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 부제가 내용보다 더 멋지다는 서글픈 사실.

피치 - 당신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당신을 파는 방법
스티븐 베일리.로저 메이비티 지음, 최윤정 옮김 / 토트 / 2011년 7월

하는 일이 그래서인지 저는 10년이상 프리젠테이션과 친해야했고 ppt는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제가 이 책을 접하고 나니 좀 낯간지럽기도 하고 어색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우선 업계에서는 PT라고 많이 부르는데 정식명칭은 '피치'가 맞지요? 

 

그럼 피치를 잘하는 방법에 대한 이 책의 시크릿은 무엇인지 한번 같이 살펴보죠.

 

사실 저는 이 책을 읽고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무척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얘기들이 많았거든요.

머리보다 감정에 호소하고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며 피치자료를 만들때는 가능하면 호텔이나

낯선 장소를 택하라든가 스토리텔링의 핵심 기술이고 설명보다 구조로 설득하라는 얘기는

누구나 이성적으로는 다 아는 얘기 아닐까요?

 
문제를 단순화해 핵심을 찔러야하고 청중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들려줘야하고 요약은

프레젠테이션의 꽃이니 신경써야하고 리허설을 열심히 하라는 둥 청중의 몰입을 끌어내라는

얘기는 정말 원칙적인 이야기로밖에 들리니 않으니 더욱 답답해지더라구요.

 
제가 읽으면서 가장 신선했던 논지는 '때론 비호감도 무기'라는 부분입니다.
에이브러험 링컨은 자신을 피력하려면 논쟁을 피하라고 했지만, 논쟁을 벌인다는 것은

제안 내용에 대해 상대의 관심을 끌어내는 좋은 방법이므로 famous가 안되면 차라리

notorious를 선택하라는 것인데 이것은 충분히 위험하지만 복불복이고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 같더군요. 베일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쁜 평판은 사실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약간의 ‘무익한 악의’는 유용하고 즐길만한 것이다. 그리고 관계를 더 새롭게 만든다"

 

과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수긍을 하면서도 고민이 좀 되었지만 나쁜 평판이라도 만들어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려면 어떤 전략과 방법론을 쓰는게 맞을지 왜 구체적인 얘기는 없나요?

제가 많이도 성급한 것일까요?

 

차라리 오늘 사퇴한 잡스옹의 키노트 동영상을 보면서 연구하는게 더 실용적으로 도움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제가 너무 회의적일까요? 

 

"당신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당신을 파는 방법"이라는 부제를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붙혔다면

이 책의 내용보다 뛰어난 홍보마케터를 보유한 출판사가 칭찬받아야 할 카피입니다.

 

이 다음에 베일리씨가 좀 더 구체적인 전략과 방법론에 관한 심화버전의 책을 낸다면 좋겠습니다.

그떄를 기대해보면서 서평을 마치겠습니다.

[서평] 혼자사는 즐거움 = 삶을 반짝반짝하게 만드는 팁의 총집합!

혼자 사는 즐거움 - 누구와도 함께할 수 없는 나만의 행복 찾기
사라 밴 브레스낙 지음, 신승미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8월

<혼자 사는 즐거움>을 알고 느끼고 즐긴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비논리적인가 싶겠지만 바로 이 책 <혼자 사는 즐거움>을 읽어본다는 아하! 하고 피식웃으며

제 말에 동의를 하게 될 거예요. <혼자 사는 즐거움>은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책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혼자 사는 즐거움>이 비정한 쏠로들과 독신주의자를 찬미하는 책도 아니고요. 그러니 오해는 금물!!

<혼자 사는 즐거움>은 결혼을 했건 아니건간에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질의 풍요와 안정, 경쟁적인 윤택함을 쫓아서 치열하게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의 척박한 삶에서

<혼자 사는 즐거움>은 쉼표처럼 잠시 나를 돌아보며, 나를 알아가고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일상을 발견할 수 있게 만드니 얼마나 큰 소득인가요.


<혼자 사는 즐거움>이 뉴욕 타임스에서 왜120주 연속 베스트셀러인지 목차만 봐도 알수 있습니다.
제가 <혼자 사는 즐거움>의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기면서 느꼈던 감동을 같이 공유해볼까요?

