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정치경제학]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하버드 정치경제학 - 하버드 케네디스쿨 및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이재훈 옮김 / 에쎄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3월은 1월에 느꼈던 기분과는 다른 "새로운 시작"의 느낌이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고, 추웠던 기온과 바람이 따뜻함으로 서서히 바뀌는 시간이다. 올해 대학원 졸업을 한 나는 이제 학교를 가지 않는다. 물론 유학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합법적으로 강의실에서 교수님에게 듣는 수업은 더이상 없다. 결국 나는 내가 머무는 곳을 강의실로 만들어서 책을 통해 저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그리고 이 책은 꽤나 이상적인 설정으로 내게 읽혀졌다. 총 1-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 경제학적 시각을 가지고, 세계 경제 상황과 미국의 사회, 정치,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 나는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국가 경제에 대해 이렇게 큰 관심을 가진 시대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그만큼 현재 국가 경제에 대한 관심은 국민 여론의 지배적인 관심사이고, 세계 경제의 위축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대중화시키는 것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4장은 세계와 미국 사회의 경제에 대한 하버드 교수들의 견해를 살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2장의 정치적인 지형 속에서 경제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미국의 의료보험 정책이 현재 핫 이슈인데, 데이비드 커틀러(David Cutler)는 이것을 평가하고 왜 문제가 되는 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당론에 이끌려서 수립된 의료보험 체제의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언론에서는 이 문제가 오바마의 재선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으니, 커틀러 역시 오바마 정부의 실무자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1장과 3장은 미국 경제의 현 상황과 역사적 발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미국과 친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사회적 현실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1장에서는 그리스 재정 위기에 대한 코멘트가 부록으로 나오는데, 참고할 만 했다. 그리고 경제학에 대한 역사적 흐름들은 현재의 경제 위기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역사 운명론적인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4장은 '문화'에 대한 경제학적 시각을 설명하고 있다. 사회 문화가 어떻게 경제 분야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비교적 흥미롭게 설명했다. 이러한 쟁점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것인데, 문화 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류 열풍은 이미 동양을 넘어서 서양으로 이어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신 오리엔탈리즘, 헬레니즘 문화의 탄생이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그래서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문화는 인류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고 왜 그러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지를 살펴 보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주요한 연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장은 미국의 저명한 학자들 간의 대화이다. 현재의 미국 상황과 국제적인 상황들이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으며 무엇이 과연 좋은 대안인지 고민한다. 이 부분에는 반가운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이나 석지영 교수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짧게 짧게 중요한 부분만 간추린 느낌이 드는데, 오히려 이 부분들이 책을 읽으면서 유익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석지영 교수가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부분이 읽는 나에게도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책 마무리 부분에는 이 책에 대한 저자의 후기를 담고 있다. 하버드에서 수학한 저자는 경제학자로서의 생각들을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을 써가며 말하고 있고, 세계 경제 분야에서 하버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버드에서 하는 강의들이 책으로 엮여서 내가 읽고 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리 저리 유학 준비로 마음이 들떠 있는 나에게, 게으름을 타파하고 자극을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석학들의 견해와 주장들이다. 그들의 견해와 주장에 완전히 공감할 수 없는 것이고, 그렇다고 완전히 비판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더 나은 대안과 발전된 안건들이 계속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 멈춰서는 안 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교해가며 나름대로의 소신과 생각들을 형성해야 한다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