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 트리말키오 MONOCHROME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최민석 옮김 / 헤르몬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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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는 그 초록 불빛을, 해마다 우리 앞에서 멀어지는

황홀한 미래를 믿었다. 그때는 그것이 우리를 비껴갔지만

상관없다.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함과 그 이면의 공허함을 묘사한 작품 <위대한 개츠비> 이번에 읽은 것은 편집자의 편집을 거치지 않은 원전에 가까운 작품 <위대한 개츠비 — 트리말키오>이다. 내가 읽은 그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주 다르게 다가온 작품이다. 우선 가독성이 매우 좋았고 개츠비를 좀 더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편집본에서는 그가 좀 신비로운 사람으로 묘사가 되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보다 더 순수하고 인간적인 개츠비를 볼 수 있다.

우선 이 책의 화자는 닉 캐러웨이라는 사람인데 그는 데이지와는 7촌에 해당하고 그녀의 남편인 톰과는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톰은 미식축구 선수에 엄청나게 부유한 집안 출신이지만 이 사람은 바람둥이에 인간 말종이다. 톰을 통해서 사교계에 진출하게 된 닉은 수수께끼 같은 존재인 개츠비라는 인물의 소문을 듣게 된다. 사람들은 그가 전쟁 중에 독일 스파이였다느니, 밀주업자였다느니, 끊임없이 그의 과거를 추측하고 다양한 소문을 만들어낸다.

편집된 원래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이 자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데이지와 개츠비의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두 사람의 감정과 관계의 본질이 훨씬 더 자세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오히려 데이지와 개츠비라는 인물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 또한 현실의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매우 복잡한 인물이었고 개츠비는 그저 빛이 나는, 성공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끝까지 사랑을 추구하는 지독한 낭만주의자라는 사실.

어디서 찾아보니 “트리말키오”라는 단어의 의미는 고대 로마 작품 <사티리콘>에 등장하는 인물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그는 노예 출신이었지만 막대한 부를 얻은 후 화려한 연회와 과시로 자신을 드러낸 속물적인 인물이었다고 한다.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가 화려한 파티, 성공 신화와 허영, 그리고 그 뒤에 숨은 공허함까지 개츠비의 삶과 1920년대 미국 사회 전체를 상징하기 위해서 그 제목을 쓰려고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보다 이쪽이 좀 더 작품 내용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작품도 대단히 좋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편집된 <위대한 개츠비>에 비해서는 조금 직접적이고 평범한 작품처럼 보이기는 한다. 그래도 훨씬 가독성이 좋다는 느낌이다. 데이지와 개츠비 그리고 이 둘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이 좀 더 사실적으로 묘사가 되고 당시의 상황이 더 잘 이해가 된다. 그러나 동시에 편집자가 왜 작품을 편집했는지도 알 것 같다. 설명을 덜어내고 여백을 남겨서 대중들의 호기심을 좀 더 자극할 공간을 만든 것 같다. 어쨌든 이 작품이 훨씬 더 데이지와 개츠비를 인간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훨씬 더 이해하기가 쉬웠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위대한 개츠비>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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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의 특수 한국추리문학선 24
홍정기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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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없는 귀신이 사람을 죽이고 맥락 없이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 그리고 A.I. 로봇이 피고인이 되어 법정에 등장하는 세계.. 얼핏 보면 <살의의 특수>는 어딘가 낯선 세계에서 벌어지는 판타지 소설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이 책은 가설을 세우고 증거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완전히 논리적인 추리 소설이었다! 가장 비현실적인 세계 안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추리하는 이야기 <살의의 특수>


총 4편의 단편들 중 역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바로 첫 번째 단편 <망령의 살의> 우선 이 작품은 한국인에게 분노 버튼인 가족을 건드린다. 사건의 사춘기 소년들처럼 장난처럼 벌인 시작된 일이었지만 끔찍한 비극으로 끝난다. 읽는 와중에 마치 나의 일처럼 분노가 생기고 복수심이 마음 속에서 들끓었다. 그리고 곧 “억울하게 죽은 귀신은 복수가 가능하다”라는 특수 설정 아래 벌어지는 매우 치밀하고도 기묘한 연쇄 살인... 귀신을 막는 거의 모든 방어책을 뚫은 범인의 기막힌 트릭이 빛난다.


