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척 5 - 1996년 제8회 이산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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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첫 독서는 김주영 선생의『화척』이다.

중고책방을 통해 진작에 용케 사놓기는 했지만 읽기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께 부터다. 2010년에 읽은 유일한 소설이다. 소설에 손을 안댄지 꽤 되었는데 해를 넘기는 마지막을 소설로 보냈다는 것이 심상하다. 역시 이야기로 귀결인가? 사람은 이야기를 먹고 사는가? 삶이 그런가? 이야기가 되어야/있어야 하는가? 소설 몇 권 읽고 좀 거창하다.

 
김주영 선생의 작품은 몇몇 단편과 『객주』이후 처음이다. 객주를 읽을때의 그 가슴뛰었던 흥분은 오랫동안 잊히질 않는다. 객주이후 선생은 주로, 하층계급이 중심이되고, 역사 형성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소설들을 많이 발표했다고 알고 있다.

이 소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려시대의 무인정권과 최충헌 집권시의 민란인 "만적의 난"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만적의 난은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비극으로 종결된다. 사전 밀고로 인해 난의 주동자인 천민들 100여명이 산채로 임진강물에 수장된다. 뜻 한 번 제대로 펴보지 못 한채. 그 속에 아주 슬픈 사랑이야기와 하층민들의 삶이 자리잡고 있다.

고려시대 무인들, 그들이 괄시를 받은 바가 없지 않았겠지만 저간에 좀 더 복잡한 사정이 있을성 싶다. 이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무인정권의 수뇌들은 대개가 방자하고 패덕이 자심하다. 그래서 그 시대에 그렇게 많은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무릇 백성의 삶을 보살피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하는 것이 위정자의 본분일진대, 현대에만 하더라도 독재, 군부정권의 말로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음을 현 정부는 너무도 모르쇠하고 있다. 비극이 일까 두렵다.


역시 우리말의 향연이 펼쳐지긴 한다. 아름다운 낱말도 많지만 무슨 암호같은 낱말, 한자어들은 꼭 그렇치도 않은것 같다. 각각의 권 끝에 낱말풀이가 되어 있지만 그래도 모르겠는 낱말이 부지기수였다. 일일히 사전을 찾자니 읽기가 너무 자주 끊어질까봐 대충 넘어갔다. 어렴풋한 기억에 <객주>를 읽을 때 보다 낱말이 더 생소한것 같다. 아무래도 시대가 많이 다르니 그런가? 이 책은 고려중엽이 배경이니. 역사소설을 읽는 다는 것은 적바람된 사실을 알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한 작가의 상상이 결합되어 먼 과거의 일을 대하는 것 이상의 감흥을 일으킨다. 김주영 선생의 일련의 역사소설들은 더욱 그러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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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쓰는가>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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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유명짜한 소설은 읽은바 없다. 소설을 좀 무시하는 듯한 취향이 탓 이라면 탓일게다. 이유아닌 이유다. 그의 이력을 보니 참, 파란만장하다. 스페인내전에의 참전과 거기에서 입은 부상으로 인해 후방으로 이송되어 치료하였다는 대목은 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의 이번 에세이집을 읽어보니 그 사실이 참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가 기대되는 어떤 안락을 버리고 버마로 간 것과 스페인 내전 발발시 참전한 사실들은 시대의 아픔을 깨달은 자의 행위로만 치부하기에는 약하다. 그야말로 온 몸으로 시대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했던 행위일 것인데 그것이 잘난 척하는, 나 아니면 안돼식의 소영웅주의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그의 삶이 치열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누구의 표현대로 온 몸으로 삶을 밀고 나갔고, 그 속에서 글쓰기는 그 힘의 근원이 되는 것으로 이해가 되었다. 이 책에 실려있는 에세이들을 통해 더욱 그런 심증이 더해졌다. 온몸으로 살다간 작가, 작가의 어떤 전형을 보여주는 그다. 그것은 시대의 아픔을 먼저 깨닫고 그것을 타파 하기 위한 투쟁과 혁명의 길에, 글로써, 문학으로써 복무해야 한다는 즉, 정치적 글쓰기 만이 그것을 이룰수 있다는 작가의 신념이 에세이 마다 펼쳐지고 있다.

