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해줄게

행복하게 해줄게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5월

이 작품은 실제 사건인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라고 임신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 들어가던 화물차 기사가 뺑소니 사고로 숨진 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작품이라고 했다.

소재원 작가님의 작품들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작품들도 많은데, < 소원 >, < 터널 >, < 나는 텐프로 였다 >(영화 비스티보이즈), 그리고 주말드라마로 인기 있었던 원작 작품 <이별이 떠났다 >등이 있다. 사실 이중에 드라마나 영화로 만난 작품은 없었다. 그리고 사실 책으로도 < 터널 >만 만나봤었다. 동명의 제목으로 나온 영화가 워낙 유명했던 터라 뒤늦게 책 또한 유명세를 타고 있었고, 그때 나도 궁금해서 책을 만나게 되었었다. 사실은 예고편에서 봤던 코믹한(?) 부분의 장면들로 인하여 그저 조금은 가벼운 영화라고 생각했었던 터라서 책도 그저 무너진 터널에 갇힌 상황에 놓이게 되지만, 잘 극복해내고, 웃음과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가 책을 보면서 책이 주는 많은 울림과 생각들이 많이 하게 된 작품으로 < 터널 >이란 작품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는 책과 다른 결말이라고 하여 보지 않았었다. < 터널 >을 읽으면서도 많은 생각과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어 읽는 동안 많이 힘들게 했었는데, 이번 신작인 < 행복하게 해줄게 > 역시 그러했다.

실제 사건인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라고 불리는 그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본래 다니던 직장에선 임금이 나오지 않아 몇 달치를 떼이고 있는 상황이고, 그로 인해 생활을 되지 않아 대리기사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한 차례 뺑소니 사건을 당하여 몸이 상했지만, 몸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일을 하고, 그날따라 좋은 손님을 만나 팁까지 받고, 임신한 아내가 먹고 싶어 하는 매운 족발을 사줄 마음에 달려가던 그는 또 다시 뺑소니 사고를 당하고 만다. 하지만, 이번엔 좀 심각했다. 그렇지 않아도 넉넉하지 않은 생활. 게다가 곧 출산이 임박한 아내까지.... 하루하루를 소중히, 열심히.. 그리고 힘들게 살아가는 가족에게 너무나도 감당해내기 힘든 일들만 벌어진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행복하게 해줄게’라고 말했던 가장.... 내내 읽으면서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바라보는 행복과 나의 행복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느끼고 있는 삶의 태도나 모습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다.

< 터널 >을 읽으면서도 매 문장들이 가슴에 박히는 문장들이 많아서 필사를 했던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 행복하게 해줄게 >도 마찬가지였다. 문장마다 어찌나 콕콕 박히고, 행복에 대하여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던지.... 이번에도 책을 펴두고 여러 문장들의 필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도 얼른 만나봐야지 싶다. < 터널 >을 읽으면서도 작가님에게 반하여 다른 작품을 만나겠다고 했지만, 이래저래 미뤄졌었는데, 이번엔 꼭 하나하나씩 찾아 만나봐야겠다.

후회병동( 後悔病棟)

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인생에서 되돌리고 싶은 순간...?

내가 그때로 되돌아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지금 하고있는 후회를 덜 수 있을까?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곧 죽을 날을 앞두고 있다. 살면서도 수없이 뒤를 돌아보며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게 되지만,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그 후회는 더 짙을 것이다. 이렇게 젊은 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진즉에 해볼 것은 다 해 볼 것을..... 소중한 사람들을 더 잘 챙길 것을.... 그때 그러지 말 것을.....

