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 이어령 바이블시학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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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간 이어령이라는 이름을 무지 많이 봐왔다. 주로 다른이들이 쓴  책의 추천사를

통해 단골로 봐오던 이름이다. 나는 그가 초대 문화부 장관이자 국문학자로만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가 책을 쓰면 '우리말 바로알기' 같은 국어사랑에 관한 책이지

않을까? 하고 지레짐작 했던것 같다. 근데 엉뚱하게 종교서적을 냈다. 그것도 인류

최대의 베스트셀러이자 수많은 유사종교들이 악용했던 성경 해석이라는 금기시되는

주제로 말이다. 그렇다면 저자 이어령이 자칫 논란의 중심이 될수도 있는 성경해석

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설전을 벌일 자신이 있는걸까? 국문학자이면서 종교학자

라거나 신심이 깊은 기독교인일까? 했는데 그건 아닌것 같다. 스스로 밝히길 이제

종교에 입문하는 초기 신자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세례를 받자마자(기독교 세례인

듯) 민감한 주제인 성경해석을 둘러싼 자신만의 소신을 책으로 펴냈다고 밝히고

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말을 하지 못할것 같아서란다. 익숙해 지기전 

순수한 마음으로.


이 책의 도입부는 '빵'으로 시작한다. '예수님이 사십일을 금식하고 기도중일때

마귀가 나타나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맹이를 빵으로 바꿔봐라~'하고 예수님

을 시험하는 장면이다. 그 후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알려진 빵 한조각으로 오천명을

먹이셨다는 부분, 마지막 성찬에서 '이 빵은 내몸이요, 이 술은 내 피다'라고 하시는

부분등을 예로 들며 여기서 언급된 '빵'에 대한 의미를 해석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

한다. 우리 기독교 교회에서는 이 대목을 한국 실정에 맞춰 '떡'이라고 의역한 것을

두고 원서에 맞게 직역을 해야하느냐, 나라별 실정에 맞게 의역을 해야하느냐 하는

문제제기다. 단순히 빵을 예로 든 것일뿐, 실제 빵의 번역 문제가 주는 아니다. 바로

성경을 읽고, 예수님의 말씀을 배울때 원어민이 아닌 우리들이 어떤 마음자세로

예수님을 배워야 하는가! 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시학'이라는 거다. 우리가 외국의 소설을 읽고, 시를 읽을때

다소 어색한 번역이 나오거나, 문맥에 맞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작가의

의도를 알면 그 감동이 변하지 않는다는 데서 착안한 발상이다. 직역이든, 의역이든

'떡'이든 '빵'이든 그 단어에 집착하지 말고, 그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이 하고자 하는

말씀에 귀를 기울이자라는 얘기다. 성경을 읽으면서도 마치 소설을 읽듯, 시를 읽듯.

'신학'에서 'ㄴ'받침 하나만 빼면 '시학'이 된다.


그렇다면 제목에서 처럼 <빵만으로는 살수없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걸까?

이에 대한 답을 독자들더러 만들어 보라고 저자는 권유한다.

" '빵만으로는 살수없다'는 완성된 문장처럼 보이지만 그 뒤가 비어있습니다.

빵만으로 살수 없다면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 그 빈칸을 찾아 채워줘야만 합니다"


나도 조심스레 빈 칸을 채워본다. 그것은 '말씀'이 아닐까? 하느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 이를 우리에게 전해주는 예수님의 말씀. 그 말씀은 말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삶의 기준이 되고, 의무가 되고, 우리 마음 깊숙히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하며,

실천해야할 구속력이 되는 것이다.

책속에 나온 대목이 그러하다. 예수님을 너무나 사랑하던 마르다는 예수님이 마을에

오실때면 항상 따뜻하고 포근한 잠자리를 준비했다고 한다. 깨끗한 씻을 물과, 맛있는

음식과, 포근한 잠자리를 마련하고 예수님을 기다렸다고. 그런데 그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께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단다. 설교를 마친 후의 예수님 옆에서 끝없이

질문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했다고. 두 자매들중 예수님은 누구를 더 맘에 들어

하셨을까?