작가가 얘기하는 정치적 글쓰기란 무엇인가? 그것은 민중에 복무하는 민주혁명에 복무하는 방향이다. 약간 구체성이 결여된 듯이 보이는 주장이고 잘못되면 한 쪽으로 기울수 있는 발언일 수도 있지만(그런 경우가 그동안 얼마나 많았던가)그의 삶이, 글이 그것을 충분히 상쇄해주고 있다. 그의 글은 말로만의, 수사만의 정치적 글쓰기가 아니라 몸으로 체화시킨, 체득한 글쓰기이다. 그러므로 그런 글쓰기에는 어떤 수사를 붙여도 괜찮치 않을까? 그것은 온 몸으로 시대를 산 자에대한 경외와 존경의 일념을 담아 일컬어도 될것이다. 그는 어떻게 몸으로 체득했나? 버마복무와 스페인내전의 참전말고도 그는 당대의 노동자계급의 삶을 그야말로 밑바닥에서 체험하고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글쓰기의 결과를 내고 있다. 아울러 그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라디오 방송국의 피디로 문학읽기의 전형을 창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수 많은 칼럼을 많은 지면을 통해 발표하고, 생계이면서도 자신의 작가 수련작업으로도 보여지는 수 맣은 서평쓰기도 하고 있다.그렇게해서 그의 짧은 인생에서 무려 소설 9권과 수백 편의 에세이가 남았다. 다작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그 질에 있을 것이다. 삶의 깊숙히에서 우러나오는 글쓰기의 결과라면 다작이어도 좋다. 그것이 오웰의 글쓰기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몇 편의 에세이는 잘 안읽혔다. 특히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에세이는 잘 읽히지 않았다. 아무래도 나의 수준이 좀 떨어져서 일것이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가 짧은 글들을 많이 쓴 것은 생계의 이유도 있었겠지만 _ 사실, 그래봤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을까만,  글로써 때로는 세상에 외치고, 때론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는 장으로 삼을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의 이력을 보면서 궁핍하고 빼빼마른 영국인의 생활이 느껴진다. 오랫동안의 투병, 결국 오십을 넘기지 못하고 마감하는 삷. 그러므로 그의 에세이들은 작가로써의 소명으로 남아 있다. 궁핍과 어려운 시절을 그는 글로 이겨내고 있다. 헤쳐나오고 있다. 아, 그가 더 살아서 좀 더 많을 글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부질없는 공상을 해 본다. 하지만 작가의 숙명, 아니, 사람의 그것이란 그 누가 알수 있을까. 그는 그의 생에서 원없이 썼고, 많은 걸작을 남기고 갔다.  

그의 글쓰기가 나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 정치적 글쓰기로 표상되는 것은 세상과의 끈을 놓치않고 끊임 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자세, 무엇이 희망이고 인간의 존재 이유 인가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너무 거창할 수도 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사, 주위를 돌보기는 커녕, 생존의 경쟁에서 아둥바둥하는 인생사이다. 하지만 최소한 책을 구입하고 몇 자 남기려고 께작거리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내가 그렇게 느낀바가 오웰이 말하는 글쓰기에 조금이라도 부합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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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1-22 12:34   좋아요 0 | URL
저도 간혹 어떤 에세이는 잘 안 읽혀지더라고요^^;;
역시 배경지식이 부족한 것이 원인인거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쉽싸리 2010-11-23 12:59   좋아요 0 | URL
제가 이해 못하는 부분이 제일 크고,오웰의 글이 좀 빡빡하달까요, 그렇더라구요.
 

