상을 만드는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일 테니까.

타인의 얼굴을 붉히는 일을 만들었거나, 타인의 눈에 눈물나게 한 적이 있는 사람, 반대로 타인으로 하여금 얼굴을 붉힌 적이 있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눈물을 흘린 적이 있는 사람, 내가 한 말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난 꼰대도 아니고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니며 다른 사람을 차별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깊이 반성해보길 권한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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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 및 굿즈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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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처음 가는 미용실 두근두근 처음 가는
안나카린 가르하믄 지음, 손화수 옮김 / 현암주니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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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처음 가는 미용실
안나카린 가르하믄 지음 손화수 옮김


아이가 미용실에 처음 갔던 기억이 별로 좋지 않아서인지 그 이후로도 미용실엔 안 가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쭈-욱 집에서 계속 머리를 다듬어주고 있는데 이제 시간도 많이 지났고 집에서 머리를 다듬을 때도 좀 더 의젓한 모습을 보여줘서 다시 도전해보려고요. 하지만 사실 아직 좀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미용실에 데려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미용실에 대한 호감을 가지면 거부감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서 관련 책을 읽어보기로 했어요. 주인공 퍽의 심리묘사가 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했고요.  

 

 

 

첫 장을 넘기면 이렇게 답답한 모습이 나와요.
"아우 답답해. 이게 뭐야~~. 토끼가 어디 있는지안 보이네. 토끼 좀 찾아줘."
첫 장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 찾기를 시켰더니 좋아하며 책에 관심을 보입니다.

책 내용은 주인공 퍽이 미용실에 가서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내용이에요. 퍽도 처음 가는 미용실이 궁금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해서 이런저런 상상도 해보고 위험하진 않을지 걱정도 하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변신에 성공하는 내용인데 그림도 내용도 정말 마음에 들더라고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미용실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퍽의 모습이 참 귀엽지요?
미용실이 어떤 곳인지, 미용실에서 하는 일을 설명하거나 어떤 과정을 통해 머리 스타일을 바꾸는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주고 있어 참 좋았어요.
무엇보다 미용실은 그저 머리 모양을 바꾸는 곳이라고 단순하고 단조롭게 생각했는데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헤어스타일과 헤어 컬러를 보며 각양각색의 다채로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자의 표현력과 상상력에 놀라기도 했어요.  

 

 

 

게다가 '다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과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궁금증을 잘 표현해줘서 책을 읽는 아이들도 나만 그런 감정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고, 또한 주인공 퍽이 어떻게 문제를 헤쳐나가는지를 보면서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일 마지막에는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도구들과 함께 "미용 증명서"가 발급되어 있는데, 미용 증명서는 미용실에 다녀온 후에 아이에게 발급해주면 좋아할 것 같아요.
책에 나온 다양한 미용도구들을 보고 집에서 물건 찾기를 해보거나, 인형 머리를 다듬어 주는 걸 시켜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어요. 아쉽게도 집에 털이 길거나 머리카락이 있는 인형이 없어서 이건 조만간 준비해서 독후 활동으로 해줘야겠어요. :-)

 

 

 

책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참 매력적이에요. 미용실에 대한 설명과 머리를 다듬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아이 눈높이에 맞춰 나와서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고, 낯설지만 궁금한 환경에 대한 심리묘사 역시 잘 나와있어 책을 읽는 아이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의 시각적 효과가 상당히 컸는데, 아이들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해줄 수 있는 알록달록한 색감과 다양한 헤어스타일이 한가득 채워져 있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이제 『두근두근 처음 가는 미용실』을 만났으니 주인공 퍽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아이도 미용실은 무섭지 않고 재미있는 곳, 예뻐지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책 열심히 읽고 조만간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었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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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항 - 2000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52
데이비드 위즈너 지음 / 시공주니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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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항
데이비드 위즈너 지음

집에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엘리베이터라는 책이 있는데 글씨가 거의 없는 책인데도 아이가 재밌게 잘 읽더라고요. 볼 때마다 새로운 부분들이 보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에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구름공항을 함께 읽어봤어요. 이 책은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그림도 좀 더 정교해서 혹시라도 아이가 어려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일뿐이었어요. 아이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오늘은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 견학 가는 날!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타고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으로 향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창가에 앉은 빨간 모자를 쓴 아이가 주인공이에요. 주인공은 그림 그리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고 또 소질도 있어 보이네요. 게다가 바다생물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고요. 어릴 적 창문에 하~~ 입김을 불어서 그림을 그리던 게 생각나는 장면이었어요

 

 

 

 

구름이 자욱한 전망대에서 꼬마 구름을 만난 주인공은 이내 곧 구름과 친구가 되고 구름이 만들어준 모자와 목도리를 하기도 하고, 구름 의자에 앉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가 그림이 섬세하다는 건데 특히나 주인공과 구름의 표정이 살아있고,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표현했다는 것이에요.

