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4주

   

1. <아버지의 깃발>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스토리를 보아도 단순한 전쟁영화는 아니다. 게다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이라면 더더욱 영화는 단순하지 않다. 명배우이자 명감독이라는 두개의 탑(?)을 쌓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단 한장의 사진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냉철한 시각으로 심리적이면서 극적으로 표현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비효과' 라는 단어가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승리의 상징으로 정상에 성조기를 꽂았지만 해군사령관의 개념없는 행동과 대대장의 자부심 넘친 판단으로 승리의 깃발이라는 의미와 함께 어부지리로 영웅이 된 사진 속 주인공들은 전우들의 공로를 가로챘다는 죄책감과 만인의 영웅이라는 유혹 속에 갈등한다. 원하든 원치 않든 영웅은 필요로 의해 만들어져야 했고, 그 결과 제2차 세계대전은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의 승리로 끝이났다. 

  이번 영화에서도 클린트는 <미스틱 리버>처럼 한순간의 일로 인해 겪는 인간의 내, 외면적인 모습과 인간관계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근데 약간 다른면이 있다면 개개의 작은 스토리들이 묶여져 있고 두서없이 산발적으로 등장한다. 기존의 클린트 영화들에서도 발견할 수 있지만 새로운 시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집중력이 떨어져 산만하고 복잡한 느낌이 든다. 또한 이오지마 상륙전투신은 스필버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 제작자로 참여한 스필버그는, 마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오프닝 같은 이오지마 상륙전투로 유유하게 흘러갈 것 같던 클린트의 영화에 좀더 오락성이 가미되었다.    

 

  

2. <트로이> - 볼프강 피터젠 감독  

  <트로이>의 분위기는 남자들의 세계이다. 세계의 전쟁사에 빠질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남자들의 야망과 여자이다. 특히 여자는 그 당시 전쟁의 전리품이자, 승리의 상징이고 지켜야 되는 전쟁을 하는 큰 이유였다. 

   사람이 가장 고독해지고 자신을 잘 알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극한이 있고 피가 넘실대는 전쟁터이다. 그 안에서 남자들만의 의리와 사랑의 교감은 상대의 영웅을 알아보는 겸손일 것이다. 많은 이해관계와 복잡한 이유가 전쟁 속에 있다. 병사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왕들은 더 많은 영토와 패권을 위해, 영웅들은 그 이름을 남기기 위하여 전쟁 속에서 그들은 점차 동화에 되어지고 미쳐간다. 그런 면에서 <트로이>는 남자의 본능 속에 있는 영웅주의와 의리, 파괴적인 본능을 자극한다.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싶어한다. 그리고 영웅이 되고 싶어한다. 이름을 남기고 영웅이 된다는 것은 같은 곳에 공존한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이 나라를 세우고 지키기 위해 옛적부터 지금까지 싸워왔다. 그 중 기억되는 것은 영웅들과 왕들의 이름뿐이다. 하지만 영웅이나 왕이라서 이름을 남기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이름은 그들을 위해 죽어간 병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무엇을 하든지, 내가 무언가 되고 싶다면, 나를 돕고 따르는 자들을 축복하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내 영웅론의 핵심이자, 이 영화가 내게 준 감명이다.  
 

  

  

3. <메가 마인드> - 톰 맥그라스 감독  

  영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외모지상주의나 엘리트, 특권주의는DreamWorks가 매우 싫어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영웅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선택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메트로맨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많은 사람들의 영웅으로 사는 것에 익숙했고, 악당 메가마인드는 그런 메트로맨을 보며 질투와 승부욕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메트로맨의 속내는 더이상 영웅으로 살고 싶지 않았고, 음악을 즐기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영웅으로서의 충분한 자질과 뛰어난 능력을 가졌고,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영웅이었지만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니었던 것이다.

  반면에 메가마인드는 어릴 때부터 원치 않게 악당의 역할을 맡아야 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악당의 운명을 받아 들여 메트로맨과 대립한다. 그리고 결국은 메트로맨을 제압하여 메트로 시티를 지배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허무함이 찾아 오고 몸과 마음이 근질근질하다. 그러던 중 메트로맨과 똑같은 능력을 가진 타이탄을 만들어 내어, 다시 악당 메가마인드로 살아가려 했지만, 영웅이 될 줄 알았던 타이탄은 도리어 자신보다 더 악랄한 악당이 된다. 보다 못한 메가마인드는 자신이 만든 타이탄을 제압하려 들고, 이 과정 속에서 메가마인드는 깨닫는다. 즉, 영웅과 악당은 시대나 상황,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삶을 선택하여 영웅이 되고 악당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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