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일찍 학교에 가서 플라스틱 쓰레기통처럼 교실 뒤편에 앉아 있었다. 아무도 여닫지 않는 사물함처럼 멈춰 있었다. 씨앗이 몽땅 썩어버린 화분처럼 거기 있었다. 사물이 되어버린 나를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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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캔버스에 붓질을 하는 동안, 웨딩드레스를 입은 저 여자들은 무슨 말을 했을까? 난 행복해요. 불행해요. 그저 그래요. 비참해요. 누가 답을 알까. 저 초상화를 보며 오만 가지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그중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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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
이주란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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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마음을 고백하는 일을 좋아하신다는 작가님 말씀에 뭉클해져서, 저도요. 작가님 좋은 글 써주셔서 많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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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내가 아른거리는구나. 아마도 볼 수 없으니까 아른거리는 거겠지. 아른거린다는 건 그런 거지. 볼 수 없다. 서로 거기에 있으니까. 나는 거기에 없고 너는 여기에 없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몸을 움직였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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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무슨 일이든 멀리 내다보지 않으려 한다. 닥쳐오는 대부분의 일들은 멀리 보면 볼수록 거의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 낸다는 태도로 삶을 대했다. 부닥치다 보면 뭐가 되든 만들어지겠지. 삶이란 내던져진 미로에서 살아 나가는 일이고 무작정 걸어야 출구를 찾을 수 있다. 세상일이란 게 원래 데이터나 기댓값을 비웃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거지. 해 보고 안 되면, 그때 옆길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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