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 이루어지는 작은 호텔 - 나도 몰랐던 마음속 소망을 끄집어내 현실로 바꾸는 곳
안자나 길 지음, 강영옥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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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조금씩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우리는 결국 원하는 삶을 살게 된다!

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 작가의 다정하고 아름다운 통찰!

제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 친구들 혹은 연인과 갈등을 빚는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기도 하다. 마음을 비우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가고 싶기도 하다. 어디로 간다고 해도 마땅히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 책 <소원이 이루어지는 작은 호텔>은 어쩌면 그러한 현실 도피가 결국에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을 쉬어가며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혹은 쉬면서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명상법'을 배울 수도 있는 기회라고 해야 할까?

주인공은 임대료 인상, 짜증 나는 상사, 뒤에서 험담을 해대는 절친까지... 스트레스로 가득한 일상에 지쳐버리고는 1주일 동안 인생을 점검할 작전 타임을 갖기도 한다. 집에서 약 4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호텔에 방을 예약한 주인공. 사실 처음에는 그냥 조용히 쉬었다가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차분한 카리스마를 가진 호텔 주인 시타를 만나게 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시타는 일종의 깨달은 사람. 그녀는 오랜 세우러 전해 내려온 "소원을 이루는 방법"을 주인공에게 하나씩 들려주고 주인공은 그 과정을 차근차근 따라가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을 꼽자면 역시 소설과 자기 계발서를 절묘하게 잘 섞어놓은 것이 아닐까? 소원을 이루는 7가지 법칙이 일반 자기 계발서에 실렸다면 조금 딱딱했을 수도 있지만,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과 시타의 흥미진진한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법칙이 머릿속에 꽂힌다. "목표는 명확하게" "우주는 언제나 당신 곁에 있어" "소원들의 콜라주" 등등 각각의 법칙은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매니페스테이션의 핵심이 뭔지, 비전 보드 즉 소원을 시각화하기 등등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독자들에게 가르치거나 설교하는 투의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사상을 억지로 주입하기보다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꿈을 이룰 수 있는 법칙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삶에 지친 주인공이 작고 편안한 호텔에서 시타에게 명상을 배우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독자들은 스스로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나의 삶으로 당기는 방법은? 지금까지나는 매니페스테이션을 제대로 실천해 본 적이 있는가?

극적인 사건은 없지만 잔잔하고 편안한 문체 덕분에 읽기도 편했다. 몰아서 읽기보다는 각 법칙이 담긴 장을 하나씩 읽으면서 그때그때 실천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소원 콜라주"라는 비법을 한번 실천해 보고 싶었다. 그림이나 사진 등의 시각적 도구가 가진 큰 힘을 한번 이용해 보고 싶다. 이 책은 "끌어당김"이나 "매니페스테이션" 혹은 "성취 에너지" 등등 적극적으로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소원이란 우연히 하늘에서 떨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한 걸음씩 행동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진정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뤄보고 싶은 분들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책 <소원이 이루어지는 작은 호텔>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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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우너스 - 불확실성에 뛰어들어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람들
윤상윤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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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가


세상은 늘 정답을 잘 찾아가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이미 검증된 방법을 익히고 기존의 질서를 다듬어 더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은 안정을 추구하는 '노우너스' 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세상이 이런 사람들만으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먼저 걷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시대를 움직이는 존재가 아닐까?


이 책 <언노우너스>는 바로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언노우너스>는 사람들마다 생각의 방향이 다르다는 전제를 제시한다.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어떤 사람들은 거기서 위험과 불확실성을 먼저 발견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기회와 가능성을 먼저 본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사고의 차이를 능력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각자가 가진 관점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어떤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과 사회에 많이 모여있느냐에 따라 조직과 사회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생각의 방향이 조직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저자는 애플을 소개한다. 1980년대 중반, 신제품 매킨토시가 출시되었을 때 스티브 잡스와 그가 영입한 CEO 존 스컬리가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는 혁신과 안정의 대립으로도 볼 수 있다. 결국 잡스는 회사를 떠났지만, 시간이 흐른 뒤 스컬리의 선택은 실패로 평가받고 잡스는 다시 애플로 돌아와 혁신을 하여 조직을 성공으로 이끈다. 저자는 미지를 향해 나아가려는 관점과 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관점이 충돌한 대표적 사례로 본다.