이 소설은 판타스틱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솜씨가 나쁘진 않지만, 그다지 소통하는 능력이 별로 없는 의사 루미코는 우연히 길에 떨어진 청진기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다른 의시가 떨어뜨렸나? 싶어 너스스테이션에 가져다 주지만, 주인을 찾지 못해 루미코에게 다시 돌아왔다. 루미코는 그 청진기로 불편하기만한 환자 사토코를 진찰하게 되는데... 놀라운 현상이 일어난다. 사토코의 마음속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토코가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루미코의 머릿속에도 그려졌다. 그렇게 루미코의 청진기를 통해 묘한 능력이 시작된다. 그렇게 도통 환자와 소통하지 못했던 사토코를 시작해 환자들의 고민과 후회들을 함께 나누고 과거의 시간으로 그때와 다른 또 다른 선택의 시간을 가지고 그 선택이 가져오는 순간을 쌓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가키야 미우 작가님의 작품은 이번까지해서 3편째인데, 점점 좋아지는 기분이다. 처음 <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를 읽었을 때도, 뭔가 어수선한 마음이 정리되는 기분이랄까? 내 마음이 어수선한 기분을... 실제로 물건들을 잘 정리하지 못하는 습관 또한 어디서 존재하는지 느끼고 있었고, 과감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 그 책도 무척 좋았고, 얼마전에 읽었던 < 40세, 미혼출산 >도 읽으면서 직장인 여성으로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아 읽으면서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 < 후회 병동 > 역시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쌓아두고 있는 후회의 순간들... 그때라면 나는 다른 선택을 했을거라며 그리고 지금과 달랐을 거라는 후회를 가지고 있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각 인물들과 같은 후회는 아니지만, 그래도 각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들이나 소중한 사람에 대해 느끼게 되는 점들이 많았던 것 같다. 작가님은 어쩌면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쓰고 있어 읽기도 편하고, 그저 소설 한편을 읽을 뿐인데도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점들도 많은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 가볍게 쭉 읽어나가는 소설한편에 가만히 뭔가 마음에 따뜻한 기운과 함께 생각하고, 뭔가 남게 하는 것 같다.

동화같은 느낌도 들기도 하고, 쉬이 읽혀나가면서 뭔가 남기는 좋은 작품이었던 듯 하다.

선택했던 가키야 미우 작가님의 작품은 모두 성공적이어서 작가님의 책이라면 무조건 만나보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And the Ocean Was Our Sky)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ㅣ 아르볼 N클래식
패트릭 네스 지음, 로비나 카이 그림, 김지연 옮김 / 아르볼 / 2019년 5월

< 모비 딕 > 작가이신 허먼 멜빌의 탄생 200주년 맞아 쓰여진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는 < 모비 딕 >이 인간의 입장에서 고래를 사냥하는 이야기였다면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는 < 모비 딕 >과 반대인 고래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야기이다.

전에 도전했지만 완역판을 샀다가 700페이지가 넘고, 아직 고전 문학을 쉽게 접하고, 읽어내는 편이 아니었던지 < 모비 딕 >을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다. 그렇게 지나간 후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를 만나게 되었다. 책의 크기는 가지고 있는 < 모비 딕 >과 비슷한 사이즈이지만, 페이지는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으며, 굉장히 멋진 삽화까지 함께 있어서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는 쉽게 빨리 읽어 낼 수 있었다. 사실 < 모비 딕 >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던 터라 그냥 < 모비 딕 >을 배제하고, 나는 그냥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를 읽은 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작살이 녹이 슨 채로 알렉산드라의 머리에 그대로 꽂혀 있다. 그녀는 자신에게 작살을 던진 토비 웍에게 복수하려 쫒는다. 선장, 항해사 등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앞부분에서 읽을 때는(적응하기까지는) 고래인지.. 사람인지 싶다. 그리고 고래의 입장에서의 사냥, 인간을 쫓고, 사냥한다는 표현이 매우 특이했다. 아마도 선장과 항해사로 표현한 건 < 모비 딕 >의 관점을 고래의 관점으로 돌려 이야기를 쓴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조금은 쉽게 살포시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를 접하게 된 계기로 < 모비 딕 >을 접하게(?)되면서 다시 < 모비 딕 >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고래와 사람의 사투, 그리고 품고 있는 이야기들에 대해 매우 궁금하여져 전에 채 다 읽어내지 못한 < 모비 딕 >을 다시 읽어 보고자 한다. 기억상 잘 읽히는 편은 아니었던 듯하지만,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로 < 모비 딕 >을 간접적으로 접해봤으니 이번엔 천천히 집중해서 < 모비 딕 >을 꼭 완독해보고 싶어졌다.

