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5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4월호를 너무 늦게 읽어서 5월호는 한참 밀렸고,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서 6,7월호는 사지 않았다.

그러다가 8월호 표지가 박은태여서 구매했고, 어제 8월호를 읽고 오늘 5월호를 읽었다. 하하핫, 여전히 무안하다...;;;;


배우 류정한이 프로듀서로 데뷔한다는 기사는 몇 달 전에 보았는데, 5월호 잡지로 다시 확인했다. 프랭크 와일드혼과 손잡는다니 더 기대가 된다. '데블스 애드버킷'을 내년 겨울 개막 목표로 삼았다는데 3년 전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된 바 있다고 나온다. 3년 전이라고라??? 알파치노랑 키아누 리브스 나오는 그 영화 아니던가??? 그거 한참 오래 됐는데 이상이상.... 


해외 소식에선 애니메이션 '아나스타샤'의 뮤지컬 제작을 알려왔다. 오, 애니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서 기대가 된다.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를 배경으로 어떤 미술적 쾌감도 줄까 역시 기대가 됨. 하지만, 영화처럼 아나스타샤가 살아 있는 것처럼 표현되는 건 우려가 된다. 역사적 사실과 정확히 배치되므로. 호기심은 동하지만 아닌 건 아님.


배우들의 버킷 리스트에서 김금나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해마다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 이런 식의 마음을 곧잘 먹게 된다. 십년 단위로 같은 곳을 여행한다든지, 십년 단위로 같은 책을 다시 읽어본다든지... 근데 그게 참 쉽지 않더라. 2004년도에 연금술사를 아주 재밌게 읽어서 십년 뒤에 다시 읽어볼 생각을 했는데 십년 뒤에 그 책을 팔았던 게 떠오르...;;;;


그나저나 중간에 광고 페이지가 있었는데 굵은 제목으로 '굶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고 적혀 있었다. 광고는 '배달의 민족'에서 냈다. 아, 빵 터졌다! ㅋㅋㅋ


해외 탐방 코너에서는 루이스 초이가 파리넬리의 발자취를 따라서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순서였는데, 오스트리아의 쇤브룬 궁전에 눈길이 갔다. 1441개의 방이 있으며 실내는 로코코 양식. 마리아 테레지아의 통치 시절 여섯 살의 모차르트가 피아노 연주를 했다고! 근래에 나를 가장 왈랑거리게 한 작품이 모차르트여서 더 눈길이 갔음을 인정한다!


호프부르크 궁전에는 19세기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 엘리자베트 황후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고, 궁전 안에 자리한 부르크카펠레 성당의 성가대는 무려 빈 소년 합창단이라고! 오호!!


이번 호의 뮤지컬계 이야기는 대역배우의 세계다. 출연 회차가 보장되는 얼터네이트, 평소에는 앙상블 등의 다른 배역을 연기하다가 주연 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할 때에 투입되는 언더스터디, 평상시에는 공연에 출연하지 않지만 다른 배우와 똑같이 출근해서 공연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스탠바이, 앙상블 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할 때에 대신 투입되는 스윙의 개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대역 배우로 투입되었다가 제대로 포텐 터진 배우들이 소개되었는데 단연코 눈에 띄는 인물은 홍광호다. 2006년 미스사이공 국내 초연 때 주연 크리스와 조연 투이의 언더스터디였다고 한다. 당시 크리스 역의 마이클 리 대신 무대에 올라 실력을 보여주었다고. 놀랍게도 그는 2014년 미스사이공 25주년 리바이벌 공연의 투이 역을 맡아 무려 '웨스트엔드'에 진출하기까지 했다. 홍광호의 실력은 워낙 탁월하니까 끄덕끄덕 했는데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마이클 리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한 게 10년이 넘었단 말인가! 


지난 7월이었나... 6월이었나... 애드가 앨런 포우를 보고 왔다. 마이클 리 주연이었는데, 이전에는 송스루로 보았기 때문에 괜찮았는데, 대사와 노래가 구분되는 작품으로 보니 그의 한국말 대사가 너무 걸려서 몰입할 수가 없었다. 나로부터 마이클 리를 아웃시킨 작품이었는데 무려 십년이라니... 안습이다.ㅜ.ㅜ


지금은 배우로 더 활약하고 있는 주원이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김무열의 언더스터디로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오호, 난 김무열 걸로 봐서 주원을 무대에서 만나지 못했는데 몹시 궁금하다. 노래 잘 한다는 소문은 들었다.


국내의 경우 앙상블을 하다가 조연을 맡기 시작하면, 다시 앙상블을 안 한다고 금을 그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앙상블에 대한 대우가 현저히 나아져야겠지만... 


