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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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어떤 다정한 말은 땅에 묻힌 씨앗처럼 사랑을 품게 만든다.-15쪽

손을 잡고 있으면 두 사람 사이에 내밀한 마음이 솟아나기 마련이다.-48쪽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살아가는 일이 덜 힘든 법이다. 좋아하는 일로 힘이 들게 된다 해도 그 힘듦이 살아가는 의미가 되는 게야. … 아무도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사람이 진짜 가난한 사람이거든.-64쪽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 무엇이든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더불어 생긴다. 사랑하는 이가 어떤 상황과 마주쳐도 곤란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80쪽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자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였습니다.-178쪽

꼭 그 사람과 함께 가보고 싶은 장소가 생겼다는 것은 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는 뜻이기도 하다.-184쪽

인생의 즐거움 중의 하나는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일이다. / 사랑하면 그와 함께 먹을 음식을 만들게 된다.-193, 273쪽

큰 발을 가진 사람에게 작은 발자국을 남기라는 모순을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게 인간이기도 하다.-218쪽

밤은 모든 것을 끌어안는다. 낮의 고통조차 담담히.-221쪽

산마루를 넘으면 또 산이어도 길이 있겠지, 여겨야 살아갈 수 있다.-241쪽

사랑에 빠진 사람의 마음을 바닥까지 헤아리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사랑은 항상 딴마음을 품고 있다.-241쪽

기쁨을 얻은 사람은 굳은 약속을 하고 싶어하는 법이다. / 열정에 차 있을 때의 맹세는 식으면 잊혀진다.-284, 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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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 2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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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오해가 인간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 때로 솔직한 고백은 관계를 깨뜨리기도 한다.-29, 108쪽

감정이 복받쳐 흘린 눈물 속엔 쾌감이 있다.-43쪽

그리운 것은 눈을 감아야만 보인다.-139쪽

달콤한 꿀도 상처에 바르면 아픈 법이다.-148쪽

혼자 있는 사람의 뒷모습엔 하지 못한 말이 씌어 있다.-157쪽

지키지 못한 약속은 또다른 약속을 하게 한다.-183쪽

변하지 않는 것은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202쪽

희망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일이 희망을 갖는 일보다 더 힘겹다.-207쪽

불면은 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고통을 준다.-228쪽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어디에다 견주려 하나 그래볼수록 이 세상이 좁아 마땅히 견줄 수 있는 것을 찾아내지 못했다’-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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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도시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08년 10월
구판절판


함께 있어도 우리 사이의 언어는 매우 인색하다. … 우리 사이의 언어는 인색했을 뿐 아니라 매번 연약했고 무력했다. 아니, 언어란 애초부터 내 의도를 비껴 가고 있었다는 걸 나는 너를 만나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감정을 꿰뚫는 언어는 없었고 그래서 한순간에만 존재하는 무한대의 감정은 정제되고 정제되어 다만 몇 마디로만 남아 불투명하게, 불완전하게 발화되는 것이리라.-17쪽

그날을 기점으로 우리는 다시 타인이 되기 위해, 혼자 남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 물론 환청과 실제를 가르는 정확한 지점을 표현할 언어는, 내겐 없다. … 그날 우리는 분명 비겁했다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은 배려를 가장한 침묵이 아니라 만지면 느낄 수 있는 체온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모른 체하고 있었다고, 우리는 비겁함의 대가로 서로를 깊이 헤라이지 않아도 되는, 그래서 타인의 지옥을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얻었던 거라고.-21쪽

불안과 집착의 공통점은 절대로 현실을 배반하지 못한다는 것, 그것이 아닐까. 어제보다 더 큰 불안을 끌어와 배팅해도 현실은 그보다 더 큰 절망을 준비해 놓게 마련이고, 어제의 어제보다 더 강렬한 집착을 키우며 스스로를 소모해도 현실에서 내 손에 닿는 건 한 줌의 공기뿐이다. 어쩌면 나는 우리의 관계가 회복될 수 없을 만큼 나빠질 수 있는 그런 사건 하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더 큰 절망과 더 큰 공허를 회피하기 위해 나는 미련한 곰처럼 한껏 몸을 웅크린 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내게 미래가 없듯, 우리의 관계에도 미래가 없었으므로.-23쪽

사람이 이전에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 내는 힘은, 상처 이후가 아니라 상처의 시간을 견뎌낼 수 없음을 인정하고 난 후에야 습득된다는 걸 나는 그때 알았다.-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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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5년 5월
구판절판


우리는 저마다의 어둠속으로 젖어들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 고독한 존재로 남을 것이다. 서로 다른 해류를 따라 헤엄치는 물고기들처럼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가까워졌다가는 거무레한 얼굴로 이내 멀어질 것이다. 작별인사도 없이. 꿈결처럼. 죽음이나 망각이나, 혹은 그 어떤 공포도 이보다는 더 아득해질 수 없다. 우리가 저마다 자신만의 어두운 구멍 속으로 고립된다는 사실보다는. 우리가 그 품안에 안겨 있을 때는 그 어떤 이해도 불필요하다는 점에서 인간은 어둠에 본능적으로 애착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 이율배반적인 애착에 대해 나는 조금 더 생각해본다. 환한 빛, 따뜻한 낮이 아니라 캄캄한 어둠, 서늘한 밤을 향해 우리가 지니는 애착에 대해. (「그건 새였을까, 네즈미」 中)-31쪽

과거란 자신에게 유리한 몇개의 증거만 현장에 남겨두고 도주한 범인과 비슷하다. 지난 일들을 이해해보겠다는 마음으로 기억들을 샅샅이 살펴본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진실은 거의 없다.-36쪽

사실 전쟁은 재미있지만, 전쟁 이야기는 재미없어. 전쟁에는 진실이 있지만 전쟁 이야기에는 조금의 진실도 없으니까. (「뿌넝숴(不能說)」 中)-61쪽

왜 사람은 책에 씌어진 것이라면 온갖 거짓말을 다 늘어놓아도 믿으면서 사람이 말하는 것이라면 때로 믿지 못하는 것일까?-76쪽

몸의 온기로 따뜻해진 이불은 다시 그 몸을 따뜻하게 만든다. 마음이 편안해 보이는 사람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운 뒤에야 비로소 자신의 깊은 곳 어딘가에는 벌거벗은 마음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는 밤이 있게 마련이다. (「이등박문을, 쏘지 못하다」 中)-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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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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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사이의 시간과 그 바로 앞, 바로 뒤 시간에도.-145쪽

가깝다는 것은 거리를 줄이는 게 아니라 거리를 극복하는 거예요. 긴장이라는 것은 완전함에 하자가 있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완전함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완전함을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데서 생기는 거예요. …… 사랑하지 않는 두 사람은 상대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데서 열정을 얻는 법이에요.-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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