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과학으로 헤쳐 나가는 죄악의 세계
가이 레슈차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1월
평점 :
인류를 영원히 유혹하는 감정들의 신경학적 기원
악의 마음은 우리의 유전자, 창자, 뇌 속에
켜켜이 박혀 있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분노,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 이렇게 7가지 감정을 “죄”의 영역으로 분류하고 다루어왔다. 특히 종교계에서는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여 이런 죄를 저지른다고 보고 의지로 충분히 다스릴 수 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저자인 신경과학자 가이 레슈차이너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과연 이 7가지 죄악은 사람들이 저질러온 도덕적 문제일까? 혹은 뇌와 몸의 작용 혹은 호르몬 변화로 발생한 결과물일까?
이 책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은 7대 죄악을 종교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다. 뇌출혈을 겪은 후 충동적으로 분노하게 되는 톰, 프레더-윌리 증후군이라는 유전 질환으로 인해서 식욕을 주체할 수 없는 여성 알렉스, 포탄 파편이 머리를 부수고 이마엽을 파괴하는 바람에 색욕에 집착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어떤 군인 등등의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인간의 뇌가 얼마나 쉽게 파괴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영향으로 얼마나 쉽게 사람이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책은 매우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있기에 기존에 우리가 품었던 7대 죄악에 대한 관점을 모조리 바꿔버리는 것 같다. 사례에 나오는 조노나 톰 같은 사람들에 대해서 화를 주체 못 하는 위험한 사람이라는 인상에서, 약물과 뇌질환으로 불행해진 사람이라는 이해가 새롭게 생긴다. 뇌 영역 외에도 유전, 유전, 기후 등등 저자가 7대 죄악과 관련해서 짚어보는 영역은 다양한데, 기후가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 (추운 지역 출신의 유전자가 더 열량을 잘 태움)은 놀라웠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사례 속의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단순한 의지 부족인지, 아니면 뇌의 구조와 신경 회로의 문제인지 우리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뇌가 우리의 행동에 큰 영향을 준다고 봤을 때, 결국 우리는 뇌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것일까?라고 저자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우리는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일까? 자유의지는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저자 가이 레슈자이너는 신경과학적인 문제가 생겨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의 도덕적 결함을 정당화하려고 이 책을 쓴 것은 아닌 것 같다. 그가 말하는 것은 인간을 좀 더 복잡한 구조를 가진 존재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죄를 저지른 자들을 단순히 비난의 언어로 단죄하려 하기보다는 좀 더 복잡한 생물학적, 진화적, 신경과학적 그리고 심리적 조건 속에서 바라보자는 것인 듯하다. 책을 읽고 난 후에 많은 독자들은 감정의 문제를 좀 더 신경과학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변화를 겪게 될 것 같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아주 지적인 책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