 

 

 

 

신나게 놀던 둘은 이제 함께 구름공항으로 날아갑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천공의 성 라퓨타"가 떠올랐던 장면이기도 해요. 그런데 중요한 건 "구름공항"이라는 아이디어 그 자체예요. 말 그대로 구름이 이용하는 공항인데 여러 개의 관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구름이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에 맞춰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거든요. 평소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것도 '작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정말 아무나 창작활동을 하는 게 아닌가 봐요.

 

 

 

 

"소년이 제시한 구름 디자인 때문에 난생처음 보는 구름 형상들이 천상과 지상을 가득 메우게 되는 그 순간, 평범한 일상은 특별한 시간으로 채워진다." - "작품에 대하여" 중에서

지금껏 우리가 봐왔던 구름이 아닌 주인공이 만들어낸 다양한 모양의 구름이 하늘을 떠다닙니다. 이런 모양의 구름을 실제로 본다면 "우와~~"하는 감탄사만 연발할 것 같아요. 게다가 하늘을 바다 삼아 떠다니는 바다생물 모양의 구름들을 보며 여기가 하늘인지 바다인지 헷갈릴 것 같고요. 작가도 이런 점을 놓치지 않고 책에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혹시라도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막막하신 분들은 맨 마지막에 나와있는 안내를 먼저 참조해주세요. 저도 처음에 책을 받고 '이걸 어떻게 아이에게 들려줄까' 고민했었거든요. 그런데 잠시 후 짝꿍이 아이에게 책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어주는 거예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재미있다고 느낄 정도였고 아이도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미동도 하지 않고 계속 책을 보며 이야기를 듣더라고요. 속으로 '대박'을 연거푸 외치며 이제 웬일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짝꿍이 안내를 참조하고 살을 덧붙여서 이야길 만든 것이더라고요. 솔직히 평소에 짝꿍이 읽어주는 그림책은 재미가 없었거든요. 아마도 쓰여있는 글을 읽어주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그동안 아이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해 했는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아이도 저희 부부도 모두 글씨 없는 그림책에 푹 빠져들었죠

 

 

 

 

이 책의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는 다양한 작품으로 3번의 칼데콧 상과 3번의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어요. 이번에 처음 만난 그의 작품 『구름공항』을 읽고 나니 다른 작품들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집니다. 조만간 아이와 읽어봐야겠어요.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 구름공항
저는 아이와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려고 다양한 구름 모양을 찾는 놀이를 종종 하는데 저희가 좋아하는 구름이 주제로 된 책을 만나서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아이도 책을 보며 평소 보지 못했던 구름 모양이 신기한지 책에 관심을 보이고 재미있게 읽더라고요. 책을 읽은 후 방울솜과 플레이도우를 가지고 구름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물감으로 구름을 그려보는 등 책의 주제였던 "구름"에 초점을 맞춰서 촉감놀이를 독후 활동으로 진행해봤어요. 이 외에도 종이에 물감으로 구름을 그려서 창에 붙여본다든가,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서 그림을 그려보는 등의 활동도 재미있을 것 같아 추가로 진행해보려고 해요. 책에 다양한 바다생물이 나온 만큼 바다생물과 관련된 책을 읽는다거나 구름이 주제로 나온 또 다른 책을 읽는 연계활동을 통해 독서활동을 확장시켜나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글씨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이렇게나 큰지 이번에 실감하게 되었어요. 글씨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제약이 될 수도 있더라고요.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고 편할지 몰라도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고 또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제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맨 뒤에 안내되어 있는 책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 먼저 그림만 보고 아이와 함께 내용을 유추해보는 활동을 하는 것도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아요. 그런 다음에 책 내용을 확인해보고 살을 덧붙여서 더욱 풍부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좋겠고요. 앞으로는 글씨가 없는 책을 많이 접해보도록 해야겠어요. :-)