그럼 쉼호흡 크게 한번 하시고 나만의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 저자가 제안하는 79가지 방법들을

따라가 보기로 해요.

 

01 묘원 산책하기 

그러니까 제가 처음으로 여행을 떠났던 동유럽이 떠올랐습니다.제가 여장을 풀었던 작고 조용한 호스텔옆에는

바로 묘지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묘지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햇살은 얼마나 말캉말캉하던지 겁도없이

매일 아침 산책을 하였지요. 나로써는 읽을 수도 없던 수많은 비석들을 뚫어져라 쳐다보곤했지요.

같은 모양의 비석이 하나도 없더군요. 그 비문들을 읽을 줄 알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 울창한 산림과

이쁜 조경들만으로도 삶의 시작과 종착역이 마치 한군데에서 만난다는 느낌이 오히려 평화로웠거든요.

이번에는 한국에 있는 묘지를 한번 가봐야겠어요.  
 
02 소중한 추억 수집하기
저자가 인용했던 말중에 영국의 유명한 뮤직홀 가수 미리 로이드가 한 "<당신이 아주 좋아하는 사소한

물건이 삶에 커다란 효과를 발휘한다>는 말이 바로 해당되는 미션입니다. 그냥 좋아하는게 아니라 내게

풍부한 즐거움과 에너지를 주는 요소로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았더랬죠. 아로마향이 가득한 따스한 목욕,

보라색 강아지 브로치, 촉감이 하늘하늘한 우아한 스카프, 초딩때 쓴 일기장, 기분까지 쫄깃하게 만드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받은 서투른 사랑고백편지, 손때묻은 여권, 종합선물세트상자 한가득 모았던 엽서와 편지지들..

 

08 발견일지 만들기

이것은 다까페일기에 나오는 모리유지씨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매일아침 눈뜨자마자 부인과 아이들,강아지가

보여준 첫 모습을 항상 찍어두는 버릇이 있고 특히나 독특한 소소한 발견을 찍어서 사람을 미소짓게 했었으니

그는 이 책을 읽기도 전부터 그런 훈련을 한거 같아요. 저도 하루에 한번씩 재미난 발견을 하는 연습을 해야할듯!


14 행운 심어놓기

이것은 정말 저희 지인들을 위해 내일부터 당장 실천해볼까 생각중입니다. 너무 기대되요!!

교보문고의 아무 책사이에 혹은 후배의 책상서랍안에 비타민 몇알을 숨겨놓거나 그런 개구쟁이 짓부터

시작해볼까요? 사실 예전에 정선에 놀러갔을때 숙소의 서랍안에 쪽지와 함께 어떤 고급스러운 열쇠와

말린 장미 꽃잎,그리고 벌레물린데 바르는 약이 들어있었는데 자기다음으로 방을 쓰시는 분에게 행운을

드리려고 놓고간다고 해서 감동먹은 일이 기억이 나더라구요.  


20 희망상자 만들기
로또당첨마냥 바라는 일이 뚝딱이루어진다면 삶은 너무 김이 새겠지요. 내가 바라는 일이 당장 이루어지지는

않는게 인생사 진리이고 그래서 끈기있게 깃발을 향해 차근차근 걸어가려면 눈으로 확인하고 마음을 더 가다듬을

만한 썸씸스폐셜, 무엇인가가 필요한 거 같아요. 그게 바로 이 희망상자가 필요한 이유겠지요.
영화에서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이나 물건으로 상자를 채우고 가끔 꺼내보는 장면들이 종종 나오잖아요.
나도 해봐야지 마음 먹었지만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만 이번에 희망상자를 만들어봐야겠구나

주먹불끈 결심을 해봅니다. 잡지나 신문에서 나에게 자극을 주었던 기사나 사진을 오려서 모아놓고
일정한 기간 후에 상자 속 내용을 분석해보면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지않을까요?

 

25 좋아하는 색깔 만들기
이것은 항상 자신있었습니다. 전 퍼플,이란색의 매니아여서 어디가나 '어! 보라색지붕이네?!'하면서 혼자

웃고 같은 브라우스도 보라색이 있으면 왠지 내게 행운을 주는 듯하여 혼자 득템했다고 배시시 웃곤 했거든요.

나만의 좋아하는 색깔을 찾는 것은 내 정체성을 향하여 나아가는 첫 스텝같아요.

