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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2 - 사모하는 행수님께 ㅣ 샤바케 2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여전히 에도에서 큰 상점 나가사키아의 도련님 이치타로는 몸이 약해 누웠다 일어났다 반복하고 대 요괴였던 할머니가 보내준 행수로 있는 두 요괴 니키치와 사스케는 그를 어린아이 다루듯 하고 작은 요괴들은 북적거리는 가운데 도련님은 사건이 일어날 때만 기운을 차리는 묘한 모습을 보인다.
1권이 장편이었던 반면 2권은 6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사건도 조금 밋밋하고 - 뭐 1권에서도 대단했던 것은 아니지만 - 너무 짧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하지만 한편 한편에 들어있는 사연들이나 말하고자 하는 것은 1권보다 오히려 더 낫다는 생각이다. 이 단편들은 모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대에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는 극명했다. 불이 잘 나서 하루아침에 부모 잃고 상점주인 아가씨가 남의 집 종살이를 하게 되기도 하고,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지 못하면 안 되는데 일을 못해서 걱정이거나 얼마 안 되는 돈 때문에 찾아오는 이들로 살날이 얼마 안 남은 노인은 고민을 하고, 상점에서 오랜 세월 일을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는데 모진 주인을 만나 늙은 나이에 쫓겨나지는 않을까 고심하기도 하고, 좀 더 커진 가게와 고용인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책임감에 눌려 어느새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또한 사랑에 대한 애증과 갈등, 순애보도 있었다. 사랑의 위선과 사랑의 모욕으로 치장하는 인간에 비해 천년동안 사랑하는 남자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요괴와 그 요괴만을 천년동안 짝사랑하는 순애보를 간직한 요괴의 이야기는 인간의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있을 때는 모르지만 사라진 뒤에 후회하게 마련인 인간의 어리석은 마음들이 조근 조근 담겨있어 오히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책을 덮자마자 3권이 기다려진다. 이 시리즈 은근히 중독성 있다. 나처럼 무서운 거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 귀여운 요괴들과 도련님의 모습에 반해서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들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