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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된 마을, 마을이 된 도서관 - 사람과 이야기가 모이는 곳, 도서관은 재밌다!
구산동도서관마을 지음 / 리스컴 / 2026년 4월
평점 :
오래된 빌라를 이어 붙여 만든 도서관
주민이 만들고 마을이 운영하는
구산동 도서관 마을의 특별한 이야기
살면서 ‘이게 바람직한 삶이지’라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러한 모습이 현실에서 구현된 경우를 잘 못 봤는데
이 책 <도서관이 된 마을, 마을이 된 도서관>은 그런 드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도서관 이야기를 넘어 하나의
이상적인 공동체를 본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이 다루는 공간은 서울 은평구 구산동에 위치한
‘구산동도서관마을’ 이다. 이곳은 시나 도에서, 즉 위에서 운영하는
‘관 주도의 도서관’ 이 아니라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고 운영하는 ‘민간 주도의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열람하기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 머물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느껴진다.
우선 건물 구조부터가 인상적이었다. 예산 문제로 인해
새 건물을 짓는 대신, 골목 안의 오래된 빌라들을 리모델링하여
이어 붙인 형태의 도서관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된 도서관을
상상하면 마치 여러 집을 거닐면서 책을 만나는 듯한 독특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도서관은 책 중심이라기보다는 이용자 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복도, 창가, 계단 옆 등 어디에서든 자연스럽게
책을 펼칠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냥 산책하듯
걷다가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느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바로 만화자료실이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만화를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이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캐릭터를 창작해
자신만의 웹툰을 완성할 수 있다. 작가와 청소년들이
합심하여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장면이 매우 바람직하게
다가왔다.
또 인상적이었던 곳은 바로 3층의 공연장 ‘힐링캠프’였다.
이곳이 청소년 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는 점이 좋았다.
아이들이 1박 2일 캠프와 같은 시간을 통해서
함께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밤을 새우면서
동네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과정이 참 좋았다.
이 책의 2장 <도서관을 닮은 사람들>에서는
이 도서관을 만드는데 힘을 보탠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구청장, 시민 활동가, 사서 등 직업도, 성별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놀랍도록 비슷했다.
그것은 바로 “주민에 의해서 운영되는 도서관”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시도를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여겼으나
결국 누군가가 시작했고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이쯤 되니까 이 구산동도서관마을 이야말로 단순한
문화시설로 보기보다는 민주주의 실험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책을 읽는 동안, ‘풀 뿌리 민주주의’라는 표현이
너무 많이 생각났다. 이런 도서관을 지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은평구에 오랫동안 축적된 시민 사회 운동과
생활 문화중심의 풀뿌리 조직들이 있었다고 하니,
결국 살기 좋은 공동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시간과 사람 그리고 신뢰의 축적 위에서 탄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항상, 죽어서 천국 갈 게 아니라
그냥 이 땅을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서로를 돌보고, 연결하고, 함께 만들고, 운영하는
공간 <구산동 도서관 마을>이 내가 생각하는
살기 좋은 곳, 즉 천국에 가까운 곳이라 본다.
부럽기도 하고 내가 사는 곳 근처에도 있으면
좋겠다 싶은 아름다운 도서관 이야기
<도서관이 된 마을, 마을이 된 도서관>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