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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항 - 2000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52
데이비드 위즈너 지음 / 시공주니어 / 2017년 12월
평점 :

『구름공항』
데이비드 위즈너 지음
집에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엘리베이터』라는 책이 있는데 글씨가 거의 없는 책인데도 아이가 재밌게 잘 읽더라고요. 볼 때마다 새로운 부분들이 보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에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구름공항』을 함께 읽어봤어요. 이 책은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그림도 좀 더 정교해서 혹시라도 아이가 어려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일뿐이었어요. 아이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오늘은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 견학 가는 날!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타고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으로 향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창가에 앉은 빨간 모자를 쓴 아이가 주인공이에요. 주인공은 그림 그리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고 또 소질도 있어 보이네요. 게다가 바다생물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고요. 어릴 적 창문에 하~하~ 입김을 불어서 그림을 그리던 게 생각나는 장면이었어요.

구름이 자욱한 전망대에서 꼬마 구름을 만난 주인공은 이내 곧 구름과 친구가 되고 구름이 만들어준 모자와 목도리를 하기도 하고, 구름 의자에 앉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가 그림이 섬세하다는 건데 특히나 주인공과 구름의 표정이 살아있고,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표현했다는 것이에요.

신나게 놀던 둘은 이제 함께 구름공항으로 날아갑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천공의 성 라퓨타"가 떠올랐던 장면이기도 해요. 그런데 중요한 건 "구름공항"이라는 아이디어 그 자체예요. 말 그대로 구름이 이용하는 공항인데 여러 개의 관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구름이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에 맞춰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거든요. 평소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것도 '작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정말 아무나 창작활동을 하는 게 아닌가 봐요.


"소년이 제시한 구름 디자인 때문에 난생처음 보는 구름 형상들이 천상과 지상을 가득 메우게 되는 그 순간, 평범한 일상은 특별한 시간으로 채워진다." - "작품에 대하여" 중에서
지금껏 우리가 봐왔던 구름이 아닌 주인공이 만들어낸 다양한 모양의 구름이 하늘을 떠다닙니다. 이런 모양의 구름을 실제로 본다면 "우와~~"하는 감탄사만 연발할 것 같아요. 게다가 하늘을 바다 삼아 떠다니는 바다생물 모양의 구름들을 보며 여기가 하늘인지 바다인지 헷갈릴 것 같고요. 작가도 이런 점을 놓치지 않고 책에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혹시라도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막막하신 분들은 맨 마지막에 나와있는 안내를 먼저 참조해주세요. 저도 처음에 책을 받고 '이걸 어떻게 아이에게 들려줄까' 고민했었거든요. 그런데 잠시 후 짝꿍이 아이에게 책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어주는 거예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재미있다고 느낄 정도였고 아이도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미동도 하지 않고 계속 책을 보며 이야기를 듣더라고요. 속으로 '대박'을 연거푸 외치며 이제 웬일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짝꿍이 안내를 참조하고 살을 덧붙여서 이야길 만든 것이더라고요. 솔직히 평소에 짝꿍이 읽어주는 그림책은 재미가 없었거든요. 아마도 쓰여있는 글을 읽어주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그동안 아이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해 했는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아이도 저희 부부도 모두 글씨 없는 그림책에 푹 빠져들었죠.

이 책의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는 다양한 작품으로 3번의 칼데콧 상과 3번의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어요. 이번에 처음 만난 그의 작품 『구름공항』을 읽고 나니 다른 작품들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집니다. 조만간 아이와 읽어봐야겠어요.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 『구름공항』
저는 아이와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려고 다양한 구름 모양을 찾는 놀이를 종종 하는데 저희가 좋아하는 구름이 주제로 된 책을 만나서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아이도 책을 보며 평소 보지 못했던 구름 모양이 신기한지 책에 관심을 보이고 재미있게 읽더라고요. 책을 읽은 후 방울솜과 플레이도우를 가지고 구름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물감으로 구름을 그려보는 등 책의 주제였던 "구름"에 초점을 맞춰서 촉감놀이를 독후 활동으로 진행해봤어요. 이 외에도 종이에 물감으로 구름을 그려서 창에 붙여본다든가,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서 그림을 그려보는 등의 활동도 재미있을 것 같아 추가로 진행해보려고 해요. 책에 다양한 바다생물이 나온 만큼 바다생물과 관련된 책을 읽는다거나 구름이 주제로 나온 또 다른 책을 읽는 연계활동을 통해 독서활동을 확장시켜나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글씨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이렇게나 큰지 이번에 실감하게 되었어요. 글씨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제약이 될 수도 있더라고요.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고 편할지 몰라도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고 또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제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맨 뒤에 안내되어 있는 책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 먼저 그림만 보고 아이와 함께 내용을 유추해보는 활동을 하는 것도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아요. 그런 다음에 책 내용을 확인해보고 살을 덧붙여서 더욱 풍부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좋겠고요. 앞으로는 글씨가 없는 책을 많이 접해보도록 해야겠어요. :-)
아이도 만족스럽게 읽고 있지만, 어른인 제가 봐도 흥미로운 주제의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책이랍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림이 섬세하고 표정이 살아있고,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해줄 요소들이 책의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는 점도 좋았고, 이야기의 큰 틀은 안내되어 있지만 글이 없어서 이야기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웰메이드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참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난 것 같아요.
시공주니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