책의 뒷부분에는 본격적으로 '언노우너스'들의 특성과 삶을 살펴보게 된다. 내가 그나마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화가 장미셸 바스키아였다. 그의 삶은 한마디로 놀라웠다. 그는 다른 화가들처럼 완벽한 데생이나 검증된 미학을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의 모든 자극을 위계 없이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기존 미술계가 불편해하는 작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저자가 말하는 '불편함'의 의미였다. 바스키아의 작품이 전문가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단순히 낯설었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건드리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는 어린 시절 정규 미술 교육보다 어머니와 함께 미술관을 드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접했고, 일곱 살에는 병원에 입원해 두꺼운 의학 서적을 읽으며 해골과 인체 구조, 장기 같은 이미지들을 자연스럽게 흡수했다. 이러한 경험은 훗날 그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이루는 씨앗이 되었다. 그는 언제나 틀 밖에서 세상을 바라보았고, 결국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남았다.


나는 과연 노우너스일까? 혹은 언노우너스에 가까울까? 아마도 이미 알려진 길을 잘 걷고 있고 매뉴얼에 충실한 성격이다 보니 <노우너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나니 <언노우너스>가 성공을 하고 세상을 주도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언노우너스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안정적으로 세상을 굴리는 사람들이 있어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언노우너스>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좀 더 틀에서 벗어난 사고, 혁신적인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간 본성을 읽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는 책 <언노우너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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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
다카야마 간 지음, 이정미 옮김 / 허밍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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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나요?라고 묻는 듯한

책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 자신의 여명을

알아버린 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 청소년 소설 특유의

상큼함과 죽음을 기다리는 우울함이 섞여 묘한 세기말 감성이

소설 속에서 그려진다.



사야는 트럭에 깔릴 뻔한 고양이의 존엄성을 지켜준 후

그에 대한 보답으로 자신의 남은 살날을 알게 된다.

(과연 이게 보답인가, 저주인가) 갑자기 나타난 사무라이 사신은

그에게 여명뿐 아니라 그와 비슷하게 짧은 생을 살게 될 어떤

여학생을 소개해 주는데, 그녀의 이름은 가에데.



이상한 방식으로 서로를 알게 되었으나 그때부터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의지한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틈에서

마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삶의 시간이

흘러내려 가는 것을 보는 두 사람의 외로움과 고독은

얼마나 크고 깊을까?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에 대한 그들의 애틋한 마음은 더욱

커져만 가는데....



책을 읽는 동안, 만약 내가 나의 여명을 알게 되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혼자 상상하게 되었다. 평소에 갈망하던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평소에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쓸데없는 일을 하면서 즐거워할 것 같다.



일단 이들에게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가에데는 소중한 그림이 담긴 서류 봉투를 훔쳐 간

도둑을 알아내고 되돌려 받는 일. 그리고 사야는 평소에

동경하던 소설가인 가쓰타를 만나서 그가 자신의 여명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 이 장면에서 가쓰타가 사야에게 하는 말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짧든 길든, 인간은 그저 열심히, 가능한 빈틈없이 사는

수밖에는 없어. 너는 소설을 쓰렴. 너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어.”



자신의 남은 나날을 알 건 모르건, 어차피 인간은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소설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는 이 순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크게 외친다. 천재적인 소설가 사야는 다시 펜을 들어야 하고, 비록 완벽한

그림은 아닐지라도 가에데는 소중한 그림을 되찾아야 한다.



죽음을 앞둔 아이들의 이야기지만, 결국 이 소설이 말하고 싶은

것은 오늘 가장 찬란한 삶을 살아라인 것 같다. 언젠가

끝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이 더욱더 소중한 것이다.

청춘 특유의 풋풋함과 애틋한 사랑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질문이 마음속에 남는 소설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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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테이프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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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도무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미스터리한 일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는 공포로 몸을 떨지만 동시에

도파민 충족 혹은 이상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호러 요정 전건우 작가님의 신작 <믹스테이프>는

머리가 쭈뼛 서는 공포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바로 그런 책이다.

밤에 보면 절대로 안 되고 낮에 읽어도 악몽으로 이어질 듯한

그럼 음산함과 긴장감으로 가득한 <믹스테이프>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전직 형사 나승우는 현재는 민간조사원으로 일한다.

사라진 사람이나 물건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내서 이제는

업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칭 타칭

오컬트 마니아인 천부국 회장을 만나게 되고, 그가 모은

온갖 물건들 – UFO 영상, 염매 저주술의 대나무 통 등 -

을 구경한다.



신기하고 으스스한 물건들을 자랑하던 천부국 회장은

본격적으로 나승우에게 찾고 싶은 물건에 대한 의뢰를 한다.

그것은 바로 ‘죽은 사람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믹스 테이프’

그는 1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의뢰비를 제시하면서

나승우의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데....



도대체 천부국 회장은 왜 억대의 돈까지 제시하면서 이

테이프의 행방을 찾으려는 걸까? 그리고 나승우는 테이프의

존재를 기어코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사람들이 ‘흉가’나 ‘폐가’ 탐험에 열광하는

이유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죽음에 이끌리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원초적 욕망인지도 모른다. ‘흉가’에 있다는 귀신의 존재를 느끼며 그런

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것은 아닐지... ‘망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테이프는 당연히 그런 금기를 넘어서는 듯한 공포를 안겨준다.