 

28 머리카락과 화해하기
사라여사는 머리카락은 우리를 겸손하게 하며 우리는 머리카락과 화해하고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죠. 저는 워낙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그럴떄마다 좌절하고 원형탈모가 또 진행하나..끙끙거리면서

머리카락을 혐오스런 한숨으로 (마치 벌레보듯) 주워서 버리곤 했는데 철저히 공감백배!!

 

앞으로는 살림잘하는 그 누구더라 이효재씨처럼 내머리카락을 모아서 나도 바느질꽂이를 만들어볼까

생각까지 할 정도. 내 머리카락을 좀 이뻐해줘야겠어요.

 
31 완벽하고 싶은 충동 버리기
남자들이 많은 분야에서 일했던터라 능력있는 사람이 되기위해, 남자들에게 지지 않기위해 더 많이 술을 마셨고,

더 건들거리면서 담배를 폈고 더 논리적으로 말하고 더 호탕하게 웃고 더 격렬하게 의견을 개진했었습니다.

사무실 야전침대의 홈리스처럼 워커홀릭에 인정도 가끔 받았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시절을 아방가르드학

정신세계를 지닌 술취한 여전사로 보내놓고 이제 거울앞에 서보니 참 안타까울 뿐이더군요.그건 제대로된

삶이 아닌거 같아요. 완벽하고 싶은 충동을 버리고 좀 더 따스한 카리스마로 사는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라 여사의 이 부분도 고개 끄덕이면 읽었네요.

 

35 벼룩시장 구경하기
물건을 소유하는 것도 즐겁지만 벼룩시장에 가면 하나 하나 그 세월의 상처가 있는 물건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을까 추측해보고 음미해보는 것도 참 소소한 즐거움같습니다. 이제 막 나온 신상품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과 교류라고나 할까요? 오래된 물건, 누군가가 썼었던 물건은 그런 상상력을 자극해서 저는

벼룩시장을 구경하는 것은 아예 습관으로 만드는게 좋은거 같아요. 
 

37 수수함 예찬하기
요즘에는 이상하게 똑같은 유행스타일로 화장한 여자들을 마주할떄마다 아름답긴 한데 다 비슷비슷해

보여요. 그래서 아무 것도 바르지 않은 맨 얼굴의 빛나는 피부감촉과 표정에 더 정이 가네요.
매니큐어로 세련된 손톱을 연출한 여자들의 손은 참 부지런하고 쉬크해보이지만 요즘엔
숨쉬는 손톱, 그 숨소리가 들리는 분홍빛 살색이 연하게 비치는 어여쁨에 견줄 수 없는건

왜일까요. 그래서인지 요즘엔 버라이어티보다는 인간극장이 더 재미있는 거 같아요. 
유명한 정치가나 잘 생긴 배우들이 파란만장하게 화려함을 뽐내는 것이 지리멸렬하고

평범하고 보통인 사람들의 '수수한 삶'에 자꾸 눈이 가고 배울게 더 많아보이니 이것도 사라여사님의

영향일까요?

 

45 소울 푸드 찾기
소울푸드,말그대로 정서를 자극해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요리라는 뜻으로 폭넓게 사용 된다는 단어죠.

저도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나의 소울푸드는 어린시절 엄마가 해주시던 <도라지나물> <잡채> <파김치>등등

입니다. 아무리 그대로 한다고 해도 어머니의 맛이 안나와요. 그외에는 양파와 깻잎, 심장이 쫄깃해지는 자몽쥬스

 

53 위안을 주는 동물과 살기
저는 강아지 3마리와 함꼐 사는데 정말 그들은 저에게 위안과 시트콤을 매일매일 연출해줍니다.

저에게 해야할 일을 특권처럼 부여해주고 제품에서 저를 빤히 보면서 평안해하면 마치 저는

보호자이면서 위안을 받는 사람이 되어 더없이 고맙고 더 잘해주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사라여사는 53번에 동물과의 교감을 선정하셨을까요? 정말 사람과 느끼는 교감과는

살짝 다른 느낌이 들어요.

 

그외에는 사라여사는 마음과 연결된 길 걷기, 코끼리 올라타기, 바보상자에 매달리지 않기. 신성한 게으름의 선물 받기.