지난 주말에 한창훈의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을 읽은 참에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내 머리의 한계를 아는지라 물고기, 생선, 비린내 등과 관련된 페이퍼 하나 쓰고 싶어 이 아침부터 침을 꼴깍 꼴깍 삼키며 자판을 두드립니다. 아 배고파~~ 회에 소주 한 잔 걸치고 싶은 아침이죠. 자고로 술은 새벽에 마시는게 제일인데, 새벽술에 불콰하진 몸을 뉘이고 한 낮쯤에 일어나 바라보는 세상은 색다른 맛이 있죠.(너 그러고 살면 월급은 누가 주니?)

비린것을 매우 좋아하는(전생에 물고기였나? 헤엄은 전혀 못치는데? 아 어부였구나!)습성이 언제부터 생겨났는지는 몰라도, 아마 어렸을때 강가로 놀러가서(천렵이라고 하죠?)먹어본 모래무지(정확하지 않습니다. 대충 그놈과 비슷하게 생겼어요. 물이 매우 깨끗하고,모래가 무지 많았고(그래서 모래무지?), 거기에 한 뼘 좀 안되는 물고기가 아주 날렵하게 헤엄치고 있었지요.)가 시작일것 같습니다.

 (모래무지)

그 때 먹었던 놈이 대충 위 사진과 비슷하게 생긴 것인데 이 목/과(잉어)가 종류가 매우 많습니다. 수십 종에 달할 겁니다. 흔한 미꾸라지, 미꾸리도 이 계열이지요. 제 기억엔 내장도 따지 않고 거의 통째 매운탕으로 끓여서 냠냠했던 것 같습니다. 맛이 참 달았던 기억이 있지요.(무슨 애가 달다라는 맛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겠어요. 지가 장금이도 아니고,,,)소주 생각이 날 만큼 맛이 있었다는,,,ㅎㅎ  

물고기, 특히 민물고기에 대한 연구는 최기철 선생이 많이 하셨던 듯합니다. 몇 종류의 책이 있는데 제가 본것 으로는,  

대표적인 우리 민물고기의 종류, 생태를 소개하고 직접 잡아서 키우는 방법을 자세히 적어 놓고 있습니다. 지금은 물고기도 많이 없거니와 함부로 잡아서도 안되죠. 그만큼 환경이 많이 상했죠.

 

 

 한국의 민물고기를 종류별로 정리해 놓고 있습니다. 현암사의 <쉽게 찾는~>시리즈 중 하나죠. 좋습니다. 올 칼라예요. ㅎㅎ 

 

  

다른 선생들 책도 있습니다.  

 

 황소걸음 출판사의 주머니 속 시리즈 이지요. 아기자기하게 민물고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그마해서 휴대하기 좋은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금강(정확히는 지류인 적벽강)에서 순전히 식용을 목적으로 투망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안되죠. 잡혀갑니다. 그 때 주로 잡았던 물고기가 배쪽이 파르스름한 피라미이지요. 한 열 마리 잡아서 라면에 넣어 끓여 먹고 술에 취해 대낫부터 뒤집어 잤다는, 사내 놈 셋이서,,, 이제는 추억이죠.

 

아무래도 제가 살았던 곳이나 사는 곳이 바다하고는 거리상 먼 곳이라 민물고기랑 먼저 친해졌던 것 같아요. (그 놈들 입장에서는 아니겠죠? 먹자고 덤벼드는 놈이었으니) 그렇다고 자주 천렵을 가거나 낚시를 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낚시나 천렵을 한 것은 통털어서 열 번 내외 일겁니다. 그렇죠, 생계형 어로 행위는 아닌 거죠.  

생계형 낚시의 전형을 창출했다고 보는(사실 생계형 낚시의 뭔 전형이 있을라구요, ㅎㅎ)한창훈의 <인생이~>를 보면 작가의 낚시 이력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죠. 