아이도 만족스럽게 읽고 있지만, 어른인 제가 봐도 흥미로운 주제의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책이랍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림이 섬세하고 표정이 살아있고,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해줄 요소들이 책의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는 점도 좋았고, 이야기의 큰 틀은 안내되어 있지만 글이 없어서 이야기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웰메이드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참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난 것 같아요

 

 

 

 

시공주니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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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시 - 힘 빼고, 가볍게 해내는 끝내기의 기술
존 에이커프 지음, 임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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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시』
존 에이커프 지음 | 임가영 옮김

새해가 밝았다. 꼭 새해가 아니더라도 우린 수많은 다짐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새해가 되면 더 많은 약속을 나 자신과 한다. 그리고 며칠 가지 못해 곧 포기해버리고 만다. 시작과 포기, 또 다른 다짐과 좌절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시작한 일을 끝까지 끝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이런 악순환을 끊어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동기부여 전문가인 저자는 어쩌면 시작하라고 외치는 것이 더 쉬웠을 수도 있다. 실제 그의 저서 중에는 "시작하라(Start)"는 제목의 책도 있다. 하지만 책에서 밝힌 대로 그 역시 만성 시작 환자였으며, 끝까지 해내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시작이 아니라 끝을 외치며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나 역시 만성 시작 환자이고 끝내지 못한 많은 일들이 있기에 차근차근 끝내고자 이 책을 펼쳤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완벽한 계획이 산산이 부서진 그날의 비밀
2장 왜 시작부터 거대한 목표를 세울까?
3장 우리의 시간을 망치는 대단한 착각
4장 끝까지 달리기 위해 필요한 기술
5장 은근슬쩍 계획을 뒤엎는 방해꾼
6장 인생 곳곳에 숨
어든 '비밀 원칙들'
7장 더 나은 성과를 위한 '데이터 활용법'
8장 결승선 코앞에서 닥친 마지막 위기


"시작은 중요하다.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처음 내딛은 몇 걸음은 확실히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시작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작보다 더 중요한 것, 시작하는 것쯤은 유치하고 쉽다는 생각이 들며, 심지어 중요하지 않은 일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게 뭐냐고? 바로 '끝까지 해내는 것'이다."

서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예로 든 것이 새해 계획이었는데 책에 딱 이 내용이 나온다. 새해 계획의 92퍼센트는 실패로 돌아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100명 중 단 8명만이 계획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고작 8명만이 성공을 한다고 하니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올해 나의 새해 계획은 단 한 가지이다. 많은 계획을 세워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 같았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 만이라도 잘 지키자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진 문제없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만약 내가 이전처럼 수많은 계획들을 세웠다면 어땠을까? 벌써 지쳐 떨어졌을 수도 있고, 아니면 계획들 중 몇 개는 이미 포기해버리고 리스트에서 지워버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중도 포기자가 되는 것일까?



"불완전함은 잽싸게 찾아온다. 그리고 그 불완전함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대개 그만두고 만다. 그래서 더 이상 완벽하지 않은 날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그날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모든 목표의 달성 여부를 좌우한다. (하략)"

저자는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완벽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는데 꾸준히 잘 해오다가 어느 날 친구를 만나 조금 더 먹었다거나 일이 있어 운동을 건너뛰게 되면 자신의 계획에 오점이 남게 되고 그것을 견디지 못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이내 포기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틀렸다. 그날 하루만으로 모든 계획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그날 이후 손을 놓아버리기 때문에 모든 계획이 무너진 것이다. 하루 틀어진 계획은 그 다음날 바로잡으면 된다. 그러니 더 이상 완벽하지 않다고 포기해버려서는 안된다. 일단 끝까지 완주를 하자는 것이다. 계획이 하루 무너졌다고 이내 포기해버린 기억이 있다면 이 말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

"'더 이상 완벽하지 않은 날'은 시작만 하는 사람과 끝까지 완주하는 사람을 결정짓는 날이기도 하다."

