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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 인생사 덧없다 ㅣ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9
이영민 지음, 김도연 그림, 황인원 정보글 / 휴이넘 / 2012년 8월
평점 :
결혼초에 아버님이 선물해 주신 글귀랍니다.
그 당시엔 아무 느낌 없이 받아두었던 건데요.
이게 세월이 흐르면서 한해 한해 보는 느낌이 달라지는 거예요.
곧 지나가리라...
행복하고 기쁜 일도 곧 지나가니 너무 교만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슬프고 힘든 일도 곧 지나가니 너무 낙담하지 말라는 뜻으로 새기고 있죠.
아이들 학교에서 종종 가훈을 적어오라고 할 때도 있는데
항상 지극히 평범한 가훈 하나 골라서 내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곧 지나가리라"라는 글귀를 적어내게 되었어요.
초등 아이들에겐 어려우려나요?
그래두 뭐...
아이들도 크면서 깨닫지 않을까요? ^^
오늘 우리집 가훈과 일맥상통할 수도 있는 책을 한 권 만났어요.
구운몽...
아홉 구름의 꿈. 즉 아홉 사람이 꾼 꿈이라는 의미인데요.
부처의 가르침을 닦는 성진이 인간 세상의 부귀영화를
하룻밤 꿈으로 체험하면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책이예요.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의 나의 삶들도
되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이런 고전은 자칫 어려움으로 다가와서
선뜻 손에 잡히지 않을 법도 한데요.
그런데 휴이넘에서 나온 이 구운몽은
들어가기, 고전읽기, 고전 파헤치기
그리고 쉬어가기 페이지를 삽입하여서
고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작가의 생각도 짐작하게 한답니다.
바로 요... 고전 파헤치기에 나온 글귀~
지금 겪고 있는 고통도 한순간이요
지금 누리고 있는 부귀영화도 한 순간이니...
완전 우리집 가훈과 딱~ 들어맞는 글귀아닌가요? ㅋ
아무튼 성진은 태어나 자라면서
누구나 바라는 부귀영화를 얻으며 성공하고
8명이나 되는 부인을 얻어 한평생 행복하게 사는데
결국 인생의 말년이 되어가니
그렇게 성공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렇지만 또 인생무상.
너무 허무주의로 빠지는 건
인생 살아가는 재미도, 의미도 없게 만들어버리니
작가인 김만중이 바라는건 그게 아니었겠지요?
겉으로 드러난 주제는
'부귀영화와 같은 세속적인 욕망의 덧없음'이지만
실제 숨겨진 주제는
'욕망과 집착을 버려야 진정으로 바람직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