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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구판절판


안녕하세요, 가늠할 수 없는 안부들을 여쭙니다. 잘 지내시는지요. 안녕 하고 물으면, 안녕 하고 대답하는 인사 뒤의 소소한 걱정들과 다시 안녕 하고 돌아선 뒤 묻지 못하는 안부 너머에 있는 안부들까지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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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사양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6
다자이 오사무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2월
구판절판


(인간실격) 인간에 대해 언제나 공포를 느꼈으며 , 한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의 언동에 전혀 자신을 갖지 못해서, 그래서 나의 고뇌는 가슴속 작은 상자 안에 깊숙이 숨겨두고 그 우울함, 초조함은 철저히 숨겨, 겉으로는 언제나 즐거운 낙천주의자로 가장하고, 해학적이고 유머러스한 괴짜로 차츰 나 자신을 완성시켜 갔습니다.-19쪽

(인간실격)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믿을 수 없지만, 그러면서도 어느 쪽도 어떤 상처도 남기지 않아, 겉으로는 전혀 표가 나지 않고, 서로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듯한, 기막히게 완벽한, 그야말로 결백하고, 명랑한 불신의 사례들이 인간 생활에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합니다.-26쪽

(사양) 처음 드린 편지에 제 가슴속 무지개에 대해 썼는데, 그 무지개는 개똥벌레의 빛 같은, 또는 별빛 같은, 그런 고상한 아름다움을 가진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아련하고 먼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괴로워하지 않고 점차 당신을 잊을 수 있었겠지요. 제 가슴속 무지개는 불꽃이 이는 다리입니다. 가슴이 타들어가는 상념입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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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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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중요한 것들
에미, 내가 정리 좀 해볼게요.
1) 당신이 나에게 갖는 의미는 적어도 내가 당신에게 갖는 의미만큼 중요해요.
2) 당신이 나에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나 또한 당신에게 가능한 한 많이 중요한 게 나한테는 아주 중요해요.
3) 당신이 나에게 그토록 중요하지 않다면 내가 당신에게 중요하건 말건 상관없었을 거예요.
4) 하지만 그게 절대로 상관없지 않다는 건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상관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당신이 나에게 중요하다는 뜻이에요.
5) 당신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면 왜 내가 당신에게 갖는 의미를 잃고 싶어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6) 최종 결론 1 : 당신은 당신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몰랐던 게 분명해요.
7) 최종 결론 2 : 이제는 알겠지요.
8) 피곤해요. 굿나잇.-46쪽

당신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요? 그건 때에 따라 달라요. 나는 주로 당신을 머릿속에 품고 다녀요. 가끔은 그 아랫부분에 품고 다니기도 하고요.
당신이 나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냐고요, 레오? 쓸데없는 질문이로군요. 당신이 나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 없어요. 이미 어떤 존재로 자리 잡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되느냐고요? 지금까지처럼 그렇게 되겠지요.
우리 관계가 계속되어야 하냐고요? 물론이에요.
계속된다면 종착역은 어디냐고요? 그건 모르죠. 그냥 계속되기만 하면 돼요. 당신은 당신 삶을 살고, 나는 내 삶을 살아요. 그리고 나머지를 우리가 같이 살아요.-114쪽

에미, 당신이 이렇게 신파조로 이별의 카운트다운을 하는 게 신경쓰일 뿐이에요. 제목 : 열네 밤. 제목 : 열세 밤. 제목 : 열두 밤. 이건 고통으로 가득 찬 ‘제목 페티시즘’이고, 고도의 ‘제목 마조히즘’이에요. 왜 이래요? 그냥 상황 자체만으로도 힘든데, 왜 이렇게 해서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들죠?-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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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5월
절판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9쪽

그러나 정직하게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정직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정확한 언어는 어둠 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린다.-10쪽

"어두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어두운 꿈만 꾸지. 더욱 어두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꿈조차 꾸지 않는단다."-13쪽

바다를 보고 있으면 사람이 만나고 싶어지고, 사람을 만나고 있으면 바다가 보고 싶어져.-36쪽

"네가 어떻게 느끼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야. 최소한 내가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말았어야 했어."-70쪽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 나는 마음속의 생각을 절반만 입 밖으로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유는 잊어버렸지만 나는 몇 년 동안 그 결심을 실행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이 생각한 것을 절반밖에 얘기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린 사실을 발견했다.-106쪽

거짓말을 하는 건 몹시 불쾌한 일이다. 거짓말과 침묵은 현대의 인간 사회에 만연해 있는 거대한 두 가지 죄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자주 거짓말을 하고, 자주 입을 다물어버린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1년 내내 쉴 새 없이 지껄여대면서 그것도 진실만 말한다면, 진실의 가치는 없어져버릴지도 모른다.-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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