아름 다운 표지입니다. 생선의 비닐은 여러가지를 함축합니다. 오죽했으면 예전 갑옷의 겉에 비늘을 달았을까요. 어른 팔뚝만한 잉어는 요동치면 손톱만한 비닐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 가 흘렸던 눈물처럼,,,  

 한창훈 작가의 책은 오랜만입니다. 소설이 아닌것으로는 처음인 것 같아요. <나는 여기가 좋다>를 아직 다 읽진 못했는데, <가던 새 본다>,<홍합>,<바다가 아름다운 이유> 등은 참 좋았지요. 저는 아직도 작가의 신춘문예 등단작이 제일 좋아요.  <인생이~>가 작가의 생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아요. 그가 했던 포장마차의 추억(많이 가본지 못했지만, 또는 알콜성 치매로 잊어버린 것일수도 있지만), 그가 기타 치며 부르던 '의연한 산하' 등이 떠오릅니다. 그때, 최민수 닮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도 조금은 닮은것 같습니다.

 

바다는 너무 멀고, 가봤자, 수영도 못해, 낚시도 못해, 암것도 못하는 저는 횟집으로 갑니다. (그것도 자주 갈 수 없지요.) 횟집가서도 아는 척 좀 할려면 사전에 공부하면 좋습니다. 한국에 "생선회협회" 있는 것 아시나요? 그곳의 회장님이 지은신 책이 있습니다.

 생선회에 대한 유래. 종류, 먹는 법에 대해 잘 나와 있습니다. 일본은 선어, 한국은 활어를 선호하는 이유, 그 차이점에 대해서 알 수 있고요. 회의 종류별로 찍어 먹는 장(와사비(고추냉이), 된장, 고추장)의 종류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회 먹을때 다른 사람이 무조건 초고추장에만 몰입한다면 간장에 고추냉이를 적신 장의 참맛과 회 종류에 따른 장 활용법에 대해서 알려 줄수 있습니다. 그 사람은 한귀로 듣고 흘려버릴 지언정,,,,

 

 

생선회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싶으시다면 "생선회학"을 보시길, 생선학도 아니고 생선회학 이라,, 살짝 "학"을 떼고 싶은 생각도,,,

 

  

만화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생선의 향연입니다. 어시장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30권까지 나온것 같고, 15권까지 읽었는데 생선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습니다. 내용이 너무 착한게 흠이랄까요? 좀 지루하죠.

 

 

 <인생이~>에 보면 매장 마다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를 짧게 인용하고 있습니다. 자산어보는 대단한 책이죠. 200년 전에 그런 관찰을 통해 물고기 책을 완성했다는 것이 경이롭습니다. 실학의 진면목이랄까요. 그런것, 특히 백과전서나 농서 등에 그런 류의 책이 많습니다. 지금까지도 한글번역하고 있는 책이 상당하죠. 

이 책은 정문기 선생이라는 분이 번역한 책인데요. 그분의 자산어보와의 인연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자산어보의 원문(한문)도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자산어보의 한글판 인거죠. 아쉽게도 아마 절판 되었을 겁니다.  다행이 저는 사방천지를 뒤져 구했습죠. 

 

 

 요것도 지으신 분이죠. 물경 13만원

  

 

 

 자산어보가 아니라 왜 현산어보 나구요? 머릿말에서 지은이가 그 사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산어보의 현대적 해석이랄 수 있는 책이죠. 저자는 최기철 선생에게서 배웠습니다. 