가장 몰입했던 단편은 바로 <죽지 않은 살의>였던 것 같다. 완벽한 밀실 속에서 벌어진 처참하고도 끔찍한 상황.. 좀비에게 쫓겨서 폐가에 들어온 폐가 탐험대 사람들... 그러나 잠금장치와 에어컨에 의해 가려진 창문들 등등 완전히 폐쇄된 상황에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 발생하는데.... 의도를 가진 인물이 꾸민 완벽한 범죄 상황 그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반드시 있는 법! 우연히 들고 간 소품은 누군가의 재빠른 추리를 만나 범죄 해결의 열쇠가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현실적이라고 느껴졌던 단편은 바로 <팔각관의 살의>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회장이라는 존재는 필연적으로 수많은 적들을 만들기 마련이다. 누군가를 죽이는 이유는 어쩌면 대단한 악의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눈 앞에 어른거리는 욕망 때문인 것인가?! 이 단편은 ‘시간’이 관건이다. 시계 바늘은 빠르게 돌아가지만 누군가의 두뇌는 더 빨리 돌아간다. “팔각”이라는 설정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재미있는 단편.


만약에 귀신이니까 뭐든지 가능하다라고 했으면 추리 소설의 법칙에 맞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독자들에게 아주 명확한 특수설정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추리를 해볼 것을 주문한다. 어떤 조건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등의 규칙이 있기에 논리가 성립된다. 따라서 다소 비현실적인 상황이지만 독자들은 설정 자체를 의심하기 보다는 “이 세계 안에서는 누가 범인일 수 있을까?” 에 집중할 수 있다. 마치 판타지와 SF소설을 읽는 와중에 주어진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책 <살의의 특수>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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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마리 보스트윅 지음, 이윤정 옮김 / 정은문고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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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하며, 앞으로도 여전할

여성 연대에 보내는 찬가


누구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있다. 돌이켜보면

힘들고 지쳤을 때 내 손을 잡아준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응원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책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은 그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되새겨준다.


1960년 미국 교외 지역. 마거릿은 남편과 아이들

안정적인 집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중산층 주부였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 한구석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함과 결핍감을 내내 느끼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마거릿은 대도시에서 이사 온 샬롯을

알게 되는데, 당당하고 거침없는 그녀의 태도에 끌린 마거릿은

오직 그녀와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북클럽을

만들게 되고 그렇게 서로 다른 개성과 사연을 가진

여성들의 북클럽, “베티 프리단 북클럽”은 시작된다.


이들이 처음 읽게 된 책은 바로 베티 프리단의

<여성성의 신화> 당시 사회가 여성들에게 강요한 삶의 방식

즉 “여자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 행복하다”라는

통념을 정면으로 흔들었던 문제작.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들은 처음으로 여성에게 강요된 답답한 성역할에

반기를 들기 시작하는데....


제목을 <문제 많던 시대를 버텨낸 여성들>

이라고 짓고 싶을 정도로 60년대 미국 사회는 엄청나게

성차별적인 시대였다. 여성 혼자 은행 계좌를 만드는 것도

어려웠고 피임약 처방을 위해서는 남편의 동의가 필요했던

시대. 따라서 여성의 꿈과 재능은 사치나 취미 활동으로

취급되었다.


그래서일까? 소설 속 남성들의 모습은 정말로 답답했다.

작가로서 재능을 펼치기 시작한 마거릿을 보며 단순

‘취미 활동’으로만 생각하라는 월트나 아내 빗시를 무슨 임신 기계로

보는 듯한 남편 킹 그리고 샬롯을 철저히 사업 파트너

정도로만 생각하는 속물 하워드까지...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화가 나는 장면이 많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히 여성차별이나 시대의 억압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핵심은 바로 이 여성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끈끈한 우정과 연대감이다. 사회적 배경도

다르고 개성도 달랐기에 처음에는 서로에게 낯설었던

이들은 서로의 비밀과 상처를

조금씩 공유하면서 좀 더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간다.


나도 이런 ‘북클럽’ 과 이런 든든한 자매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울 정도였다.


또 하나 더 좋았던 점은 이 ‘베티들’이 함께 읽어나가는

책 들이었다. <자기만의 방> <제2의 성>과 같은 작품들을

읽고 토론하면서 이들은 내면세계를 넓히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어 나간다. 결국 책 읽기를 통해서

이들은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삶을 살아나갈 용기를 얻게 된다.


뛰어난 유머감각에 날카로운 지성을 갖춘 4명의

베티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진심 어린 우정까지..