저자의 말처럼 하루 빼먹은 운동이 계획에 오점이 되어 포기해버리기도 하지만 나태함도 조심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하루 계획을 지키지 않으면 '하루 정도 빼먹으면 어때'하면서 나태해지기 시작하는데, 곧 하루가 이틀이 되고 사흘이 되면서 계획은 저 멀리 물 건너 간 꼴이 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흐트러지지 않도록 다시 마음을 재정비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쓰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다그치고 끊임없이 코너에 몰아넣는 방식으로 일을 하다보면, 언젠부턴가 당신이 따라잡기 바빴던 일들이 반대로 당신을 따라잡고 만다. (중략) 그렇게 무언가에 실패하는 순간, 우리는 수치심을 느낀다."

완벽주의의 다양한 방해공작들을 파악하면서 내가 일하는 습관도 돌아볼 수 있었다. 나는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편이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칠 때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완벽하다고 느낄 때까지 다른 일로 넘어가지 못하고 그 일을 계속해서 붙잡고 있는데 그렇게 마감시간이 다가와 결국 시간에 쫓긴 채 마무리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때론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다음엔 잘 해보자고 마음을 먹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 중 하나이다. 적당히 하고 넘어가면 좋은데 그게 잘 안되니 오히려 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았다. 만족도는 높을지 몰라도 성과와 신뢰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일을 마무리해도 찝찝함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결국 완벽주의의 방해공작으로 끝내지 못한 일들이 점점 쌓이면서 일이 나를 따라잡고 나는 뭔가를 끝내지 못했다는 불쾌한 기분을 끊임없이 느껴야 했던 것이다. 차근차근 하나씩 밀려있던 일들을 소화해내고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기한 내 여유 있게 마무리하면서 속시원함을 마음껏 느껴보고 싶다. 저자는 목표를 달성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목표를 반으로 줄이고, 뒤로 미뤄도 되는 일을 정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목표에 재미를 더해서 끝까지 해내길 권한 것이다. 각 챕터의 끝은 내용을 정리한 "Action Plan"이 있으니 책의 내용을 정독할 수 없다면 이 부분만이라도 읽어보길 권한다. 

 

 

 

 

새로운 관점의 책이었다. 이전에 읽었던 자기 계발서들은 지금 현재의 상황에서 더 힘을 내 앞으로 달려가라고 목표에 도달하라고 하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계획을 들여다보고 설정한 목표가 너무 많거나 힘들면 줄이거나 기간을 늘려서라도 계획을 끝마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일단 완주하고 나면 성취감을 얻을 테고 거기서 오는 만족감이 또 다른 계획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공감이 가는 저자의 말도 많았고, 그동안 의아해했던 것들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내가 계획성이 떨어지거나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수학의 정석』에서 유독 행렬 부분이 시커멓게 변색되어 있는 이유도, 열심히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데 문득 "시험 끝나고 하고 싶은 것들"이 생각나면서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던 이유도, 얼마 남지 않은 마감시간에 쫓겨 미친 듯이 일을 하던 중 갑자기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눈에 띄면서 집중이 흐트러지고 일의 중요도가 순식간에 뒤바뀌어 버리게 된 이유도 모두 책의 내용을 통해 찾을 수 있었다. 

새해가 시작되고 결심한 계획들, 도전들이 아직까지 별 탈 없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작심삼일이 이미 여러 차례 지나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는데 별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벌써부터 삐걱거리고 흔들거리기 시작했거나 이미 포기해버리고 새로운 계획을 짜고 있는 만성 시작 환자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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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월급쟁이 부자들 - 투자의 고수들이 말해 주지 않는 큰 부의 법칙
성선화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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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월급쟁이 부자들』
성선화 지음


며칠 전에 읽었던 비슷한 제목의 『부동산과 맞벌이하는 월급쟁이 부자들』이 있었다. "월급쟁이 부자들"이라는 같은 문구를 가진 이 책에서는 또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을지 궁금했다. 여전히 부동산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일까. 100억을 월급으로 받을 정도라니 어떻게 부를 축적한 것일까. 투자 귀재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 책의 목적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신시장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다. 보고 믿고 노력하는 사람에겐 이 시장은 희망의 빛이 될 것이다. (하략)"

이 책은 부동산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일반인들의 투자 이야기도 아니다. 저자는 재테크의 흐름이 대체투자로 집중될 것이라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누가 어떤 과정으로 투자를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또한 대체투자 업계에서 일하는 상위 0.1%의 최고급 인재들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한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뉜다.

