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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도시 - CSI: 과학수사대, 라스베이거스 #3
맥스 알란 콜린스 지음, 이원기 옮김 / 찬우물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와 환락의 도시... 그 도시를 사람들은 악의 도시라 부른다. 하지만 비단 거가만 악이 있는 것일까. 로스앤젤레스라는 천사의 이름을 가진 도시는 또 얼마나 악의로 가득차 있는 도시인가. 범죄가 있는 곳, 인간이 있는 곳은 그 어디든지 악의 도시가 될 수 있다.
CSI를 텔레비전으로 보면 처음부터 범인을 알게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과학수사대의 활동, 그들의 장비 조작과 그 장비의 모양, 쓰임새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시리즈는 볼 가치가 충분하다.
이 CSI를 책으로 보면 범인 찾기를 해야 한다는 추리 소설적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책이라는 한계 때문에 과학수사대가 사용하는 장비와 그들의 방식을 상상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이 시리즈는 볼 만하다. 특히 검시라든가, 과학적 수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더 유용한 작품이다. 문제는 한권에 두 가지 이야기가 들어가야 한권 분량의 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각기 어울리지 않는 두 이야기가 번갈아 등장한다. 차라리 중편 둘을 넣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는 마이애미편보다는 길 그리섬이 등장하는 라스베이거스편을 좋아한다. 더 과학수사대답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악이라든가, 지옥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다. 마음속에 품은 것이 나타나는 것이다. 마음을 다스려 지옥과 악을 몰아내는 것... 그것만이 인간이 살길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추리 소설은 볼 수 없으리라. 마치 불이 나지 않으면 소방관이 필요 없듯이, 그렇다고 불나기를 바라지 않듯이 나는 갈등한다. 내가 바란다고 될 일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이것이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내게는 딜레마일 수 있다. 범인은 잡고 싶지만 총은 쏘고 싶지 않은 경찰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