기독교인들에게 신선한 교양서적이 될듯하다. 그리고 이어령 작가는 제 2탄을 예고

하고 있다. 그간 방송이나 미디어를 통해 밝혀온 본인의 생각을 본격적으로 다룬,

'성경 독서 고백'이란 주제로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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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진의 헌책 - 느리고 낡고 평범하지만, 세상 가장 아름다운 추적사
이병진 지음 / 영진미디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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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진이 책을 냈단다. 이병진이 누구냐고? 개그맨 이병진 말이다.

테 넓은 안경에, 어눌한 말투가 친근한 '교회 오빠'를 연상시키는 곰돌이 아저씨 캐릭터

이병진. 그가 책을 냈다는 거다. 근데 선뜻 이병진과 책이 쉽게 연상되지 않았다. 나에게

이병진은 안웃기는 개그맨이란 인상이 남아있어서인지 그가 무슨 책을 냈다는거지?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저 연예인들의 출간 러시에 묻어가는 뻔한 책 아냐? 싶었다.

아~ 근데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책을 읽고나서 생각해 보니 책의 내용과, 제목, 그리고

개그맨 이병진이 딱 맞아 떨어지는 환상의 조합이었다. 대단히 좋았다. 근래 읽은 책들이

전부 맘에 든다. 쉽게 남들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편이 아닌데 이 책도 강추도서 목록에

포함시켜야겠다.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한 문구가 바로 아래 띠지에 적혀있는 이외수의 추천사다.

 

 

막연하게 '안웃기는' 개그맨으로만 알고있던 이병진에 대해서도 한결 잘 알게되었다. 당초 미술을

공부하다 대학때 우연한 계기로 연극반에서 활동하며 연극배우로의 꿈을 키워갔다. 그러다 다시

코미디에 필이 꽂혀 결국 코미디언이 된 이병진. 지금은 코미디를 쉬고있다. 라디오 DJ, 각종 행사

진행, 게스트 출연, 얼마전엔 <나는 가수다>에서 이소라의 매니저로 활동했다. 사진 찍는데 취미가

있어서 짬짬이 아내와 함께 추억과 오래된 옛것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왔다. 그러다 사진만으론

성에 안차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헌책>이란 사진집을 내게 된것이다. 이 책이 사진집이라고 하기엔

너무 글이 많고, 산문이라 하기엔 너무 사진이 많다. '주'는 사진이고 글은 '부' 역할이다.

사진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사진의 구도가 뛰어나다, 색상이 훌륭하다는 등의 평가를 내릴순 없지만

그의 사진에서 사람의 냄새가 묻어난다.

 

사진의 주제가 '옛것'이다. 지금은 사라져가는 오래전 우리 삶의 모습, 오래된 것들에의 향수가

물씬 묻어난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것들이 우리 주위에서 사라져 가는것을 안타까워 한다.

오래된 헌책방, 두편 영화를 동시상영하는 극장, 시골 장터 모습, 구석진 동네의 허름한 이발소,

열심히 일하는 시골 할머니들, 추억이 서린 옛날 탁구장등의 사진들이 독자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가져오면서 예쁘게 책속에 담겨있다.

 

 

 

책의 제목이 '헌책'인 것은 책이 헌책이어서도 아니요, 헌책방을 소재로 써서도 아니다. 새것이

아닌 헌것, 옛것들을 다루고 있기에 '이 세상 헌것들을 담은 책' 그리고 그것들을 아끼고 그리워

하는 마음을 담은 책이 바로 '이병진의 헌책' 이란 이름으로 출간된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병진과

이 주제가 딱 어울린다. 브라운관에서 보여온 이병진의 캐릭터가 느린 행동, 어눌한 말투였는데

이 책을 통해서 본 인간 이병진 역시 느리게 사는것을 즐기고, 삐까번쩍 윤이나는 새것들보다

수십년 손때가 묻어나오는 헌것들에 애착을 갖는 것이 영락없는 천생연분 같다.

