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투박한 꽃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 꽃을 백합이라 불렀다.

꽃은 날마다 꿈을 꾸며 님이 오기만을 바라고 또 바랬다.
하지만 나비와 벌은 백합을 지나쳐
알록 달록한 다른 꽃들로만 이동을 하였다.

하루, 이틀, 사흘.. 그리고 백일..
백합은 기다림에 지쳐 곪을 대로 곪아 있었다.

그런 크고 투박한 꽃에게서 안으로부터 형용할 수 없는
독향 (毒香)이 퍼졌다.

그 독향은 곧 슬픔의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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