흑산도를 수 년간 방문하여 직접 실피고, 마을 주민들을 인터뷰하여 현대판 자산어보를 완성한 책이죠. 실학의 맥, 정약전 선생의 학문하는 법을 잇는 다는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1권~5권) 

  

비린내 나는 책들 입니다. 이 책들을 일별하고 오늘도 도시의 한복판에서 숨을 크게 들여 마셔봅니다. 약간 비릿한 내가 나는 것도 같아요. 횟집 앞을 지날때면 멈칫합니다. 요즘 팔팔한 전어가 지천이지요. 그들의 비린내가 삶의 활기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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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0-22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고기와 관련된 책이 상당한데요.
자산어보 원문까지 구하시다니,, 대단합니다^^
헌책방에서 구하신거 같은데,, 13만원이라니..-_-

쉽싸리 2010-10-24 08:45   좋아요 0 | URL
자산어보 원문은 양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른 인터넷 서점에서 구했어요.
자산어보를 한글번역한 정문기 선생의 또다른 저서인 한국어보가 13만원 이라는 겁니다. 도감이니까 아무래도 비싼것 같습니다.^^
 

현재 키우고 있는 닭을 소개해볼께요. 

시골로 내려가서 마침 닭장으로 쓸만한(원래는 돼지우리인듯하여 돼지도 고려해 봤지만 먹이줄 자신이 없어 포기)공간이 있어 조금 손을 보고 올해 2월에 첫 닭을 들였습니다. 그때 들인 닭은 무항생제 산란계를 하시는 분한테 가서 막걸리 한 병드리고 100일 정도된 수탉 두 마리, 암탉 열 세마리를 가져왔지요.(지금 생각하면 참 뻔뻔한 짓) 품종은 레드혼? 하여간 털이 누리끼리한 놈들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털이 누리끼리하면 연갈색 달걀을 낳고 하야면 하얀 달걀을 낳는다고 하더군요. 요즘 하얀 달걀은 많이 볼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누리끼리한 놈들이 우점종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20일 쯤 된 닭들)

첫 달만 사료를 먹이고(한 포대(20kg)에 1만 5천 원)가격이 감당이 안되고 마침 주위에서 구할 수 있어 음식물 찌꺼기를 주기시작했지요. 닭은 150일 정도 되면 첫 알(초란)을 낳는다구 하지요. 그쯤 되니까 알을 낳더군요. 낳는 량이 많아져서 많이 낳을때는 열 네마리가 이틀에 하나씩은 낳더군요. 그 많은 알들,,, 사실 식구가 적어 감당이 안되었죠. 그래도 많이 먹었습니다.  

 

(알을 품어야 하는데 하질 않더군요 한 스무알쯤 쌓이면 한다던데. 아마 알을 낳기위해 개량된 종들이니 알 품는 법을 잊었을 수도 있겠거니 합니다.)

그런데 동네에 토종탉(자칭)을 하시는 분이 마침 부화를 시켜 토종탉 병아리 열마리를 또 들였습니다.(마리당 3천원. 암수구별 할 줄 몰라 되는대로 가져옴) 들이기전에 기존의 닭 중 수탉 한 마리,암탉 다섯 마리는 팔았구요.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토종닭 특징 중 하나가 크면 발이 약간 푸름한 기가 난다는 정도였지요. 하여튼 토종닭이 다르긴 하더군요. 어찌나 경계심이 많고 활동적인지 결국 세 마리는 죽었습니다. 도망다니다 높은데서 떨어지고 지들끼리 싸우다 죽고, 참 예민하니까 조심스럽게 대해야지 싶습니다.

현재 토종닭도 150일 정도 되었고 알을 낳을때가 된 것 같은데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이 녀석들은 여전히 경계심이 하늘을 찌름니다. 먹이주러 들어가서 행동만 조금 크게 해도 막 날아오르고, 소리치고, 에휴,,

 

(20일 가량된 토종닭 병아리들) 

  

(현재 150일 정도된 토종닭, 검은놈들이 숫컷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보면 숫컷비율이 많은데, 하여간 초란 낳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토종닭은 알을 품지 않을까 싶기도하고요.)   

