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이지 않았다.
눈두덩이가 뜨거운 햇볕을 고스란히 받아, 자꾸만 눈이 감겼다
바늘로 눈을 쿡쿡 찌르는 느낌에 렌즈를 빼버렸는데도
아픔이 가시지 않는다. 그야말로 눈 먼 봉사가 따로 없다.
휘청휘청 은행을 다녀오는 길에는 기어이 앓는소리를 내며 걸었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 . , 하며 걸었다.
까닭없이 눈물이 또 왈칵하며 그이에게 전화해
안경을 가져다달라며, 화를 냈다. 어쩔 도리가 없다.
'아픔' 에 관해서는 한 없이 예민해지고 날카로와지며 두려워진다.
얕은 신음을 뱉으며 걷는 내게, 누군가 말을 걸어주길 바랬다.
그러면 정말 잘, 아주 잘, 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눈이 이렇게 아픈 이유 역시도 어젯밤, 한바탕 울다 지쳐 잠들었기 때문이란 걸
정말 잘,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http://image.aladin.co.kr/product/1250/88/cover150/8994343342_1.jpg)
스릴러의 입문 단계이기 때문에 무어라
평을 내릴 수는 없지만,
뻔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했던
스토리에 책을 덮는 기분이 오랜만에 뿌듯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놀라움에 책의
후반부에서는 거의 미끄러지듯이 읽은 듯 싶다.
연쇄폭탄범과 모방범, 그리고 그들을 쫓는
수사관들의 오밀조밀 깨알같은 추적.
그래도 나, 이 책에 별 세개는 줄 수 있다.
좀 더 단단한 구성이었다면 하는 아쉬움 가득.
읽을 책이, 한 가득인데도 불구하고 신간 책을 하나 샀다.
다른 건 모르겠고 그저 '김도언'이라는 이름만 보고 샀는데 얼씨구나,
이 책 '섹스테마소설' 이란다. 그래, 이 책 정말 그렇다.
![](http://image.aladin.co.kr/product/1267/69/cover150/8970128654_2.jpg)
젊은 작가 8인의 아주 특별한
섹스 판타지라는데, 큼큼 - 대체 이
여덟명의 작가 중에 누가
젊다라는 거지 .. . 낄낄.
여튼, 난 지금 김종광님과 조헌용님의
단편을 읽고 의자와 섹스를 한다는 김도언님의
단편을 읽기 시작했다.
김도언님과 박상님을 제외하고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작가들의 이름 탓에 오로지 그저
한 번 달달해져보자,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 이거 막가자는거야 ?
소설의 스타트를 끊은 김종광님의 단편이 그저 한 번 성인 코믹물 보듯 웃어보자하며
시작한 단편이라면 잔잔하고 꽃내음 퍼지는 조헌용님의 소설에서는 기어코
나는 40자평을 적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느낌을 전달하려면 좀 파격적인 표현이
필요해, 처녀막의 폭발 .. 하며 강렬하게 적으려다가
신고들어올까봐 좀 구부려서 썼다. ( 정확히, 세 번이나 수정했다. )
대체 왜 나는 정말이지 아름답기 그지없는 조헌용님의 꽃밭 가득한 소설을
읽고 처녀막의 폭발, 이라고 생각했는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
책 제목만 적어보겠다.
<<여고생보다 맛있는 마누라가 되고 싶답>>, <<니들은 입으로 안 하냡!>>,
... <<줘도 못 처먹닙?>> ... <<될 때까지 쑤셥>> ... <<똥구멍까지 핥아주맙>>...
P.32 김종광 [섹스낙서상] 중
***
재미있다.
그리고 즐겁다.
좋아하는 섹스를 소재로 늑대같은 남자들이 풀어놓는 섹스 이야기.
나도 이런 소재를 던져주면 잘 쓸 수 있다.
-고 생각한다. 사실, 섹스는 실전이다. 아니 그런가? 낄낄.
아, 비 오는데 막걸리 한 잔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