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낼 수 있다
보도 섀퍼 지음, 박성원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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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는할수있다 라는 말이 우리의 자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을까?



이 책이 묻는 바는 분명하다. 당신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가? 당신은 스스로가 자랑스러운가? yes!라고 선뜻 답하기 어렵다면 무엇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가. 무엇을 하기에 나는 너무 ~해, 내 상황이 이래서, 그건 그 사람이니까 가능한거 아닐까? 하는 마음들은 진심어린 변명아닐까. 내가 하고자 하는건 세상을 뒤집겠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일인데.



사실 나는 자의식 충만한 편이라, #할수있다 는 마음으로 삶을 바꿔나가는 카를보다는 그를 변화시키는 마크쪽에 눈길이 갔다. 그는 어떻게 카를을 변화시켰던가. ‘나한테 왜 이래’라는 낯선 시선을 보내는 카를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다가가 곁을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거기에는 ’거봐, 내 말 들으니까 잘 됐지?‘하는 거드름이 없었다. 그저 묵묵히 대리석 안에서 다비드가 아닌 다른 부분을 떼어냈다는 미켈란젤로의 모습만이 있었을 뿐. #할수있어요 #해보시죠 라는 말을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나는해낼수있다 #오늘만큼재미있는내일 )




밑줄긋기


1. 자의식은 일종의 감정이야. 자의식은 자네가 저장하는 긍정적인 감정들을 통해 형성되지.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의 마법 같은 연습법이 유용한 역할을 하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연습법은 자네가 원하는 감정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네. (본문 중에서, 214쪽)



2. “어떤 사람들과는 우리가 아무런 발전도 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야만 잘 지낼 수 있어요. 이런 사람들은 당신이 예전에 비해 달라지고 강해지면, 당신의 그런 변화를 불편해하지요. 이런 사람들은 당신이 달라지고 강해지면 마치 당신이 자신들에게 거울을 들이밀고 ‘넌 지금 뭘 하고 있니?’라고 추궁한다고 여기지요. 하지만 이들은 어떤 노력도 하기 싫어하고, 단지 편안하게 지금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해요. 이런 사람들에게 있어 변화를 모색하는 당신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지요. 그렇기에 이들은 지금의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이 그다지 편안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자신들의 입지를 위협한다고 여기는 거네요. 내가 열심히 연습하는 것이 자신들을 향한 비난이라고 느끼는 거고요. 저 사람들과는 사이 좋게 지낼 여지가 없네요.” (본문 중에서, 229쪽)



3. 불안할 때 나에게 던지는 질문


- 이 일을 할 때 최악의 경우 어떤 나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을까?


- 그러면 내 인생이 끝이 날까?


- 나쁜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이 일을 하고 나서 나쁜 결과가 생기는 것, 혹은 내가 이 기회를 흘려 보내는 것. 둘 중 어느 편이 더 치명적일까?


- 이 일을 할 때 발생할 최상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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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 - 행복이란
유타 바우어 지음, 엄혜숙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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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아이가 처음 배운 감정 언어가 happy였다는 것을 생각했다. 아이는 그 단어를 듣고 활짝 웃었다. ‘해피’라는 음의 소리 안에 행복이 담겨 있을까. 무심코, 혹은 어떤 감정도 담지 않은 채 ‘행복하세요’하고 말한 뒤에는 무엇이 뒤따를까. 아니 그 전에, ‘행복’이란 무엇일까.



이 그림책 <셀마>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행복이 뭘까, 고민하던 친구가 산 위의 위대한 산양을 찾아가 묻는다. “행복이란 무얼까요?” 그는 어미 양 셀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셀마는 매일 아침 해가 뜨면 풀을 조금 먹고, 한낮이 될 때까지 아이들에게 말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운동을 좀 하다가 다시 풀을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마이어 부인과 수다를 좀 떨다가 밤이 되면 푹 잤다. 평온한 일상이었다. 그런 셀마에게 누군가 묻는다.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무얼 하고 싶나요?



그러자 셀마는 해가 뜨면 풀을 좀 먹고, 한낮에는 아이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운동을 좀 한 다음 저녁이 되면 마이어 부인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들거라고 답한다. “그럼 복권에 당첨된다면요?”하는 질문에도 같은 대답이다. 풀을 뜯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운동을 하고, 또 다시 풀을 뜯는 셀마의 일상이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서정적으로 펼쳐진다. 그에게 좀 더 많은 시간과 좀 더 많은 돈은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지금보다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지금 못하고 있는 것들을 할 수 있겠지, 라는 우리의 막연한 생각을 정면으로 깨트린다. 그런 셀마를 보며,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한다. ‘행복’은 지금보다 시간이 더 많다고, 혹은 돈이 좀 더 많다고 오는 것이 아닌 것. 지금-여기의 어딘가에, 그러니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다시 또 반복해도 좋을 일들로 차곡차곡 채우는 것.



