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6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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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는 사람을 무척 부러워했다. 특히나 그가 내가 아는 사람이라면 그 부러움은 가파른 질투를 동반해서 늘 모차르트를 바라보는 살리에르의 심정이 되고는 했다. 둘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서는 좀 덜해졌지만, 여전히 잘 짜여진 그의 글을 볼 때면 부럽고 부러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을 또 아주 부러워한다. 악기 잘 다루는 사람도 부럽지만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갑이라고 여긴다. 그렇지만 내가 워낙 노래를 못하는 사람이니 여기엔 선망의 감정이 대부분이다. 만약 내가 음악에 조금이라도 재능이 있고, 재주가 있다면 그 감정은 역시 살리에르를 닮아갔을 것이다.

 

여기 이곳, 노다메의 학교에서도 그런 학생들이 있다. 치아키처럼 외모 되고, 집안 되고, 무엇보다도 음악으로도 탑인 사람이 있다면.... 아아, 여자라면 사랑에 빠지고 남자라면 배가 아플 것이다. 치아키 뿐아니라 노다메도 그렇다. 노다메는 정말 빼어난 재능을 갖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그 재능의 값어치를 크게 매기지를 않는다. 음악으로 더 크게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대학을 마치면 유치원 교사를 하고 싶다고 하니, 그녀의 음악을 아끼는 사람으로서는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치아키가 제일 그랬다. 재능도 빼어나고, 또 남의 재능도 알아볼 줄 알고, 얼마든지 집안의 지원도 가능한 입장이지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비행기와 배를 탈 수 없다는 거다. 대륙이라면 모를까. 섬나라 일본에서 살고 있는 치아키는 아무리 애를 써도 유럽으로 날아갈 수가 없다. 일본 안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라며 자위해 보지만 마음이 무너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니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자신과 달리 '안 가는' 노다메가 답답한 것은 당연한 일! 물론, 두 사람 모두 결국엔 유럽행 비행기를 타지만 아직은 요원한 일이다.

 

그리고 치아키는 이곳에서 새로이 오케스트라를 만들기로 했다. 뜻있는 학생들이 모여서 합류하게 되었는데, 바이올린에 새롭게 올인하게 된 미네 역시 A오케스트라에 들어가는 실력을 입증해 보이면서 이곳에 합류할 수 있게 되었다. 서로가 건강한 라이벌이 되면서 함께 성장해가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팀파니 연주자 마스미의 졸업 시험도 극적이었다. 연주 당일에 반주자가 급성맹장염으로 병원에 실려 갔고, 급하게 반주자를 구하는 게 어려웠다. 곡도 생소하고 난이도도 있어서 연주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럴 때에 치아키의 매력이 더 커진다. 아무도 모르던 곡을 혼자 들어보았고, 학내 탑인 실력을 바탕으로 한 시간 맞춰보고 바로 연주회를 치렀다. 마스미도 투혼을 실어 연주를 해냈고, 그렇게 치아키의 새 오케스트라에 합류할 수 있게 되었다. 맹목적 치아키 사랑에 나름의 열매를 맺었달까.

 

치아키의 외갓댁에서 있었던 노다메의 피아노 연주와 치아키의 바이올린 협주도 아름다웠다. 불과 5년 전에는 그렇게 가족 음악회를 여는 것이 생소하지 않았던 집안이라니, 역시 부럽고 부럽다. 이 얼마나 근사한 풍경인가. 하다 못해 멜로디언과 캐스터넷츠라도 동원해서 가족 음악회를 열 수 있다면 좋겠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조카들을 동원해서 그렇게 미니 음악회를 연다면 좋겠다. 세현군이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말이다. 중학생 되면 시켜도 안 할 테니...;;;;;

 

여하튼, 이 책은 세현군도 읽힐 생각이다. 근데 이 녀석이 게임은 즐기면서 만화책에 별로 흥미를 못 갖네. 메이플시리즈가 아니어서 그런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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