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남극의 쉐프'를 보며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느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소박한 식탁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각 영화 속 주인공들이 음식을 맛보는 그 순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달되는 자극이란...!

소박한 즐거움을 안겨줬던 영화들의 음식감독 이이지마 나미의 레시피와 음식 이야기라는데 당연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LIFE>를 처음 받고 휙 훑어보니 레시피가 나름 간단해 1년에 두세 번 요리를 할까 말까한 나도 왠지 멋지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재료, 이이지마 나미의 쿠킹 포인트, 만드는 법 순으로 소개하는데 그 가운데 이이지마 나미의 쿠킹 포인트는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푸근함, 정겨움, 넉넉함, 여유로움이 물씬 풍기는 그녀만의 이야기가 있어 여느 레시피책과는 구별되는 매력 만점의 식탁 안내서라고 보면 된다.


몇 가지 음식을 선정하여 후보리스트를 머리속에 그리고 한 가지씩 해보기로 다짐. 그 첫 번째 시도가 바로 '아빠의 나폴리탄 스파게티'였다. 내 경우 피망 1개도 빼고, 삶은 양송이 1캔 대신 생 양송이를 구입하고, 토마토 주스와 케첩인데 케첩 대신 쓰다 남은 토마토 페이스트를 활용했다.   

-정확히 8분을 삶아 체에 건진 뒤 올리브유를 둘러 뒤적여 놓는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 '알단테'를 위해 꼭 타이머로 8분은 지켜준다.)
-토마토 주스와 페이스트를 섞어 졸인다. 
-소시지는 볶다가 마늘을 넣어 또 볶고, 또 다시 양파를 넣고 볶은 다음에 적당히 익었다 싶을 때 나머지 재료를 넣어 또 볶는다. (색감을 위해 피망을 넣는 게 좋을 것 같다. (비교는 안해 봤지만) 있는 재료만으로 해도 맛에는 큰 무리가 없을 듯.)
-버터를 넣고 삶은 면을 볶다가 졸인 토마토 주스와 페이스트, 볶은 재료를 넣고 섞어주면 끝! (중간 중간 맛보면서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파마산 치즈와 타바스코를 팍팍 곁들여 시원한 맥주와 함께 맛보기!
책 속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비쥬얼은 거의 비슷하다고, 실은 내가 만든 게 더 맛나다고 우겨보는 재미까지 누리기! 

 

 

Grace's Homemade Taste 2는 '카모메 식당' 쇼가야키,  
역시나 따라하기 쉬웠다, 쉬워도 맛났다.  관련 포스팅은 곧..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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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 2010-10-0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 좋은데요!! 나폴리탄 스파게티, 정말 푸짐하고 맛있게 생겼네요 ^^
보통 스파게티 집 가면, 커다란 접시에 막상 스파게티는 얼마 없어 늘 우울했는데. ㅎㅎ
알단테 좋아요! 면 요리는 무엇보다 약간 꼬들꼬들하고 푹 퍼지지 않는 맛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뭔가 요리를 막 해보고 싶어집니다.
(우중충한 집에는 프라이팬 하나 없지만;;; ㅋㅋ)

알라딘문학/종교MD 2010-10-11 23:01   좋아요 0 | URL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ㅎ
읽는 재미,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소박한 한 그릇>도 아주 유익했어요. 요리 초초초보자인 저도 따라하기 쉽고 재밌었거든요. 포스팅은 차차.. :)

유재민 2010-12-02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옷. 온다온다 했는데,이제서야 블로그에 방문하네요!! ㅎㅎ
이거 독자분이 써주시는 서평보다 더욱 감동적입니다..흑.
앞으로 몰래 자주 구경하고 가겠습니다!! 흐흐


알라딘문학/종교MD 2010-12-19 23:19   좋아요 0 | URL
Life 3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릴게요. 저까지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바다의 숙제 답을 몰래 가르쳐줘 일찍 끝내게 하는 것, 하늘이를 간지럼 태워서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것, 와쿠친의 얼굴을 우글쭈글해지게 쓰다듬는 것, 단고와 태클 접전을 펼치는 것, 아내와 둘이 드라마의 다음 편을 기다리는 것. 그런 작은 선물을 많이 준비하면서 앞으로도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아가야지 생각합니다. _ <다카페 일기 2> 중에서 


2009년 1월에 출간된 <다카페 일기 1>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 접했고, 약 1년 만에 출간된 <다카페 일기 2>는 공백기의 노력과 약간의 작업(?)으로 내 손에 들어오게 됐다. 최모 MD 께서 올린 다양한 책 소개글 중 하필 이 책을 본 것부터, 2권이 출간되기만을 기다리는 동안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예전 담당 MD를 설득해온 노력까지. 이 책을 향한 내 마음은 일편단심이었던 것이다.

1권 보다 더 자란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2권을 보며 세월의 흔적을 읽어낼 수 있었고, 1권 만큼 모리 유지의 위트 넘치는 일기를 보며 또 시원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딸 바다, 아들 하늘이, 아내 다짱, 와쿠친과 단고 그리고 아빠 모리퐁. 평범한 한 명 한 명이 한가족을 이루며 발산하는 에너지와 생동감은 모리퐁의 글과 사진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부제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이 오롯이 전해지는 그들만의 특별함은 <다카페 일기>의 가장 큰 매력.

책장만 넘겨도 행복감이 흠뻑 느껴지는 책이기에 그간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선물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밑도 끝도 없이 '내 가정을 곧 만들어야겠어!' 불끈 다짐하는 날 발견하게 된다.(도대체 뭘 믿고 그런 다짐을 겁없이 하는 건지.;) 마음을 흔들 정도로 이 책은 '행복' 그 자체이다. 언젠가 이루게 될 가정, 그리고 내 아이들을 상상하며 마음 속으로 빌어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만큼만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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