긴 말 하지않고, 일상의 영원회귀를 보여주는 셀마의 행복 철학 덕분에 오늘 새벽이 귀하다.


내일도, 일찍 일어나 읽고 싶은 책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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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1학년 수학 교과서 1-2 - 전3권 마음이음 핀란드 수학 교과서
마아리트 포슈박 외 지음, 마이사 라야마키-쿠코넨 그림, 이경희 옮김 / 마음이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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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진짜 초등학생! 제가 초등학교 가는 것보다 은근 더 걱정되고, 긴장되기도 하는지라 아이와 마음먹고 수학 문제집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문제집은 ‘핀란드 1학년 수학 교과서’예요. 선배 언니가 좋다고 추천해 준 문제집이기도 했고, ‘1학년’이라고 크게 딱 못 박혀 있는 것도 왠지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교과서’라니! 학교 갈 생각에 설렘만 가득한 우리 예비초딩이에게 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교과서’답게 학기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는 1학년 2학기를 선택했어요. 1학년 1학기 문제가 너무 쉬울 거라 생각했다기보다, 1학년 2학기가 너무 궁금했던 마음. 그런데 이 책의 백미는 다른 데 있었어요. 놀이 수학과 탐구 과제! 아래 사진의 페이지 수 보시면, 놀이 수학과 탐구 과제가 다른 과정 사이사이에 끼어있어요. 초등 저학년에게 연산은 아주 중요하지만, 연산만이 수학은 아니죠! 홀수-짝수 놀이, 시계 놀이, 시간표 놀이, 주사위 놀이, 돈 쓰기 놀이 등을 통해서 생활 속 수학을 접해보기도 하고, 게임을 통해 수와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일 것 같아 기대되었어요. 


채니는 20까지의 더하기-빼기를 더듬더듬해 나가는 수준인데, 어떤 문제는 아주 쉽게 어떤 문제는 모르겠다며 몸을 배배 꼬았어요. 어제의 난관은 친구들이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 묻는 문제였고, 오늘은 시계였는데요. 500원짜리 2개와 100원짜리 2개를 가지고 있으면 얼마야?라고 묻지 않고, a는 500원짜리 2개를 가지고 있고, b는 a보다 200원이 더 많아- 하는 형식으로 묻고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그렇게 6명이 가지고 있는 돈을 묻더라는!)(아래-오른쪽 사진 참고하세요) 마치 추리게임하듯 연산을 해볼 수 있었거든요.


시계는- 30분이 지나면 몇 시일까요?를 질문으로 하는 미로 찾기에서 헤매길래 한참 설명해 줬는데요. (2시에서 2시 30분으로는 갈 수 있지만, 2시 30분에서 3시로 가기는 너무 힘든 것…)(하아) 그 앞 페이지에 채니가 혼자 해둔 시계 문제를 살펴보니 아이에게 어떤 개념이 부족해서 어려웠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오늘 다시 한번 해보자 u_u …)

 


무엇보다 재미있게! 질리지 않고, 지치지 않고 수학과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어떻게 하면 그게 될는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채니에게 익숙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한 이 책이 신선한 자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핀란드 수학 교과서를 따라, 수학 놀이도 많이 해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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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줄기를 따라
정지원 지음, 강순석 감수 / 필무렵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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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보여주는 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은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가벼운 마음으로 연다. 그러다 어느 날에는 그 가벼웠던 넘김이 묵직한 돌덩이가 되어 깊숙한 곳으로 나를 침잠시킨다.



이 그림책 <물줄기를 따라>는 제주 강정마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깨진 바위 앞에서 "멋지다"고 생각한 주인공 앞에 알 수 없는 소녀가 나타나 주인공을 이끈다. 소녀가 보여주는 것은 사라진 녹나무숲, 무너진 바위, 깎여나간 땅, 떠나는 원앙이다. 원래는 이렇지 않았다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소녀의 표정이 비장하다. 그제야 우리는 이 이야기의 끝이 '강정마을'에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오늘의 '강정마을'을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동안은 자주 뉴스에 등장했던 이야기가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니 자연스레 관심이 옮겨지고, 마침내는 잊혀진다. 그렇게 잊혀진 사이, 많은 일들이 일어났을 것을 생각하니 아득하다. 그런 일이 과연 '강정마을' 뿐일까. 소녀를 따라가며 만났던 많은 장면들은, 말이 없어 외려 많은 것들을 말하게 한다. 기억하고, 행동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우리가 좀 더 부지런해져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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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된 문장가, 최치원 - 최치원전 처음부터 제대로 우리 고전 4
김경희 지음, 하민석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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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아이와 재미있게 읽었던 키위북스의 ‘처음부터 제대로 우리 고전’ 시리즈의 신간이 나왔다. 이번엔 ‘최치원’의 이야기. 최치원이라니,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통일신라 시대의 인물이었던가, 그가 뭘 했었지? 하고 뒤적여보니 <계원필경>을 쓴 사람이란다. 아, 계원필경이라면 들어봤지! 그런데 그게, 무슨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더라?




