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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은 왜 비너스를 눕혔을까? - 우리가 ‘여신’ 칭송을 멈춰야 하는 이유
이충열 지음 / 한뼘책방 / 2019년 3월
평점 :
작가가 이 책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쓴 것 같다.
우선 사이즈가 작고, 얇다. 처음 보는 순간 부담없이 첫장을 넘길 수 있다.
다음으로 나름대로 법칙을 만들어 독자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도하여 계속 책을 읽어야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날리 알려진 그림을 기본으로 하여 작가가 하고자하는 말이 특수한 상황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주장한다.
이런 의도로 인해 책 내용의 전문성 또는 깊이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한 번 읽어 봄직한 책이다.
젠더문제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계급문제보다 더 격한 상대방(혹은 적)을 가지고 대립하는 문제다.
하나마나한 말일 수도 있지만, 결국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이해일테니, 이 책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기에 한번 읽어 봄직하다 하겠다.
이 책을 읽기전에 시작부분이 아니라 마지막에 쓰여있는 작가의 말을 보고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현대미술을 하는 여성작가는 이런 관점으로 볼 수 있구나, 생각하며 여러분도 저에게 비판적인 거리를 두고 이 책의 내용에서 설득력 있는 것, 동의할 수 있는 것,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여 받아들이셨으면 좋셌습니다. 그 어떤 것도 절대적인 것은 없으니까요.˝ P.187. 작가의 말
이와 같이 종교적 체험인 엑스터시를 재현할 때 성별에 따라 성인의 표정과 포즈 등이 다르게 표현된다는 것을 살펴봤습니다. 여성 성인, 즉 성녀의 엑스터시는 타인을 필요로 하고, 타인에게 의존적인 포즈를 하며, 성적인 반응으로 해석되거나 성적인 행동을 상상할 수 있는 요소들로 재현됩니다. 이와 달리 남성 성인의 엑스터시는 영적인 체험을 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재현됩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P.49
- Ecstasy of Saint Teresa
(성 테레사의 황홀경)
- St. Francis in Ecstasy
(법열에 빠진 성 프란체스코)
˝한 이미지는 X라는 사람이 Y라는 대상을 어떻게 보았는지에 대한 기록이 된다:고 했던 존 버거의 말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P.59
역사를 객관적으로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고 여겨온 그림은 단지 뱍린이고, 시스젠더 남성면서 이성애자이고, 비장애인 비청소년으로서 사교에도 능해서 권력자들을 가까이 둘 수 있었던 일부 기득권층의 욕망과 시선의 재현물입니다. P.95
이런 그림들을 보면 시대나 양식, 등장인물의 신분이나 성격, 상황 등은 다양하지만 차이보다는 유사점이 더 두드러집니다. 어떤 작품에서나 여성은 그림 밖의 남성 감상자/소유자를 위한 대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