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4주

 

 <레이> - 테일러 핵포드 감독

  '소울의 아버지' 레이 찰스(Ray Charles Robinson)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신은 자연보다 연약한 인간에게 그에 따른 보상으로 많은 것들을 선물했는데, 그 중 음악은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또한 내가 신에게 감사할 것은, 음악이 체계화 되어 있지 않을 때, 이 땅에 음악천재들을 보내사 그들로 하여금 음악을 음악답게 만들게 했고, 그들이 대부분 죽고 나서야 나는 이 땅에 태어나 그들이 만들어 놓은 음악을 거저 들으며 홀로 감탄하며 듣고 있다.
 

  살면서 어디선가 그의 음악을 들었겠지만, 내가 '레이 찰스' 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해는 2007년도 일 것이다. 그 당시 군대에서 막 전역한 나는 그동안 했던 일을 잠시 접어두고,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은 그때나 지금이나 Jazz였다. 평소에 미디어작업 하면서 BGM으로 썼던 음악들이 대부분 Jazz였기에, 자연스럽게 Jazz음악을 많이 들었고, 언젠가 내가 이 음악들을 연주할 거라고 마음먹었다. 전역 후 나는 지금 생각해도 무서울 정도로 Jazz를 들었고(지금 생각해도 당연했다), 그때 음악 통해 만난 유명한 아티스트들 중에 레이 찰스도 있었다.  

  내가 만난 레이 찰스는... 아마 신이 인간을 축복하지 않는 이상, 다시는 그런 보이스(Voice)와 편곡력을 가진 아티스트를 내 생애 만나기 힘들 것 같다. 그를 알고 난 후 그의 음악들은 내가 즐겨듣는 음악들 중 하나가 되었고, 성탄절이면 그가 부른 'Christmas Song' 을 듣는다.  

 

  

 <버드>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BeBop의 황제이자 Jazz계의 천재 찰리 파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이다. Jazz를 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를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찰리 파커는 진짜 전설이다. 이 세상에서 34년을 살면서 바람처럼 불꽃처럼 살았지만 그렇게 살기 위해 악마와 거래를 한 듯한 파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음악가로서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고뇌와 자신만이 알고 있고 해야 하는 해답 속에서 헤매는 모습이 잘 전달 된다. 영화적으로 특이한 것은 다른 전기영화와는 달리 회상이나 매개체를 이용한 스토리 전개가 특이했다. Jazz광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라는 점도 보는 즐거움이었다.   

  아마 Jazz를 한다고 하는 사람은 모두 찰리파커의 제자일 것이다. 나도 그렇다. 그의 부인 챈 파커의 말이 기억난다.

"음악과 그는 분리 될 수 없다. 그것 외에는 그가 아니니까." 
 

 

<샤인> - 스코트 힉스 감독 

  이 영화는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David Helfgott)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지만, 스토리가 잘 짜여진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충보면 아버지의 극성을 딛고 성공한 어느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이 영화를 짧게 요약한다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던 한 남자의 삶의 과정을 보여준 영화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감동받은 점은 제프리 러쉬(Geoffrey Rush)의 연기다. 나는 배우가 연기하는 것만 봐도 영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의 연기는 영화 내내 완벽했고,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의 '캡틴 바르보사' 였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데이빗이 메이저 콘체르토에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을 연주할 때, 중간중간 피아노 소리없이 손가락으로 건반만 찍는 소리가 나는데, 그것은 데이빗의 연주가 열정을 동반한 스트레스이자, 무감정 속에서 나오는 기계적 반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재미와 감동이 없다면 어떤 일도 지속적으로 할 수 없고, 자유가 없다면 더더욱 할 수 없다. 그가 미쳐버린 것은 자유를 향한 의지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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