1. <최치원전>은 통일신라 시대에 살았던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지은 소설이다. 역사 속 최치원 역시 <최치원전>속의 그처럼 당나라로 건너가 과거 시험에 합격하고, 황소의 난이 일어났을 때 격문을 지었으며 나중에는 가야산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외의 부분에서는 실제와는 달리 ‘이야기’로 쓰였다고. 그도 그럴 것이 후기 통일신라 시기에 살았던 최치원이 어떤 유년기를 보냈는지에 대해 자세한 기록이 남아있기 어려웠을 것이고, 남아있는 기록이란 열두 살이 되던 해인 868년에 홀로 당나라로 유학을 갔다, 거기서 장원으로 급제한 일이 있다-정도일 텐데 이러한 사실들은 오늘의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당대로서는 정말이지 흔치 않았던 해외 유학생이었고, 그곳에서도 작지 않은 성공을 거두고 국내로 돌아왔으니 그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할 터. 호기심과 시기심, 또 알게 모르게 있었을 텃새에 밀려 결국 그는 이것저것 국내 정치를 위해 시도해 보다 가야산으로 들어가고 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 실제 <최치원전> 원문은 어떤지 모르나, 이 책은 초등 저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재구성되었기 때문에 이야기는 쉬우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외로운 천재였던 최치원이 홀로 강자와 어떻게 맞서 싸웠는지, 또 그 싸움에서 어떻게 이겼는지 읽어냄으로써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 속 최치원의 유년기가 얼마나 기구한지. 그럼에도 이 아이는 또 얼마나 당당한지!)



“너의 용기가 참으로 가상하구나. 아직 나이가 어린데 당나라에 가서 잘 할 수 있겠느냐?”


“그렇사옵니다. 만약 나이가 많아야 큰일을 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나이 많은 사람들은 왜 돌함 속의 물건을 알아내지 못하고 저 같은 어린아이에게 시를 짓게 하였답니까?”


치원의 대답에 임금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치원이 다시 말을 이었다.


“제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나라를 욕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통일신라가 당나라보다 크기가 작다고 무시해도 되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그러니 임금께서는 아무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오호, 듣던 대로 기개가 대단하구나! 그래, 당나라 황제가 무섭지 않느냐? 황제를 만나면 어떻게 대하겠느냐?”


“하나도 무섭지 않습니다. 어른이 어른다운 행동을 해야 아이 또한 어른을 공경하고 섬길 것입니다. 그런데 당나라는 큰 나라라고 섬김을 받을 생각만 하고 하는 짓은 그렇지 않사옵니다. 돌함 하나 보내고 꼬투리를 잡아 작은 나라를 치려고 했습니다. 당나라가 큰 나라의 도리를 다하지 않고 작은 나라를 대접하지 않는데 어찌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섬기겠습니까? 저는 이런 뜻으로 황제를 대하겠나이다.”


(‘신선이 된 문장가, 최치원’ 중에서)



그렇게 그는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유년기와 가까스로 얻은 아내를 반도에 두고 당나라로 떠난다. 그가 떠난 뱃길은 때로 판타지이기도 했고, 때로는 영웅담이기도 했다. 누구 앞에 서더라도 늘 꼿꼿하고 당당한 자세를 잃지 않았던 최치원의 태도에서 무엇이 그의 어깨를 저리도 당당하게 펼 수 있게 했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이 책을 함께 읽는 우리 아이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자기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거듭 바랐다.



3. 최치원을 몰랐기에,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최치원의 글을 찾아서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책에 중간중간 드러난 그의 문장들은 가히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특히 최치원의 아내 운영이 이별의 슬픔을 이기지 못해 지은 시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을 울렸다.



백조는 쌍쌍이 짝을 지어 구름 속을 나부끼고


외로운 돛단배는 가다가다 푸른 하늘에 닿는구나.


이별 술에 노래 곱건만 기쁜 생각 전혀 없고


오랜 세월 등불 앞에 이내 시름 쌓이리라.



밤마다 동방에서 괴로워 말고 시름하지 마요.


꽃처럼 고운 얼굴 상할까 두렵소.


이번에 가면 공명을 마땅히 가져와서


그대와 함께 부귀 누리며 즐겁게 살리라.



4. 앞으로도 기대되는 ‘처음부터 제대로 우리 고전’ 시리즈! 매번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엄마가 훨씬 더 큰 인사이트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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