라이프 그래프 코너 주인공은 고영빈이다. 자신의 입지를 다져준 작품을 '바람의 나라'라고 손꼽아줘서 내가 다 고마웠다. 그가 지적한대로, 이 작품 속 무휼은 노래도 거의 없고 대사도 그닥 없다. 정말 '존재'만으로 연기를 하는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그걸 잘 해내서 그가 아닌 다른 무휼을 상상하기 어렵다. 꽤 좋아했던 배우인데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가 슬럼프를 겪고 미국에서 지내다가 뒤늦게 돌아왔음을 오늘 알았다. 얼마 전에 '마마, 돈 크라이'에서 그와 다시 만났는데 다시금 애정이 되살아나서 참 반가웠다. 무대를 떠나기엔 너무 아까운 사람이죠!


정수연 교수의 리뷰도 반갑다. '마타하리'를 내가 몇 월 달에 보았던가.... 5월인가, 4월인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류정한이 출연했지만 별로였던 기억만 남는다. 꽤 공을 들였고, 스탭도 훌륭했지만, 귀를 감는 노래가 부족했고, 내용 역시 소재의 흥미로움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지 않았다. 정수연 교수는 여자주인공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 


여자주인공은 능동적이기는 고사하고 순정이라는 이름으로 치장한 수동형 인간이 되어버리고 만다. 마타 하리만이 아니다. 카르멘도 그랬고 마리 앙트와네트도 그랬다. 제목에 자기 이름을 내건 뮤지컬의 여주인공들이 치명적인 매력을 발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기껏해야 절대 미모와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정도랄까. 도발적인 면모 뒤에는 언제나 새하얀 순정이 숨어 있으니 여성 캐릭터를 향한 상상력은 항상 이 근처에서 돌고 돌았더랬다. 


절대 공감한다. 그래서 그 세 작품을 모두 보았는데 모두 별로였다. 여자 주인공이 매력적이었던 작품은 일단 레베카가 떠오른다. 댄버스 부인과 '나' 모두 대단한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비록 제목의 '레베카'는 등장하지 않지만. 뮤지컬 관객이 여성이 대부분이고,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남자 주인공의 매력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지만 괜찮은 여주인공을 꼭 좀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어도 여주인공을 메인으로 내세웠다면 더더욱!


정 교수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시장의 가능성을 얻으려면 작품의 완성도에 매진할지니. 작품성이 목적이요 시장성은 결과가 되어야 하건만 이게 뒤바뀌면 작품도 관객도 민망해진다. 부디 건승.


미투, 미투!


평론가 원종원은 뉴시즈의 리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디즈니가 만들면 인어공주도 되살아나고, 아이다도 윤회를 통해 라다메스와 다시 만난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조가 분명해 작품의 주제 의식이 선명해지기도 하지만, 다분히 도식적이고 예측 가능한 결말은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악재로도 작용한다.


이 부분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내가 며칠 전부터 에뷔오네를 다시 읽고 있기 때문이다. '준거집단'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 인어왕이 주인공인 에뷔오네를 잠시 언급하려고 한 거였는데, 한번 더 읽고 팔 생각이었던 이 작품을 팔지 않기로 결심했다. 팔기엔 아깝다. 소장해야 마땅한 작품이다. 책 꽂을 데가 없어서 잠시 내치려고 했는데 급 미안해졌다. 우리 같이 살자꾸나!


프리뷰 코너에서는 쥬크박스 뮤지컬 '별이 빛나는 밤에'가 눈길을 끌었다. 이문세가 진행하던 시절의 별밤 시그널을 참 좋아했다. 그 노래가 울려퍼지던 그 밤의 창밖에 어른거리던 나뭇가지도 선명히 떠오른다. 그 시절 인기를 끌었던 명곡들은 또 어떻던가. 이건 그야말로 내가 꼭 봐야 하는 뮤지컬인데, 5월에 이미 끝난 작품이다. 5월 호를 이제사 읽었으니 도리가 없...;;;;


남남북녀의 사랑 이야기 '달콤한 거짓말'도 눈길이 갔다. 새터민을 다룬 공연이나 영화가 대부분 북한의 인권이나 정치 문제를 주목하며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곤 했는데, 이 작품은 남녀 사이의 사랑을 내세우며 밝고 통통튀는 매력을 전한다고. 내가 가네시로 카즈키를 좋아했던 이유와 통한다. 하지만 이 작품도 이미 끝난지 오래. 


이래서 숙제 밀리면 안 된다.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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