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김성재 옮김 / 책만드는집 / 1994년 5월
평점 :
절판


모리무라 세이치의 증명 시리즈다. <인간의 증명>을 재미있게 봐서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인간의 증명>만 못한 작품이었다. 내용 면에서도 담아 내려는 메시지에서도 그저 그런 범작의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작은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마을을 지나던 등산객도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홀연히 나타난 한 남자... 그리고 한 여자... 또 다른 마을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살인 사건과 추문들... 하지만 당하는 사람은 있지만 고발하는 자도 없고 그들을 보호할 사람도 없는 곳에서 약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화가 미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고 강한 자들은 그런 자들을 짓밟으며 희열을 느끼는 곳에서 남자는 다시 한번 사건과 마주치게 된다.

이런 것들이 야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려는 것 같지만 그러면서 마지막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그가 말하려는 인간의 야성이란 권력에 대한 야성, 인간 본성에 대한 야성, 동물적 본성으로서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면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이것은 이미 <인간의 증명>에서 증명한 것이다.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고 단지 <인간의 증명>을 뒤따르는 그림자로만 보인다. 역시 모리무라 세이치도 다작을 하는 작가라 작품의 차이가 큰 것이 아닌가, 그래서 비슷한 작품이 양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일본판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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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4-08-16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심으로 묻는 건데요.. '인간의 증명'이 왜 재미있었는지요!?
어떤 사람, 이X형씨는 '인간의 증명'을 읽고 감독이 되었다는 식으로까지 말하던데..
개인적으로는 추리의 긴박감은 애거서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만 못하고..
그저 치정극으로만 읽었는데.. 정말 몰라서 그래요.

물만두 2004-08-16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증명이 인간적이라 재미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트릭이나 박진감에서 보는 작품이 아니라 사회성 짙은 작품이거든요. 이 작품은 크리스티나 도일과 비교할 작품이 아니구요. 그저 그 뒤 하드보일드 작품과 비교를 해야 하는데 하드보일드 싫어하시는 분은 별로라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진솔하구요. 그 시대를 잘 표현했구요. 일본 하드보일드 작품으로 이만한 작품은 드물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님께는 사실 좀 안 맞을 것 같기는 하네요. 추리 소설이라고 해도 장르가 틀리거든요. 단순 치정극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 작품이 넘 아까워요. 행간의 사회적, 역사적 문제성의 부각이 더 크거든요.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읽어보셨나요? 그런 느낌으로 읽으면 좋은데...

sayonara 2004-08-16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드보일드라.. 그럼 레이몬드 챈들러의 '안녕 내싸랑'도 비슷한 분위기인가요!?
그리고 무라카미 류는 영 체질이 아니더라구요.
근데 'LA'컨피덴셜'의 작가도 하드보일드풍 아닌가요!?
그사람의 '블랙 다알리아'는 재밌었는데..

물만두 2004-08-1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읽어보실만 할텐데요... 저도 블랙 다알리아 읽었는데 그 작품보다 인간의 증명이 낫다는 쪽이랍니다. 안녕 내 사랑쪽보다는 블랙 다알리아쪽이라 할 수도 있겠네요... 님은 미국풍이신 것 같아요..

비츠로 2004-08-29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증명은 서로 별개의 사건으로 출발하던 것이 결론에 가서 하나로 모아지게 되는 구성이 독특하고 전후 일본의 아픈 사회상이 잘 드러나 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목이 그렇듯이 작가는 범인도 결국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결론부분에 가서 멋지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물만두 2004-08-30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준아빠님 제가 하고 싶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