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라벨 :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D장조



> 모리스 라벨의 작품 가운데 1930년 이후에 만들어진 곡은 단 세 곡이다. 이것은 그가 교통사고를 당해 뇌에 문제가 있었던 시기인 1932년의 일과도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보다 정확한 것은 오직 그만이 알 것이다. 라벨이 1930년 이후에 쓴 곡은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과 가곡<둘시네의 돈 키호테>인데 라벨을 대표하는 곡 가운데 하나가 이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D장조이다.

이 곡의 성격을 유추할 수 있는, 참조할 만한 내용이 있다. 바로 라벨이 곡에 적어 넣은 주석인데 음악세계 라벨편(1931년 7월 16일 데일리 텔레그래프 신문에서의 인터뷰) 에는 이렇게 적혀 있는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이런 종류의 작품에서는 양손을 위해 쓰여진 것보다 피아노 성부의 텍스처가 엷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통적인 협주곡 중 가장 묵직한 종류의 것에 스타일상으로 더 가까워지는 일이 자주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특히, 두드러진 특색은 전통적인 스타일로 쓰여진 최초의 부분이 일단락되면, 일변하여 재즈 음악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나중에 드디어 이 재즈 음악은 시작 부분과 같은 주제를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나타납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왼손만을 써서 연주하는 피아노 협주곡인데 이 제목이 붙게 된 것은 아주 유명하다. 라벨은 1차 세계대전 시기에 오른손을 잃은 피아니스트 파울 비트겐슈타인(Paul Wittgenstein, 1877~1961)의 부탁을 받고 곡을 만들었으며 이후 파울 비트겐슈타인의 연주로 1931년 11월 빈에서 초연을 하였다.   



> 이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D장조> 는 단악장 형태로, 중단 없이 연주하게 되는 협주곡이다. 나눠 본다면 모두 세 부분으며 무수한 피아노 곡 가운데에서도 난곡으로 일컫는 <밤의 가스파르> 와 같이 어려운 곡으로 알려져 있다. 초반부에서는 재즈의 느낌도 받을 수 있으며 한 손으로 연주하는 피아노를 위한 곡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구성이 촘촘하다. 라벨의 마지막 작품들 가운데 속하는 이 곡은 다채롭게 변하는 리듬과 분위기, 그러면서도 매우 아름다운 부분도 빠짐 없이 등장하는 명곡으로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맛볼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 추천음반

 

 

 

 

 

Samson Francois
Andre Cluytens (conductor)
1959, EMI
 

  

 

 

 

 

 

 

Pierre-Laurent Aimard (piano)
Pierre Boulez (conductor)
2010, DG

  

 

 

 

 

  

  

Jean-Efflam Bavouzet (Pf.)
Yan Pascal Tortelier (conductor)
BBC Symphony Orchestra
2010, Chandos



연주가 까다로운 곡으로, 상대적으로 녹음이 그리 많지 않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음반은 샹송 프랑소와의 연주가 보편적인 추천반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명연에 이어 다른 연주를 꼽자면 불레즈와 함께한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음반(1996, DG)가, 최근의 훌륭한 음질과 연주로는 불레즈와 함께 녹음을 남긴 아이마르 (Pierre-Laurent Aimard / 2010, DG) 나 얀 파스칼 토틀리에 와 함께한 바부제(Jean-Efflam Bavouzet, Chandos) 를 꼽을 수 있다. 모두 많은 음반 잡지와 가이드에서 추천을 받은 음반들로 라벨의 피아노협주곡이 보여주는 분위기와 흐름을 잘 포착한 연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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