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비구역 1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1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악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범인이 잡혔다고 해서 사건은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악의 씨앗은 다른 악의 무리를 불러들이고 그들은 거대 조직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 예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피아나 야쿠자, 삼합회와 우리나라의 폭력조직들이다. 이들은 합법을 가장해서 불법을 저지르고 자신들의 뒤를 쫓는 자들은 제거한다. 그가 경찰이든, 검사든, 심지어 대통령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카페타는 템플 골트라는 악마를 상대했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 캐리 그레센도 상대했다. 하지만 악은 점점 더 커져서 스카페타가 상대하기 벅차지고 있다. 그것을 루시도, 마리노도, 스카페타 본인도 깨닫게 된다.

<흑색수배>의 범인을 잡고 나서도 그 이야기는 끝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 후속편이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그 이어짐은 마치 대하 추리극을 보는 것처럼 앞으로,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이렇게 올라가다가는 악이 생기던, 아니 인간이 생기던 그때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 같이 느껴진다.

스카페타는 자신은 시신을 통해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시절의 콤플렉스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절대 자신을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남도 자신에게 의지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런 결벽증은 법의학자로서 몰두하게 만들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삭막하게 만든다. 특히 그녀의 직책이 정치적이라는 점에서 그것을 그녀는 간과하고 있다.

정치적인 것을 갈망하면서도 정치적인 것을 싫어하는 모순적 행동이 여기에서 스카페타를 곤경에 빠트리고 있다. 또한 상처입고 제대로 그 상처를 치료하지 못한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엄한 곳에 발을 들이 밀었다. 상처를 입고도 그 상처를 내보일 사람이 없는 외로운 투사 스카페타의 앞날은 이 작품을 계기로 달라질 것 같다. 아니 달라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지막 경비구역이 그가 가게 될 최종의 장소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피난처로서 말이다. 이건 어울리지 않는 일이니 반드시 피해야 하지만 어떻게 결정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앞에서도 대하 추리극이라는 말을 했는데 이 작품을 보기 위해서는 1편부터 봐야 한다. 스카페타의 성격을 알고 마리노와의 관계를 알고 루시의 성장을 알아야만 마지막 경비구역으로 들어갈 비밀 열쇠를 받을 수 있다. 시리즈란 이래서 좋다. 타인의 성장과정과 내면의 심리 변화까지 양파를 벗겨내듯 하나하나 알게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직 스카페타의 싸움을 끝나지 않았다. 악과의 싸움, 잔인한 살인자와의 싸움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부검대에 누군가를 올려놓기 전에는 절대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괴물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이 내 머릿속에서 To be continued를 외치고 있는 느낌을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디에서든 스카페타, 제발 조심하기를...

그리고 마리노에게 좀 잘해주면 안되나? 마리노가 불쌍하다. 마리노 말을 들었으면 좋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되지 않았나? 그는 좋은 경찰이라구. 뭐, 내 맘에도 썩 드는 건 아니지만 나아지고 있다구. 설마 마리노를 버리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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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7-02-14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물만두님의 서평은 잘 보고 갑니다. 읽지 안으면 안되는 그런 서평.......
행복한 하루 되세요.

물만두 2007-02-1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별로 잘쓰지도 못하는데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미미달 2007-02-1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카페타 짱짱짱

물만두 2007-02-1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미툽니다^^

메르헨 2007-03-08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저 법의관 들여왔어요. 아직 못 읽고 있는데...기대되요.
마지막경비구역까지...쭉...달려갈랍니다.^^

물만두 2007-03-08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르헨님 중간에 약간 턱이 있을겁니다. 그래도 쭈욱 달려가셔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