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이 God Child 6 - 백작 카인 시리즈 5
유키 카오리 지음, 주진언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스포일러 주의!)


'유다의 키스'라는 부제가 마음에 든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였던 유다, 바로 그 유다의 키스가 신호가 되어 예수는 그를 심판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버려졌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고 말았다. 백작 카인에게는 누가 유다가 될 수 있을까? 두말할 필요도 없이 리프다. 그를 배신했을 때 그가 가장 괴로울 수밖에 없는 사나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인물. 그랬기 때문에 아끼고 아껴 두었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꺼내들 히든 카드가 바로 리프다!


리프는 어린 시절 카인에게 구세주였다. 아버지의 학대 속에서도 그것이 사랑인 거라며 스스로를 세뇌하며 버텨야 했던 어린 소년이 알에서 깨어난 눈을 떴을 때 곁에 있어주었던 인물이었다. '집사'라는 역할 속에서 카인의 손과 발이 되어주기도 했지만, 그에 앞서 절대 신뢰할 수 있는 '인격체'라는 것이 더 큰 의미였을 것이다. 그의 앞에서는 나약해질 수 있고,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도 감추지 않아도 되었고, 자신이 실은 외롭고 고독한 소년이라는 것을,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고, 가족의 사랑을 원했던 평범한 인물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상대였다. 카인이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어린 여동생과는 입장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바로 그 리프가 카인을 배신했다. 이것이 아버지가 남겨놓은 마지막 저주였다. 카인이 받았을 충격과 상처는 대단한 것이었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조금만 여지를 주어도 이게 현실이 아닐 거라고 부정하고 싶은 그 마음이 안타까웠다. 충분히 이해도 되었고... 


유키 카오리 작가는 대단히 탐미적이고, 위태위태한 캐릭터들을 만들어 놓고, 그 인물들을 또 다시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갔다. 대단히 고약한 취향의 작가다. 그러나 그랬기 때문에 또 엄청나게 자극적이고, 독하게 독자를 사로잡는다. 이 작품을 손에서 떠나보내는 것이 힘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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