 

어렸을때 살던 남가좌동, 모래내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은 개발로 인해 사라져 가는 동네의 모습

을 안타깝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이병진과 비슷한 연배인 나 역시 몇달전 어릴때 살던

동네를 찾아가 본 적이 있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배기 서민촌. 그곳에 살땐 그곳이 지긋

지긋했고, 이사간 후로는 한번도 찾은적이 없었는데 한살 한살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또 어릴때

살던 동네가 갑자기 생각나고 그리워졌던 것이다. 그런데 그곳 역시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다른곳은 다 개발되도 그 동네만큼은 언덕배기여서 개발의 손을 피해갈줄 알았는데 왠걸 거대한

넓이로 파헤쳐져 주공아파트 단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광주광역시 서구 양3동.. 내가 살던

동네다.

 

이병진의 책을 읽다보면 아련히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외갓집,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어릴적

살던 동네, 선생님들, 어릴적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 아마 다른 독자들도 나와 같은 향수를 느끼리라.

감성사진과 옛것에 대한 추억, 그리고 인간 이병진의 진솔한 이야기가 어우러져 책을 잡고있는

시간을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항상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뒤를 돌아볼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감성을 자극하는 멋진 책이다. 이웃분들에게 강추한다.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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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스캔들 - 내 심장은 그댈 향해 뛰고 있소
홍지화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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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저자의 해박한 문학계 거장들의 뒷이야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문학계 거장들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 애정행각,

이성관계에 관한 스캔들을 다룬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거나, 혹은 등장하는

인물들이 놀랍다. 단테, 도스토예프스키, 괴테, 빅토르 위고, 보들레르, 루 살로메,

에드거 앨런 포, 보부아르, 사르트르. 특히 러시아의 여성작가 루 살로메 편에

이르면 그녀를 사랑했거나, 그녀의 환심을 사기위해 매달렸던 남자들의 이름이

화려하다. 프리드리히 니체,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그문트 프로이트, 카를 융,

리하르트 바그너, 파울 레, 레오 톨스토이, 헤르만 에빙하우스, 크누트 함순 등등.

문학의 문외한인 나에게도 낯익은 이름들이 수도없이 쏟아져 나온다. 이 거장들이

루 살로메 라는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위해 모든걸 바쳤다고? 도대체 이 여자가

어떤 여자길래...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주인공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인물이지만, 하도 후덜덜

하게 숱한 거장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루 살로메에 대해 잠깐 소개해본다.

 

후대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녀와 연애를 9개월만하면 아무 재능도 없었던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예술적인 영감이 뭉클뭉클 샘솟아 대작 한 권을 거뜬히 쓸 수 있다고 한다. 어떻길래?

그녀와 눈빛만 마주쳐도, 그녀와 대화를 한마디라도 나누면 금새 사랑의 포로가 되고 마는 여자.

그랬기에 그 시대에 함께 활동했던 수많은 거장들이 그녀에게서 헤어나지를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또 역설적으로 그녀는 철저히 남자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데이트는 즐기고, 남자들의

구애를 즐기면서도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고. 그녀의 사랑을 애원하며 곁에 머물던 남자들이

끝내 그녀의 간택(!)을 받지 못하고 떠난 후에는 하나같이 그녀를 잊지 못하고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고 하니 진정한 팜므파탈의 여인이었나 보다. 그런데 그녀가 아름다웠다는 얘기는 없다.

예쁜 외모로 남자들을 사로잡은게 아니라 천재적인 문학의 소질, 재능, 솔직하고 순수한 영혼,

학문에 대한 지적 호기심, 우아하고 기품있는 용모로서 당대 거장들을 쥐락펴락 했다고 하니

역시 거장들의 세계는 여자를 볼때 외모만 따지는 나하고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었나 보다.