<믹스테이프>는 얼마 전에 읽었던 일본 소설 <열람 엄금>을

떠올리게 했다. 소설이지만 일종의 페이크 다큐 형태로 만들어진

소설이라,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의 인터뷰와 관련 잡지 기사들이

책 속에 소개되고 이것이 ‘실화’라는 느낌을 주면서

독자가 '혹시 실제 사건이 아닐까?'라고 의심하게 만들 정도의 현실감을 만들어낸다.



이 책 <믹스테이프>도 페이크 다큐 느낌이 있다.

우선 미스터리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PD 이동경의 존재

그리고 1999년 세워졌다는 ‘대한오컬트협회’라는 곳과

거기서 만들어진 잡지 ‘월간 오컬트’에 실린 믹스테이프에

관한 게시물까지.... 이들은 이 사건이 실제로 발생한 일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조금씩 조여드는 공포와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속으로의 탐험.... 이대로 심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홀린 듯 믹스테이프의 행방을

좇는 나승우와 지미소의 뒷모습이 위험해 보인다.



어쩌면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죽음을 각오하더라도 진실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호기심인지도 모르겠다. <믹스테이프>는 독자를

금기의 경계까지 끌고 가는 오컬트 미스터리다. 정식 출간본에서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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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마거릿 애트우드 외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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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휩쓸고 지나갔던 2020년을 떠올리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살던 도시는 진원지와 가까워 사실상 봉쇄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거리는 텅 비었고 버스에는 승객이 없었으며, 마스크 한 장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모두가 두려움 속에서 집 안에 머물던 시간이었다.


<14 Days>는 미국에서도 코로나 피해가 가장 심했던 뉴욕의 한 오래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봉쇄로 건물 안에 갇힌 세입자들은 의료진과 필수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매일 옥상에 모이고, 그곳에서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건물 관리인이다. 그녀는 이전 관리인이 남긴 '펀스비 성경'이라는 바인더 책자를 발견하는데, 그 안에는 세입자들의 별명과 성격, 특징이 빼곡히 기록되어 있다. 상당히 날카롭고 철저한 내용에 관리인은 깜짝 놀라게 되지만 이를 토대로 독자들은 인물들의 특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게 된 상황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좀 더 개방적이고 소탈해진다. 누군가와의 대화를 시작으로 깊이 묻어둔 삶의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 나는 이를 보면서 흑사병을 피해서 피신한 사람들이 열흘간 이야기를 나누는 고전 <데카메론>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전염병이라는 비극 속에서 이야기가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쩌면 사람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옥상이라는 공간은 어느새 초현실적인 장소가 되고 사람들은 현실의 짐을 내려놓고 과거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6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이 책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Day 1부터 Day 14까지 서로 다른 작가들이 하루씩 맡아 집필한 구성 덕분에 매일 새로운 분위기와 개성 넘치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둘째 날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내가 좋아하는 당당한 여성 캐릭터와 유령 이야기가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첫날이 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과정이라면, 둘째 날부터는 각자의 삶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비니거(식초)’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제니퍼는 스스로를 와인처럼 숙성된 사람에 비유한다. 와인이나 식초가 오랜 시간을 거쳐 숙성이 되듯, 그녀 역시 예술가의 품격과 성숙함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이 신랄하게 느껴진다면, 주위에 저질스러운 사람이 있기에 그렇다는 그녀의 언변이 유독 날카롭게 다가왔다.


이어 휘트니 미술관에서 일하는 사서는 알라모 선교 시설 유적에서 유령을 보았던 경험을 들려준다.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나눈 대화는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결국 사람은 삶에 대한 미련이 클수록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종의 메시지를 남긴다.


실로 ‘이야기의 향연’ 혹은 ‘옥상에서의 천일야화’라고 느껴질 만큼 다양한 사연들이 독자들의 눈앞에서 펼쳐진다. 사람들이 경험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9.11 사태를 겨우 피하고 자신의 목숨은 구했으나 비행기 사고로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여인, 미운 사람들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서 냉동고에 얼리는 방식으로 저주술을 행했던 어떤 할머니 그리고 제대로 만나보지도 못한 친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된 어떤 여인의 이야기까지...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코로나라는 재난이 몰아친 상황, 극한의 두려움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에너지와 기억 속 이야기로 결국 버텨낸다. 서로의 삶을 듣고 공감하고 위로를 건네는 행위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또 한 번 이 책을 통해 느꼈다. 책 <14days>는 코로나 시간을 함께 견뎌내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때론 코믹하게, 때론 감동적으로 담아내는 특별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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