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걸
마이조 오타로 지음, 김성기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처음엔 조금 황당했지만 청소년의 심리에 대한 표현이라 생각하고 봤다. 이런 것도 일종의 자아 찾기라고 볼 수도 있을 테니까. 그리고 학교 내외에서의 지나친 폭력문제에 대해서도 요즘 그렇다고 하니 사실적으로 표현했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실종 사건과 그 전에 일어난 엽기적 살인 사건은 이 소녀가 주인공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얘기구나 싶었다. 하지만 뭐가 뭔지...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다른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 같이 느껴지고 다시 이어지는 황당한 전개라니... 물론 마지막에 가서야 그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지만 아수라걸의 세계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수라라는 것은 불교의 팔부중의 하나로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으로, 항상 제석천과 싸움을 벌인다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아수라장은 싸움 따위로 혼잡하고 어지러운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에 쓰이는 아수라가 불교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 용어를 사용하고 모티브로 삼았다는 것은 작가가 어떤 심오함을 나타내려 한 것은 아닐까 잠깐 생각했지만 책에서 드러나듯이 재미있으면 그만이라는 작가의 철학에 안 맞는다고 여겨져서 이것은 독자들을 아수라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은 아니었나 싶다.

 

뭐, 마지막 장에서는 개똥철학 같은 설을 풀기도 하지만 도무지 이해가 안 되고 부처님께서 아무리 인자하신 눈으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 마.’ 하는 표정으로 계신다고 한들 살인까지 용서하실 리 만무한 일이니 우리가 자꾸 아수라를 만들려 하는 것은 우리 안에 싸우기 좋아하는 귀신이 들어 있다는 것 아닐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일지 모르겠다. 그러니 그 아수라를 떨쳐내는 길은 좋아하는 일하며 즐기며 사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 어떤 것에 휘둘리거나 빠지지 말고 득도하는 일뿐인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안 되는 걸 어쩌라구... 그리고 아수라를 빗대서 죄는 미워하지만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고 말하지 말라구. 적어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기묘한 작품이다. 읽어갈 수록 기묘하고 생각할수록 알 수 없는 읽기는 쉬운데 정체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그런 느낌의 작품이다. 아니면 작가는 너무 쉽게 썼는데 읽은 내가 너무 어렵게 받아들인 건가? 학교 폭력, 인터넷 폭주, 사회가 점점 더 큰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것만은 사실임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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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1-31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괴기 하면서도 귀엽네요(?)

짱꿀라 2007-01-3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는 미워해도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명언처럼 들려옵니다. 잘 읽고 갑니다.

물만두 2007-01-3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늘사초님 작가가 한국팬을 위해 직접 그렸답니다^^:;;
산타님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입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