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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미소
줄리앙 아란다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2월
평점 :
★ 달빛 미소 (Le Sourire du clair de Lune)
★ 프랑스소설, 장편소설
★ 줄리앙 아란다 (Julien Aranda) 저
198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해안 지방인 랑드에서 성장기를 보내는 동안 대서양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왔다.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카나리아 제도를 여행한 그는 스무 살이 되어 처음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으며, 그때부터 단편과 자전적 이야기를 꾸준히 써왔다.
그의 첫 장편소설 < 달빛 미소 (Le Sourire du clair de Lune) >는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아마존의 자회사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KDP)'을 통해 전자책으로 발간됐다. 개인이 직접 출판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에 작품을 선보인 것이다. 독자의 반응은 호평일색이었다. 마침내 아마존이 설립한 출판사(아마존 퍼블리싱)와 정식 계약하고 프랑스에서 먼저 종이책으로도 출간됐는데, 당시 프랑스에서 수많은 KDP로 작품을 발표한 작가 중 아마존 퍼블리싱과 정식 계약한 작가는 단 두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책 < 구름의 단숨함(La Simplicite des nuages) >도 채택되었는데, 이는 줄리앙 아란다의 작품이 대중성과 함께 문학성 또한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 달빛 미소 >가 출간되고 나서 프랑스의 문학비평지 < 리브르 엡도(Livres Hebdo) >는 주목해야 할 신인작가로 줄리앙 아란다를 소개했다.
이후 < 달빛 미소 >는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아마존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프랑스 배우 마티유 다안이 낭독한 오디오북으로도 만들졌다. 현재 저자는 2018년에 출간될 세 번째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 옮긴이 : 이재형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한국 외국어대학교, 강원대학교, 상명여자대학교 강사를 지냈다. 우리에게 생소했던 프랑스 소설의 세계를 소개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많은 작품들을 번역했으며, 현재는 프랑스에 머물면서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 프랑스 유언 >,< 세상의 용도 >,< 눈 이야기 >, < 꼬마 철학자 >, < 나는 걷는다 끝 >, < 하늘의 푸른빛 >, < 부엔 까미노 >, < 어느 하녀의 일기 >, <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 < 꾸빼 씨의 시간 여행 >, < 마르셀의 여름 1,2 >, < 카트린 드 메디치 >, < 장미와 에델바이스 >,< 이중설계 >, < 시티 오브 조이 >, < 사막의 정원사 무싸 >,< 조르주 바타유의 눈 이야기 >, < 레이스 뜨는 여자 >, < 정원으로 가는 길 >, < 프로이트 : 그의 생애와 사상 >, < 사회계약론 >, < 법의 정신 >, < 군중심리 >, < 패자의 기억 >, < 최후의 성 말빌 >, < 세월의 거품 >, < 밤의 노예 >, < 지구는 우리의 조국 >, < 마법의 백과사전 >, < 신혼여행 >, < 어느 나무의 일기 >등이 있다.
"길을 잃어야만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다네."
삶은 이렇게 우연과 선택, 방향전환으로 이루어지는 법이다.
"내가 사랑한다고... 카트린에게 전해줘." 프랑스 브르타뉴의 어느 숲속 빈터에서 점령군이었던 독일군 장교를 만나는 그날, 폴 베르튄의 삶은 요동친다. 고향에 두고 온 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죽음을 맞이한 독일군 장교,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린 폴은 평생에 걸친 모험을 떠난다. 삶은 늘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그를 이끌었지만, 끝내 단 한 번도 희망을 포기한 적 없었던 한 개인의 일생을 보여준다.
├ 책에서 정보 발췌 ┤
“카트린... 카트린....”
나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 말씀하세요.”
그는 꺼져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내가 사랑한다고 ... 카트린에게 전해줘.” (p.92)
4년 동안 프랑스를 지배하여 끔찍한 짓을 저지른 독일군이었지만, 그들도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독일군하면 끔찍한 전범군이라 생각하였으나, 모두가 원해서 그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가가 전쟁중이니 국민으로서 어쩔 수 없이 전쟁이 참여한 그저.. 전쟁중인 나라의 국민이었을 뿐이었다. 전쟁 중에 죽은 아버지를 복수를 하겠다고 전쟁에 참가했지만, 단 한사람도 죽이지 못하고, 그저 사랑하는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였던 독일 장교.
애틋한 사연도 슬펐지만, 전쟁이 끝나고 독일군이 물러나면서 도망치지 못하고, 붙들린 독일군들을 4년 동안 겪은 끔찍한 전쟁의 울분과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은 것에 관한 분노로 독일군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 독일군이 행했던 만행들을 앙갚음하려 달려드는 사람들의 분노는 이해가 갔지만, 안타까웠다. 정작 때려 죽여야 할 사람들은 그 병사들이 아닐 텐데 말이다. 그 병사들도 전쟁을 하고 싶어서... 원래 살인귀여서 그런 전쟁에 참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인공인 폴은 첫눈에 반한 면장의 딸 마틸드에게 반해 독일군이 곳곳에서 총을 겨누며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는 가운데 마틸드가 보고 싶어 그녀의 집으로 가던 길에 마틸드는 보지도 못하고,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그때 우연히 만났던 독일 장교는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에게 맞아 죽어가며 폴에게 진심으로 딸을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폴은 그 말을 꼭 카트린에게 전해 주고자 한다. 어린 그에게 카트린을 찾아 떠날 여력은 없지만, 곧 그 역시 군대를 가게 되면서 그의 또 다른 세계로 발을 들여 놓게 된다. 그가 지켜야 할 맹세, 만나게 되는 사람들, 잃게 되는 사람들, 한 사람의 일생이 그려진다.
이야기는 폴의 삶의 여정을 달의 주기에 비유하였다.
한 사람의 삶을 풀어 쓰고 있으나, 지루해진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의 삶을 응원하고 싶었고, 그의 삶을 따라가며 행복도, 희망도 배워간다.
전자책으로 발간되었다가 독자들의 호평으로 종이책으로 출간이 되었다는데, 책을 읽고 나니 왜 그렇게 독자들이 호평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 사람의 일생을 들여다보면서 배우게 된 것도 많고, 언뜻 지루해보일 것 같은 한 남자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무척 재밌게 쓰여 가독성도 무척 좋았다.
줄리앙 아란다 작가님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번에 ‘달빛 미소’를 무척 재밌게 읽어서 다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안타깝게도 번한된 작품은 ‘달빛 미소’뿐인 듯하다. 2018년도에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신다니 그 작품도 만나보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전 작품인 ‘구름의 단순함’도 번한해주면 좋겠다. 어떤 작품일지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