그림책이고, 분류가 아마도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고, 성인이 읽기에도 충분히 좋고, < 모비 딕 >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읽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분명이 원작인 < 모비 딕 >은 더 훌륭할 거란 생각도 들고, < 모비 딕 >을 다 읽고나면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를 다시 읽으며 어떻게 < 모비 딕 >의 내용을 차용하여 사용 한 것인지... 그리고 고래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사냥.. 전투들이 < 모비 딕 >에서 유명한 인간과 고래의 전투신 또한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 책을 읽고나니 궁금해져 < 모비 딕>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 두 책을 비교해보며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꼭 이번엔 < 모비 딕 >도 완독하고,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읽지 않고 <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를 읽었을 때와 읽고 나서 두 작품을 비교하여 읽어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일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별사탕 내리는 밤(金米糖の降るところ)

별사탕 내리는 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월

< 별사탕 내리는 밤 >이라는 예쁜 제목과 일본의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별사탕을 묻으면 일본의 밤하늘에서 별이 된다고 생각했던 자매의 이야기. 참으로 순수하고 예쁜 상상력이라고 생각하며 예쁜 로맨스 소설이려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 소개글은 꽤 충격적이었다. 자매끼리 연인을 공유하다니?!! 정말 어린 시절 사와코와 미카엘라 자매는 너무나도 나빴다. 대체 왜 이런 짓을? 이라며 묘하게 궁금했다.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니 설레기도 하였고~!!

어린 시절 아르헨티나에서 자란 연인을 공유하던 자매는 서로의 연인들을 함께 공유하기로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다쓰야를 만나게 되면서 사와코는 미카엘라에게 다쓰야를 공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사와코는 다쓰야와 결혼을 하면서 서로를 정말 사랑하는 부부로 살아가고 있다. 헌데, 다쓰야 역시 사와코가 아니면 안될정도로 사랑하고 있지만, 그에게는 깊지 않은 여자친구들(?)이 있고, 잠자리를 갖는다. 읽으면서 이건 어떤 느낌일까? 싶기도 하고... 그러고보면 작가니의 작품이 대체로 열렬히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한사람과만 관계를 갖지 않는 오묘한 관계인 이해가 안가는 느낌의 작품이구나 싶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혀 이해가지 않은 상황은 아니지 않을까 싶기도 한... 애매모호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사와코이 동생 미카엘라는 여러 남자와 관계를 맺다보니 딸의 아버지를 특정 짓지 못한다. 임신을 하고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간 미카엘라는 딸 아젤란과 함께 살고 있다. 딸을 소중히 여기고, 순수하고, 착한 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딸은 미카엘라의 상사와 사귀고 있다. 그러니까 그 상사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유부남으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

사람은 한 사람만 사랑하면서 살 순 없는 걸까?

아니 한 사람만 열렬히 사랑할 수 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필요한 걸까?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면 항상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같다.

읽다보면 작가님이 이야기하는 사랑방식들이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것 같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이걸 이해 할 수 없다고도 생각 할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랑하니까 이러한거고, 사랑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리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 인 것 같기도 하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다쓰야의 생각엔 동조할 수 없지만.... -_-;;)

자매끼리 연인을 공유했던 건 ‘남자 따위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다.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는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아무리 유혹해도 꺾이지 않는, 오직 나만을 사랑해 줄 남자를.(p.61)’라고 말하고 있기에 이해 할 수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자매가 아무리 흔들고, 유혹해도 흔들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흔들리지 않고, 오직 나에게 단 한사람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자매들도 단 한사람만을 사랑하고, 던졌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일방적인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두 자매가 단 한 사람만 사랑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구나 싶기도 하고.....