우연히 만들어진 북클럽이 4명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전화점이 되는 이야기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작은 연대가 우리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며

나아가 세상을 바꾼다고 이야기하는 이 소설을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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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 34살 민주사회주의자는 어떻게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 시장이 되었나?
시어도어 함 지음, 박상주 감수, 김재서 옮김 / 예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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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 비주류이자 이단아인

조란 맘다니의 뜨거웠던 1년간의 선거 레이스

정치는 늘 어렵게 다가오기도 하고 왠지 신뢰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 나 같은 일반인들은 선거일이 다가와도 좀 냉소적인 입장이다. 그래봤자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런데 이 책 <조란 맘다니>를 읽으니 변화의 물결이 일렁거림이 느껴진다. 자본주의의 심장부라 불리는 뉴욕에서, 이민자 출신에 무슬림이고 스스로를 민주 사회주의자라 부르는 한 젊은 정치인이 시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고 이 책은 그의 이 성공을 매우 뜨겁게 보여준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바로 자본주의의 첨병을 달리는 뉴욕에서 어떻게 이런 배경을 가진 사람이 당선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뉴욕 포스트 같은 거대 언론과 기득권 엘리트층들이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상황이고 그들의 집중 공격을 계속 받아온 조란 맘다니. 심지어 같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사람에 대한 반응이 그리 뜨겁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대부분은 후보는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 조란 맘다니는 이러한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이 대단하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처음부터 숨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대인이 기득권인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본인이 무슬림이고 사회주의자라는 정체성을 일찍부터 드러내고 사회 운동에 가담해 왔다. 솔직히 뉴욕 시장을 역임했던 쿠오모가 개인적인 비리를 많이 저질렀기에 상대적으로 이득이었으나 어쨌든 맘다니의 솔직함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뉴욕 시민들은 기존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맘다니는 거대한 이념 전쟁보다는 “뉴욕의 높은 물가”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파고들었다. 임대료 동결, 무료 버스, 보편적 보육 등등 하루하루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마음을 공략했다. 기존 정치인들이 안보, 질서, 이념 갈등을 반복할 때 맘다니는 계속 민생을 이야기했다. 이런 점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던 것 같다.

또한 그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 틱톡, 엑스 등을 통해서 시민들과 소통했고 딱딱한 정치인의 이미지보다는 유머나 패러디 등을 사용해서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소수에서 시작한 자원봉사 조직이 거대한 규모로 커지는 장면에서는 역시 거대한 자본보다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노골적으로 조란 맘다니 편에 서 있다. 한 젊고 열정적인 정치인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기록한 현장 르포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편향적인 것이 오히려 나는 좋았다. 지금 동시대의 사람들이 정치인으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 책이 잘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역시 일반 시민들은 당장 먹고사는 일이 급하다. 기존의 권력 구도를 그저 지켜가려는 사람보다는 서민의 삶을 이해해 주는 정치인에게 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미국, 특히 뉴욕에 새로운 희망의 물결을 일으킨 매력적인 한 정치인의 이야기 <조란 맘다니>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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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수업 - 당신의 빚이 사라진다면
박시형 지음 / 차선책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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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삶.

만약 당신의 빚이 ‘0’이 된다면 더 이상 버티지 않아도 됩니다.”


책 <파산수업>은 회생과 파산을 전문으로 다루는 도산 전문 변호사가 실제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회생·파산 제도를 현실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인 박시형 변호사는 젊은 시절 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빚을 상속 포기를 통해 해결했던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런 개인적 경험이 있어서인지, 책 전반에는 단순한 법률 지식을 넘어 채무자들의 삶을 이해하려는 시선이 담겨 있다.


그동안 나는 파산이라는 것이 금융에 무지하거나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편견을 깨뜨린다. 물론 무리한 투자로 빚을 떠안은 사례도 있지만, 창업 실패나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 피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회생과 파산 제도를 찾게 된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회가 개인을 점점 빚에 둔감하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게 쉽게 큰돈을 빌려주는 현실, 그리고 계획 없는 소비가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채무로 이어지는 과정이 무섭게 다가왔다. 나 역시 젊은 시절 별생각 없이 돈을 쓰던 때가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개인 회생과 파산 제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금융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소비 습관과 저축, 대출 같은 생활 경제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개인이 무너지면 결국 사회도 무너진다”라는 관점이었다. 미국 대공황 이후 회생과 파산 제도가 만들어진 이유 역시 무너진 개인을 다시 공동체 안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결국 이 제도는 단순히 채무자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인 셈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사례는 특히 안타까웠다. 범죄 피해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순식간에 거대한 빚까지 떠안게 되는 현실은 너무 가혹하게 느껴졌다. 그런 사람들에게 회생과 파산 제도는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사회의 보호망처럼 보였다.


<파산수업>은 파산이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 가까이에 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동시에 빚이라는 것이 개인의 실패만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빚 때문에 혼자 무너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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