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이지 않았다.
   눈두덩이가 뜨거운 햇볕을 고스란히 받아, 자꾸만 눈이 감겼다
   바늘로 눈을 쿡쿡 찌르는 느낌에 렌즈를 빼버렸는데도
   아픔이 가시지 않는다. 그야말로 눈 먼 봉사가 따로 없다.

   
   휘청휘청 은행을 다녀오는 길에는 기어이 앓는소리를 내며 걸었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 . , 하며 걸었다.
   까닭없이 눈물이 또 왈칵하며 그이에게 전화해
   안경을 가져다달라며, 화를 냈다. 어쩔 도리가 없다.
    '아픔' 에 관해서는 한 없이 예민해지고 날카로와지며 두려워진다.
   얕은 신음을 뱉으며 걷는 내게, 누군가 말을 걸어주길 바랬다.
   그러면 정말 잘, 아주 잘, 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눈이 이렇게 아픈 이유 역시도 어젯밤, 한바탕 울다 지쳐 잠들었기 때문이란 걸
   정말 잘,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릴러의 입문 단계이기 때문에 무어라
   평을 내릴 수는 없지만,
   뻔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했던
   스토리에 책을 덮는 기분이 오랜만에 뿌듯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놀라움에 책의
   후반부에서는 거의 미끄러지듯이 읽은 듯 싶다.
   연쇄폭탄범과 모방범, 그리고 그들을 쫓는
   수사관들의 오밀조밀 깨알같은 추적.
   그래도 나, 이 책에 별 세개는 줄 수 있다.
   좀 더 단단한 구성이었다면 하는 아쉬움 가득.

   
 

 

 

   읽을 책이, 한 가득인데도 불구하고 신간 책을 하나 샀다.
   다른 건 모르겠고 그저 '김도언'이라는 이름만 보고 샀는데 얼씨구나,
   이 책 '섹스테마소설' 이란다. 그래, 이 책 정말 그렇다.

 
 

 

   젊은 작가 8인의 아주 특별한
   섹스 판타지
라는데, 큼큼 - 대체 이
   여덟명의 작가 중에 누가
   젊다라는 거지 .. . 낄낄.
   여튼, 난 지금 김종광님과 조헌용님의
   단편을 읽고 의자와 섹스를 한다는 김도언님의
   단편을 읽기 시작했다.
   김도언님과 박상님을 제외하고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작가들의 이름 탓에 오로지 그저
   한 번 달달해져보자,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 이거 막가자는거야 ? 
 

 

 

  


   소설의 스타트를 끊은 김종광님의 단편이 그저 한 번 성인 코믹물 보듯 웃어보자하며
   시작한 단편이라면 잔잔하고 꽃내음 퍼지는 조헌용님의 소설에서는 기어코
   나는 40자평을 적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느낌을 전달하려면 좀 파격적인 표현이
   필요해, 처녀막의 폭발 ..  하며 강렬하게 적으려다가
   신고들어올까봐 좀 구부려서 썼다.  ( 정확히, 세 번이나 수정했다. )
   대체 왜 나는 정말이지 아름답기 그지없는 조헌용님의 꽃밭 가득한 소설을
   읽고 처녀막의 폭발, 이라고 생각했는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 


   책 제목만 적어보겠다.
   <<여고생보다 맛있는 마누라가 되고 싶답>>, <<니들은 입으로 안 하냡!>>,
   ... <<줘도 못 처먹닙?>> ... <<될 때까지 쑤셥>> ... <<똥구멍까지 핥아주맙>>...
   P.32 김종광 [섹스낙서상] 중 

                                          *** 

 

  

   재미있다.
   그리고 즐겁다.
   좋아하는 섹스를 소재로 늑대같은 남자들이 풀어놓는 섹스 이야기.
   나도 이런 소재를 던져주면 잘 쓸 수 있다.
   -고 생각한다. 사실, 섹스는 실전이다. 아니 그런가? 낄낄.


 

    아, 비 오는데 막걸리 한 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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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8-08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실전. 큭큭. 신기한 소설인데요. 의자랑.. 의자.. 의자.. 어떻게..(응?)
다 읽고 리뷰 부탁해요.ㅎㅎ

달사르 2011-08-0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방금 장바구니에 모아놓은거 죄다 질렀는데..이리 재미난걸 소개해주시니 또 엉덩이가 들썩들썩합니닷. 저는 '서점4시'인가하는 제목으로 김종광님을 알았는데요, 김종광님 나온다니 더 두근두근. 주욱 읊어주신 책 제목만으로 이미 흥분!! 조만간 제 장바구니가 또 비겠군요. ^^

mira 2011-08-0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읽고 싶은 욕망이 막 생기는데요 , 사실적인 섹스심리가 제목에 표출 다되어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