제8요일 창조하기,무지의 가능성 발견하기, 옛날 책 고르기, 치료를 주는 음악 찾기, 케세라세라 외치기등등

 

<혼자 사는 즐거움>은 총 333쪽으로 79가지의 혼자할 수 있는 즐겁고 근사한 미션들을 던져줍니다.  
<혼자 사는 즐거움>을 읽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무엇보다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천할 수 있는 자신의 경험을

나즈막하게 겸손하게 던져주어서 더욱 독서할때 달콤하게 읽을 수 있었던거 같네요.

 

그래요. 
<혼자 사는 즐거움>은 독신이나 기혼여부에 상관없이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장소, 혼자만의 취미, 혼자만의 즐거움'을

찾으라고 귀뜸을 해주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혼자서 밥을 먹거나, 영화나 공연장에 혼자 가는 것조차 어려워하잖아요.

살짝은 용기가 필요할 겁니다. 하지만 이제 하루하루 모험을 감행해도 좋을 때가 되었어요. 시작해볼까요,우리?

일요일 오후, 갤러리 산책 - 이제 일상에 문화산책이 쏘옥!

일요일 오후, 갤러리 산책
장정아 지음 / 우듬지 / 2011년 4월

정말로 조금 더 특별한 휴일을 위한 책으로 우듬지에서 나온 이 책 <일요일 오후, 갤러리 산책>은 사실 문화생활을 하고는 싶지만 문턱이 높아보이는 사람을 위한 따스한 가이드 북입니다. 

북촌에서부터 평창동,통의동,광화문,도산공원과 청담동,홍대, 인사동,헤이리/양평/부산까지 나누어서 일요일 오후에 쭈욱 산책을 하면서 돌아볼만한 마치 문화데이트용 비밀기획서처럼 알차게 설명이 되어있거든요. 무엇보다도 그 갤러리 주변에 가볼만한 아트샵이나 음식점,찻집도 같이 소개를 해주는 것이 정말 센스젱이가 아닐 수 없어요. 

<일요일 오후, 갤러리 산책>은 컬러사진으로 각 갤러리의 모습과 까페전경을 보여주는데 편집이 참 간결하고 이쁘게 되어있습니다. 

그외에도 이책에는 왜 미술관은 입장료를 내야하고 갤러리는 공짜로 둘러봐도 되는지, 작품가 산정기준인 '호' 에 대한 친절한 설명, '에디션'과 ' AP'등에 대한 개념정의, 각 갤러리의 이름이 어디에서 유래되었으며 이것은 그 갤러리가 어떤 작품과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풀어서 TIP으로 토막토막 페이지마다 삽입해서 보여줍니다. 그게 참 쏠쏠한 정보더군요^^

 이렇듯 <일요일 오후, 갤러리 산책>는 아기자기하고 정성어린 갤러리 활용서라고 생각됩니다. 아마도 이 책이 필요한 분은 갤러리에서 알뜰하게 데이트도 하고 스타일리쉬한 데이트나 지인들과 산책모임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필독서로 손색이 없어요. 강추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지역별로 경기권/전라권/경상권 등으로 시리즈로 나오면 어떨까 하고 바래봅니다. 

근데 제게 온 책은 제본에 약간 문제가 있었는지 중간정도까지 읽었을 무렵 앞에 40페이지정도가 떨어져나갔네요.너무 속상하지만 조심조심 마져 읽었어요. 앞으로 2쇄가 나올때에는 그런 부분에 신경을 좀 더 써주셔야 할듯해요, 우듬지출판사여러분^^::  

그리고 여기에 소개된 맛집들은 정말 고급스럽고 많이 부담스러운 집들 투성이라는 게 살짝 흠입니다. 정보에 대한 기획력은 좋은데 문체가 많이 딱딱하고 입체적이지 못한 점도 좀 아쉽고요. 

전 담주에 부암동의 '자하미술관'과 가회동의 ' 뮤제 아시아' 부터 방문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부담스러웠던 갤러리에 대한 문턱을 팍팍 낮추었으니 참 고마운 책이죠^^ 

자아,,이제 저의 일상에 '갤러리'라는 근사한 공간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언젠가는 저희 동네에도 바로 옆집에 가정집을 개조한 작은 갤러리가 들어올 날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