 

그녀 인생에서 첫번째 남자는 목사였던 길로트였다. 길로트는 러시아 황제 자녀들의 후견인

을 할만큼 당대 최고의 박학다식한 학자였다. 신학, 유럽의 문화와 역사, 철학에 이르기까지

그의 해박한 지식은 연애기간동안 그대로 루 에게 전해졌다. 2년간 지속된 두사람의 관계에서

길로트는 루에게 신이었고, 아버지였고, 남자친구였다. 길로트는 유부남이었는데 루와 결혼하기

위해 이혼까지 했으나, 루는 그를 떠났다. 그리고 유럽을 여행하던중에 철학자 파울 레와 니체를

만났다. 파울 레가 루를 사랑했는데 모든면에서 루보다 열등감을 느꼈던 레가 친구이자 스승인

니체를 끌어들인 것이다. 세사람은 한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두남자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

를 하는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루는 두사람 누구에게도 자신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루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차인 니체는 루를 떠났고, 얼마후 루가 레와 함께 동거생활을 이어

가는걸 알고 질투심에 사로잡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열흘만에 탈고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좀 오버다 싶긴 하더라. 그 작품이 순전히 질투심에 씌여진 작품은 아닐지라도

한 몫을 하긴 한 모양이다. 이후로도 니체는 평생동안 루를 잊지못하고 괴로워하다 아편중독과

정신착란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그럼 루는 레를 선택했을까? 그것도 아니다. 2년동안 이어진 동거기간에도 두사람은 우정관계만

유지했을뿐 루가 레에게 몸을 허락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다시 안드레아스라는 남자에게 마음을

준다. 루가 안드레아스를 사랑하는걸 알고 레는 루를 떠났다. 그리고 15년후 레는 루와 추억이

깃들었던 인 강의 절벽 아래로 투신하여 자살했다.

스물여섯살의 루는 안드레아스와 결혼한다. 그런데 결혼전 각서를 만들어와 사인을 요구했는데

내용이 이렇다.

"일체의 구속을 거부한다. 섹스는 불가하고, 다른 남자와의 자유로운 연애도 허락한다"

이런 조건을 내세웠음에도 안드레아스는 루와 결혼하기 위해 서명을 했다. 그리고 그의 불행한

결혼생활이 시작됐다. 그저 말뿐인줄 알았겠지만 실제로 결혼이후에 루는 다시 다른남자들과

어울려 다녔고, 각방을 쓰면서 안드레아스와 동침하지 않았다. 오히려 결혼이후에 남성편력이

극에 달해 매일매일 다른 남자들을 만나고 다녔고, 그녀를 한번 만난 남자들은 헤어나지 못하고

매순간 천국과 지옥을 오가다 결국 폐인이 되고 말았다. 이즈음 루가 만난 이가 유명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다. 스물두살 혈기왕성한 청년 릴케가 열네살 연상인 루 살로메를 사교모임

에서 만나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 그녀 곁을 맴돌았다. 릴케는 서정성 높은 주옥같은 시를 남겼

는데 그가 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인생은 조금 평안했을지언정 지금처럼 세계적인 서정시인

사랑받지 못했을거라는 평이 있다. 그의 창조성, 예술적 영감, 감성이 루를 만나 완성됐다고

한다. 릴케의 원래 이름도 르네 마리아 릴케다. 그런데 루가 르네라는 이름이 너무 여자같다고

싫어하자 남성스러운 라이너로 바꿔버렸다. 이들의 사랑은 4년간 이어졌다.

 

이처럼 수많은 남자들과 동거, 결혼, 연애를 지속하면서도 루는 순결을 잃지 않았다고 알려

졌다. 그러다 나이 40 이후에는 그동안의 금욕적인 생활을 보상하듯 많은 남자들과 육체관계

를 가졌다. 남의 일이라 알순없지만 그녀의 '첫남자'는 의사였던 프리드리히 피넬레스 였다.

릴케와 사귈때도 만나왔던 의사였고, 루는 그의 아이를 임신한다. 그런데 유산했다. 그 후

또다시 임신을 했지만 역시 석연찮은 이유로 유산했다. 자신의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것으로

판단한 프리드리히는 루를 떠난다. 그가 떠나고 만난 남자는 그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평소에도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있던 루가 프로이트를 만나 스승과 제자, 연인 사이를 넘나

들었다. 그러다 프로이트의 제자인 빅토르 타우스크는 루를 짝사랑 하게됐는데 사랑을 이루지

못하자 자살로 생을 마쳤다.