독자로 하여금 혼란에 빠뜨리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했던가?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은 나를 번번히 혼란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해 할 수 없는 것 같은 작품속의 인물과 사랑 이야기들.

하지만, 어쩌면 그들이 정말 사랑하고 있고,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음을... 그들의 사랑이 절실한 마음으로 이루어 지기를 바라면서도 바라지 않는.. 그러면 안될 것 같기도 하고, 인물들이 나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쩌면 그럴 수 밖에 없는.. 막 이런 한 생각들을 머릿속을 복잡하게 오가며 항상 책을 읽게하는 작가님인 것 같다.

그러하기에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작품들은 대체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하기도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고....

나는 때때로 싫었다가.. 때때로.... 무척 좋았다가.....

작품마다 그때그때 다른 기분....

이야기 하나속에서도 나를 혼란에 빠뜨리지만, 작품들도 좋은 쪽과 나쁜 쪽을 구분 짓지 못하게 혼란에 빠뜨리는 작가님.... 좋아하는 작가님으로 두기에도...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는 오묘한.... 언제나 시험에 들게 하시는 작가님.....

그러하다보니 나는 또 작품이 나올게 되면 찾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가도 이야기지만, 작가님의 문체와 표현 방식이 수려하시고, 이야기속 인물들이 사랑하는 이를 향한 절절한 마음들을 잘 표현해내시기에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작품들을 도통 싫어할 수 없을 것 같다.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다음 작품도 기다려 보아야겠다.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뉴이어(Joyeux Suicide Et Bonne Annee)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2월

<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이어 >

이 작품은 올해 영화로도 개봉될 예정이라고 한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것과 독특한(?) 제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 책이 무척 궁금했었다. 더군다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을 만큼 우울한 시간들이 쌓이고 있던지라... 어쩐지 책제목이 멀게 느껴지지 않은 기분도 사실 있기도 했다.

실비의 모습에서 나를 많이 보였다. 그녀의 나이와 비슷하며,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주의에 사람이 없어서 늘 고독하고, 자살을 생각할 때도... 나도 정신과를 가보는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터라 그녀에게서 나를 투영시켜놓고 책을 읽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읽다보니 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실비는 고독하고, 외로운 삶으로 힘들어하고, 주위의 권유로 정신과를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 정신과 의사에게 크리스마스에 자살할 예정이라고 못을 박아둔다. 정신과 의사는 그런 그녀를 굳이 말리지 않는다. 다만, 그녀에게 여태까지 해보지 않은 일들을 주문하기 시작한다. 여자는 의사가 내주는 숙제를 해내며 달라지기 시작한다. 달라지는 실비... 그리고 근육질의 멋진 의사 프랑크. 실비의 우울증도 치료하고, 실비가 점점 기대하듯이 프랑크와 로맨스가 펼쳐지는...?

실비에겐 변화가 일어나지만, 실비의 여전히 자살 계획을 철회할 생각을 하지 않으며, 프랑크와의 로맨스는 과연....????

초반에 읽으면서 뻔한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리~ 뻔한 스토리라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리 없고, 그런 작품을 영화로 만들리 없다.

게다가 나의 단순한 생각이 작가님의 대단한 상상력과 이야기를 판단하다니 참으로 어리석었던 일이다.

좀 우울하고 무겁던 마음이 실비로 인해 같이 웃다가, 멍해지다가, 공감하다가 하면서 책을 읽어나간 것 같다. 그러면서 나도 힘을 얻고, 그녀의 이야기에 다시 생각하게 된다.

좋은 작품이었던 것 같다.

책으로도 꽤 재밌게, 좋게 읽었던 이 작품이락 그러한지 과연 영화로는 어떻게 구현될지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