1부 100억 월급쟁이 부자의 DNA
2부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은 누구?
3부 일상생활 속 대체투자

만약 나처럼 경제와 투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책의 본문을 읽기 전, 이 책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무엇보다 "용어 및 개념정리"를 읽어보길 권한다. 특히나 "용어 및 개념정리"를 읽고 본문을 읽는다면 많은 부분에서 좀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부 100억 월급쟁이 부자의 DNA"에서는
대체투자에 적합한 인재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가 있었
다. 월급으로 100억을 받는다는 조건이 붙으면 '태생부터가 다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테고, 그들이 누구인지 너무나도 궁금해질 것이다. 금수저가 아무래도 유리하겠다는 저자의 생각과 달리 대체투자에 알맞은 인재는 금수저 흙수저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였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생각하고 공감하며,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인내하며,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하며, 숨은 옥석을 가려낼 줄 아는 힘과 생각의 전환을 통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라면 어디에서든 누구에게든 환영받지 않을까. 이런 능력을 가진 인재가 언제나 자신감 넘치고 활기차며 능력까지 겸비했다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매력적인 사람임에 틀림없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해외 유학파가 아니더라도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토종 한국인들도 이런 인재가 될 수 있고 상위 0.1%의 최고급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부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은 누구?"와 "3부 일상생활 속 대체투자"는 업계에서 최고라 불리는 인재들과 그들의 대체투자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2부에서는 총 10명의 인재들이 소개되는데 대체투자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건,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 배경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성장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읽는 내내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은 바로 그들이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아직도 목말라있다는 것이다. 모두들 자신이 꿈꾸는 더 높은 곳을 향해 오늘도 쉼 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경영 철학과 그들이 생각하는 대체투자의 매력도 함께 엿볼 수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직원이 아닌,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직원을 원합니다. 지금 내 기분이 어떻고, 지금 내가 뭘 하는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직원들을 더 선호합니다."

"돈을 추구하는 삶은 불행합니다. 돈이 따라오게 해야 합니다. 우리가 시장을 바꾼 만큼 돈은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본문 중 국민연금의 투자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궁금한 점이 생겼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재 국민연금을 내고 있는 젊은이들은 나중에 연금을 받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었고, 실제 납부자는 줄어들고 수령자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뉴스에서 들려오는 국민연금의 투자 실패에 대한 소식을 들으며 한숨이 푹푹 나오기도 했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600조 원에 달하는 거대 자금을 운용하지만 결국 그 돈은 우리 국민들의 쌈짓돈이다. 따라서 이를 운용하는 자금운용본부는 이 쌈짓돈을 마치 자기 돈처럼 굴려야 할 도덕적 의무를 가지게 된다."

국민연금 역시 자금을 운용하고 수익을 창출하는데, 투자가 실패할 경우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해결이 되는지와 수익률 배분 구조가 어떻게 되고 국민들이 받는 연금 수령액에 수익률이 어느 정도 적용되는지가 궁금했다. 수익률이나 수령액에 대한 부분은 쉽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투자에 실패할 경우에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한 내용은 표면상으로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법규 및 지침에는 그 내용이 나와있는지 좀 더 내용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 http://fund.nps.or.kr/jsppage/fund/fund_main.jsp

 

 

 

이 책 한 권으로 사모 펀드에 대해 많은 부분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이 사모펀드에 대한 책이라고 했을 때 지인은 "그거 안 좋은 것 아니냐? 회사 헐값에 사서 정보 다 빼먹고 팔아먹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고, 저자 역시 사모펀드에 대해 국민들이 품고 있는 감정에 대한 부분을 책에서 다루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사모펀드는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해서 차익을 얻는 투자의 한 분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전에 다른 경제서를 읽었을 때 사모펀드가 이전과 달리 이제 개인도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그 내용이 궁금했는데, 개인투자자에 대한 내용은 없어 아쉬웠지만 해당 펀드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된 것 같아 좋았다. 또한 대체투자의 다양한 투자 범위를 보며 투자의 세계가 참으로 넓고도 복잡하다는 것과 생각을 달리해서 차익을 내는 그들의 투자법을 보면서 생각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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