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에세이 부문 신간평가단 10기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더 레터
- 나희덕 장석남 지음
두 사람 모두 귀에 익히 들어온 시인이다.
비슷한 연배의 두 사람이 1년 동안 주고 받은 편지글을 모아 책으로 묶었다. 편지라는 매체는 웬지 그 내용을 읽기도 전에 벌써 온기를 느끼게 한다. 두 시인은 30여통의 편지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까. 편지를 주고 받기 전과 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물론 공개적으로 쓴 편지이지만 남의 편지를 몰래 보는 것 같은 기분으로 두근두근.
편지를 쓰고 있을 때, 사람이 진심에 한발자욱 가까와지는 때라고 생각한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필립 던 지음
20년 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지냈다면 벌써 얼마나 많은 이야기 거리가 쌓였을지 짐작이 된다.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 세상 어떤 일보다 흥미가 있다.
잔뜩 장난을 쳐놓고 병주고 약주듯 하는 대사 아닐까? "선생님, 괜찮으세요?" 직접 겪은 선생님이 아니어서 그런지 나는 일단 웃음부터 나오려고 한다.
자신의 일을 아마 무척 사랑하는 선생님일 것이다. 이 책이 선정이 안되면 내가 사서라도 볼 생각!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홍인혜 지음
아, 그녀의 본명이 '홍 인 혜' 였구나.
Luna Park 으로 많이 알려진 저자라서 최소한 성씨가 '박'이 아닐까 했었다.
카피라이터이면서 깜찍한 그림의 일러스트레이터, 글솜씨까지 있는 그녀가 런던으로 훌쩍 떠나 여덟 달을 살고 돌아왔다. 그녀는 과연 런던에서 무엇을 보고 왔을까?
그녀의 지명도에 더해서 깨끗한 표지가 벌써 눈길을 잡아 끈다. London이라는 글자는 참 신기해서 글자 자체가 여러 가지 이미지를 같이 떠올리게 한다. 빅벤과 빨간 이층 버스, 전화 부스, 타워 브릿지, 까만 모자를 쓴 런던 경찰, 지하철 등이 세트로 함께 보이는 것 같다.
제목은 제목대로 의미심장하구나.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라니. 그녀는 글, 그림, 사진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용기'까지 있나보다.
피아노 레슨
-애나 골드워디 지음
피아니스트이고 현재 멜버른에서 대학교수로 있는 저자가 아홉살때부터 시반 선생님으로부터 피아노 레슨을 받은 이야기를 책으로 묶었다. 각 장의 제목이 바하, 모짜르트, 슈베르트...이렇게 음악가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어릴 때 나 역시 피아노 레슨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데 선생님이 바뀔 때 마다 모두 다른 추억을 가지고 있는데 점차 잊혀져 가고 있던 기억들이 이 책을 읽으며 하나 둘씩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어떤 목표에 이르기 위해 밟아가는 '과정'도 훌륭한 이야기 거리가 됨을 알게 해주는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