 

지금껏 긴 글로 루 살로메의 스캔들에 대해 소개했다. 그녀가 어떤 여자였길래 이렇게나 많은

스캔들을 만들었을까. 역시 그녀의 남자중 한사람이었던 정신분석학자 비에리가 루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나는 루가 비범한 여자라는걸 첫눈에 알아보았다. 그녀는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의 의식세계

속으로 직접 파고드는 재능이 있었다. 그녀는 엄청난 정신집중으로 사랑하는 남자의 지적

성장을 도와주었고, 불꽃이 일어나도록 해주었다. 지금까지 나는 그토록 빨리, 그토록 완벽하게

나를 파악한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니체는 그녀가 악마 같다고 말했는데, 그 말에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녀가 나의 일상생활과 결혼을 파괴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은 자극적이었다. 그녀는 창조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누구라도 그녀와 마주하고

있으면 자신이 더욱 위대해졌다고 느꼈다."

 

바로 이런 마력이 있었기에 남자들이 그녀에게서 헤어나지 못했을 법 하다.

우리가 문학계의 거장들로만 알았던 명사들의 알려지지 않았던 사랑이야기, 스캔들을 살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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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유치원생을 위한 그리기 100선 - 그림으로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 미리 보기
홍승화 지음 / 일상과이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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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디어 나도 학부형이 된다. 유치원에 다니던 큰 딸이 올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낯익은 유치원과 선생님, 친구들을 떠나 초등학교에 가야하는 당사자도

떨리고, 기대되고, 불안하겠지만 그런 아이를 둔 부모들 또한 기대반, 불안반의 묘한

마음을 갖게된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학교폭력으로 온세상이 떠들썩 하기까지 하니..

아이들과 원만한 교우관계도 걱정이고, 또 요즘 아이들은 한글을 다 떼고 영어까지

기본으로 한다는데, 우리아이가 혹시 뒤쳐지지는 않나 하는 걱정까지 추가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유치원생을 둔 부모님들이라면 눈이 솔깃해질 책이 나왔다.

제목은 '똑똑한 유치원생을 위한 그리기100선'

 




부제가 '그림으로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 미리보기' 다. 게다가 우측 하단에 큼지막하게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책 이라고 해놨으니 예비 학부모들의 시선을 확~

잡아 끌만하다. 이 그리기 책은 원래 <입학준비를 위한 그리기 100선> 이란 책을 개정해서

내놨다고 한다. 기존 책이 기존의 제7차 교육과정에 맞춰져 있던 터라 지금의 제8차 교육

과정에 맞춰 다시 편집한 것이다.

책의 서두에 잠깐 소개해 놓은 초등 1학년 교과목과 수업시간은

1. 우리들은 1학년, 연간 80시간 수업

2. 국어, 연간 210시간

3. 수학, 연간 120시간

4. 바른생활, 연간 60시간

5. 슬기로운 생활, 연간 90시간

6. 즐거운 생활, 연간 180시간

이렇게 운영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 그리기 책은 각 교과별 교육 목표와 부합되는 주제를 놓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각 교과에 자연스레 익숙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먼저 국어

 


 

국어 시간에는 기본적인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배우고, 사물 구별하기, 재미있는 말 찾기,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하기, 순서를 지키며 대화하기 등에 대한 교육과정으로 진행된다. 연간

210시간이나 배정되어 있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인지 그리기 책에서도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은 바른생활을 살펴보자.

 

 

 

 

사진에 잠깐 나온것처럼 바른생활 시간에는 학교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 습관과 예절,

규범에 대한 것을 배우는 과목이다. 바른 자세와 몸을 깨끗이 유지하는 방법,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법, 차례를 지키는 법을 배운다. 슬기로운 생활은 아래와 같다.



 

 

다음은 국어 다음으로 많은 수업시간을 차지하고 있는 수학이다. 연간 120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수학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숫자에 대한 기본적인 배열등을 그림으로 보여

준다.

