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사개론 - 제2판
민석홍 지음 / 삼영사 / 200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하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책 중이 하나다. 서양사 개설서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책이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쉽지는 않다. 왜? 어렵게 설명해 놓았으니까(ㅡㅡ;;;)

근래에는 워낙 쉽고 재밌게 쓴 책들이 많아서인지,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들여다 보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소싯적 대학생 시절에는 그저 다 바이블처럼 여겨졌는데, 지금 들여다 보니 저자의 친미반공정신에 투철한 서술 방식은 너무 도가 지나쳐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이를 테면 미국에 대해 묘사하는 것은 무조건 좋게, 그러나 동유럽이나 소련권에 대해서 설명할 때에는 무조건 삐딱선이다. 아마 이 책이 처음 나왔을 시절의 사회 분위기로서는 그게 지당한 말씀이었겠지만 지금이야 어디 그런가.

그러니 미국에 대해 기존 시각이 나쁘게 표현되는 것이 있으면 너무 가혹한 표현이라고 두둔까지 하는데 어이없을 지경이었다.

통사이기 때문에 깊이있게 파고드는 것은 없지만, 넓게 일반화된 내용들을 주로 정리해준 편이다. 정치사 중심이기는 하지만 경제 사회사 문화사 부분을 조금씩 설명을 곁들였기 때문에 전혀 알 길이 없는 여러 내용들도 접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다만, 이 책이 출간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재판이 계속 되었지만 내용의 첨삭은 그닥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95년 기준의 유럽연합이라던가 신유고 연방 등, 지금과는 많이 달라진 내용들이 눈에 띈다.  저자가 좀 더 부지런을 떨어야 서양사 개설 서의 바이블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개인적인 생각에 다른 책들 중에서도 좋은 내용이 많은데 유독 왜 이 책만 이리 많이 쓰여지는 지 모르겠다.  저자가 서울대 교수라서???(ㅡ.ㅡ;;;)

아무튼, 내가 많이 삐딱하게 보는 감도 있지만, 기존 사학 계의 관행과 서열 우선주의 등이 이 책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읽는 내내 달갑지가 않았다.(그럼에도 읽고 있다는 사실이 더 맘에 안 든다...;;;;;)

오랜만에 통사를 읽어보아서 뿌듯하기는 한데, 아주 시원한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의 후배들은 아직도 이 책으로 열심히 공부를 할 테지...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01-16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