 

 

 

 

아이와 함께 그림 그리고 공부하다 보면 2~3일이면 끝낼수 있는 분량이다. 아이들도 이런 그리기

책을 통해 한결 초등학교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릴수 있지 않을까? 깊이있는 학습서라고 볼수는

없고, 간략하게 초등1년 과정을 훑어볼만한 그리기 책이라고 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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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함을 무릅쓰고 쓴 나의 실패기 - 빠지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함정
이상민.전한길 지음 / 타임비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창피함을 무릅쓰고 쓴 나의 실패기' 이 책을 나는 자기계발서라고 분류하고 싶다.

일전에도 몇번에 걸쳐 내가 '자기계발' 분야 도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 한
적이 있는데, 이는 내면의 변화를 유도하는 조언이나 감동을 주는 책보다는, ~하는
몇가지 습관, 몇가지 방법, 몇가지 이유 등 겉모습만 꾸며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잡기를 가르치는 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건 자기 자신을 바꾸려는
의지와 동기부여 일텐데, 그보다는 남들에게 이렇게 보이는 법, 저렇게 보이는 법
만 나열하고, 쓸데없는 소리, 당연한 소리만 무한반복해서 책의 용량을 채우는
그런 뻔한 책들 말이다. 학창시절 공부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선생님 또는 부모님의
'공부해라, 공부해라'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공부를 스스로 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공부를 해야하는 필요성을 스스로 자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쇼크나, 자극, 감동을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자기계발서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세상에 부러울것 없이 잘나가던 저자가 사업에 실패후
나락으로 떨어져 뼈저리게 느낀 자신의 실패담을 기록한 책이다보니 문장 한줄한줄
에 진정성이 묻어있고, 하다못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어떤 책인지 잠시 소개해본다.




저자는 이상민, 전한길 공저다. 실패기의 주인공은 전한길씨고, 그가 성공과 실패, 그리고 
재기를 향한 몸부림 과정에서 기록해온 17권의 일기장을 토대로 책으로 엮은 이가 이상민이다.
저자 전한길은 대구 학원가에서 유명 강사였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너무 좋았고, 철저한
수업준비와 열정을 다한 강의가 입소문을 타 수강생은 점점 늘어났고, 마침내 서울의 정진
학원에서 만든 온라인 교육 'J&J에듀'에서 강사를 하기도 했다. 본인 말로는 한때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와 쌍벽을 이루는 인기강사였다고 한다. 게다가 새로생긴 EBS까지 진출해 지방
대학 출신 최초의 EBS강사가 되기도 했다. 또한 EBS에서 강사들을 상대로 자체 평가에서
100여명의 강사들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학원강사가 된지 7년만에 대구 전체 수강생
1위, 온라인 강의 수강생 전국 1위, 사회탐구교재 판매량 전국 1위, EBS강의평가 전국 1위.

승용차를 바꿨고, 집을 두 채나 장만했고, 현금으로 10억을 벌었다. 시내를 돌아다니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봤고, 대접해 줬으며 메가스터디에서 스카웃 제의도 들어왔으나 거절
했다. 이 시기가 정점이었다. 이당시 전한길 선생은 뭐든 본인 앞길에 실패가 있으리란걸
상상하지 못했고, 자신감에 차있었다. 그랬기에 이내 나락으로 떨어질 모든 준비도 갖춰진
상태였다. 이제부터 추락의 고통이 시작된다.

그 첫번째 잘못 꿴 단추는 바로 자기가 강의하던 학원을 인수하면서 시작된다. 대구에서 꽤
크로 유명하던 학원이었던 터라 그 학원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10년간 30억
을 지불하기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때까지 연 2억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고, 학원을 인수해
좀 더 투자하면 금방 손익분기점을 돌파할거라는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에 쌓여있을 때
일이다. 학원을 인수하자마자 3억을 들여 낙후된 학원시설을 리모델링 했다. 그리고 또
4억을 들여 대대적인 광고를 했다. 자신의 명함은 그럴듯한 '이사장'으로 제작했고, 자신
밑에 원장, 부원장 3명, 본부장, 기획실장, 교무부장등의 임원을 두었다. 이사장실은 크고,
넓고, 화려한 방으로 꾸몄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것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컷다.
그리고 학원 인수 2년만에 모든 재산을 다 날리고 20억의 빚만 떠안고 파산했다.

나름대로 성공에 대한 확신을 품고 호기롭게 시작한 사업. 뭐가 문제였을까?
일단 자신감이 충만하다보니 객관적인 외부 환경이나 사업의 미래를 분석하지 못하고 감만
가지고 일을 벌였다. 학원 인수 당시 이미 그 학원 매출의 대부분을 자신이 벌고 있었다.
게다가 교육부에서 발표한 7차 교육과정에 의하면 인문계만 사회탐구 영역을 시험보도록
변경되었고, 그나마 11개 과목으로 나눠버렸다. 이전 6차 교육과정 까지는 인문계, 자연계
학생들 모두 사회탐구 영역을 응시했어야 했다. 그것도 일반사회, 윤리, 한국지리, 국사
네 과목에 불과했고, 이들 네 과목을 묶어 강의를 했기에 대구에 거주하는 인문계, 자연계
학생들 대부분이 대구에서 가장 큰 학원에서 전한길 선생의 강의를 수강했던 것이다.
그리고 학원을 인수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시설을 현대화 하면서 1,500명의 학생을 유치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7차 교육과정이 발표되자 자연계 학생들은 굳이 사탐
영역을 응시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그나마 인문계 학생들도 새로운 흐름인 인터넷 동강
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갔다. 1,500명 수강생을 목표로 집중 투다했지만 수강생은 420명에
그쳤다.

학원인수후 정작 투자할 부분은 강사들의 질을 높히는 작업이었어야 했다. 학생들이 학원을
선택할때 가장 큰 기준이 강사가 훌륭한가 여부다. 강의를 잘하면 입소문이 퍼져 학생들이
자연스레 몰려들텐데 저자는 엉뚱하게도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학원을 광고하는 광고비에
투자했다. 그리고 학원 직원이나 강사를 채용하는데 있어 평판이나 실력보다도, 연줄이나
믿는 사람들이 소개하는 사람들을 주로 채용했다. 이것 역시 패착이었다. 나중에 학원이
어려워지자 이들은 경쟁학원으로 수강생들을 부추겨 함께 옮겨가버린 것이다.



본인이 잘나가던 시절, 그렇게 들끓던 사람들, 아첨하던 사람들, 또 저자의 도움을 받으며
평생 잊지않겠다고 맹세하던 사람들 모두 저자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떠나갔다. 돈을
잃는것보다 믿었던 그사람들의 변절을 보는게 더 큰 아픔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값진
교훈을 얻게 됐다. 그 교훈은 고스라니 17권의 일기장에 기록되고, 그 처절하고도 부끄러운
실패담을 통해 얻은 보석같은 교훈이 이 책으로 빛을 보게 된것이다.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도 가슴에 와닿는 문구가 많았다. 그 중에 한 대목을 소개한다.

비행기를 타보면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들은 흔히 정치나 스포츠 신문을 본다고 한다.
그런데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은 주로 경제신문을 본다고 한다. 전자는 정치나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후자는 경제에 관심이 많은 것이다. 결국 사람이란 관심을 쏟는 것에서
결실을 보기 때문에, 전자는 정치나 스포츠의 달인이 되고, 후자는 경제의 달인이 된다.
그런데 전자의 경우 실제 정치인, 스포츠인,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스타들이
승승장구하는 것만을 지켜보고 박수만 칠 뿐, 그들 자신이 성공하고 잘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스타들이 그들의 응원을 받고 성공을 하게된다. 그리고 경제
신문을 보는 이가 열심히 달리는 사이에 뒤쳐져 패배의 쓴잔만을 삼키게 될 뿐이다...

저자가 주저앉아 이같은 말만 하고있으면 그저 실패한 사람의 투정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를 교훈삼아 다시 재기를 향해 몸부림치며 희망을 잃지 않을때 이같은
기록은 피와 살이 되는 밑천이 된다. 우리가 비록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았다해도,
혹은 지금 승승장구 하고있다고 해도 이 책이 주는 교훈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하겠다.
그래서 이 책, 이웃들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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