(현재 250일 정도 된 닭들, 먹이를 제대로(특히 단백질 성분)줘야 알을 잘 낳는데, 쌀겨를 주니까 지방이 많아서 그런지 요즘은 알을 거의 안 낳습니다.)

 

김용옥 선생의 <계림수필>에 보면 선생이 서울 주택가에서 닭을 키우는데 닭들이 특히 새벽부터 하도 울었싸니까 방음방을 만들어 넣는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나오지요. 근데 참 공감이 갑니다. 수탉 울음소리가 엄청 큽니다. (클수록 더 우렁차지는듯) 

현재 기르는 수탉도(현재는 한 마리가 울고 한 마리가 울려고 폼 잡음)새벽 다섯시면 어김없이 울어제낍니다. 장시간 웁니다. 낮에도 가끔 웁니다. 아침에는 덕분에 일어나야지요. 아주 정확한 자명종 입니다. 대단합니다. 경이롭습니다.

 

 

닭대가리라고 비야냥 거리는데 머리가 작아서 나온 얘기라고 보고요. 닭이 그닥 머리가 나쁘다는 것은 잘 모르겠더군요. 인간 기준으로 봤을때 다른 동물하고 별 다를게 없는것 같습니다. 먹이주는 사람 알아 보고, 헌데 알 가져가면 가만히 있기는 하더군요. 하긴 거의 매일 낳으니 특별한 모성애를 발휘할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닭 입장에서는 의례적인 행위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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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0-04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닭 여러 마리 키우는 거 쉽지 않은걸로 알고 있는데,,
무럭무럭 살이 오른(?)닭들의 사진을 보니 저의 아버지가
시골에 키우고 있는 네, 다섯 마리 닭들이 생각나네요.
사실 저희 아버지가 태생은 시골이지 행동은 도시인이라서
닭 키우는 거 쌩초보인데-_-;; 아들로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렇네요ㅎㅎ
최근에 추석 때 봤었는데 잘 키우고 있는거 같은데..
그래도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ㅠㅠ

혹시 쉽싸리 님이 사시는 곳이 시골이신가봐요??
풍구 사진하고 닭 사진을 올리시는거 보니 시골에 사시는 분 같기도 해서
여쭈어봅니다^^;; 기분 좋은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ㅋ




쉽싸리 2010-10-05 06:4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제가 사는곳이 시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시중심가에서 10여 km들어가는 정도입니다.)집 마당이 있고 동네가 한적한 편이라 개하고 닭 키우고 있습니다. 이웃분들도 관대하신 편이죠. ^^

닭은 먹이만 잘 주만 별 탈없이 잘 크는것 같습니다. 저희는 주로 음식물 남은거하고(아무거나 다)쌀겨를 줍니다. 물 안떨어지게 자주 갈아 주고요.(닭들이 물을 많이 먹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짐승 키울려면 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책임은 져야한다는 각오로,,,^^

cyrus 2010-10-05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한적하고 착한 이웃분들이 사시는 시골... 부럽습니다^^
쉽싸리님의 말씀 듣고보니 정말 닭들은 모이만 잘 주면 잘 자라는거 같더군요ㅎㅎ
저희 아버지가 주말마다 할머니가 사시는 시골에 들리시는데
(제가 살고 있는 곳과 그리 멀지 않습니다)
그때마다 닭장 관리를 하시거든요. 그래서 닭들이 오래가지 못할까봐
걱정 좀 했었습니다ㅎㅎ
아버지에게 잘 말씀 드려야겠군요.
닭을 키우는데 책임을 져야한다는 각오를 가지시라고ㅋㅋ
 
<게임하는 인간 호모루두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게임하는 인간 호모 루두스 - 존 내시의 게임이론으로 살펴본 인간 본성의 비밀
톰 지그프리드 지음, 이정국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과학의 전통이 강한 서양에서 특히, 현대에 들어 게임이론이 여러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더 나아가 그것이야 말로 자연,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것 이라는 전제로 이 책은 출발하고 있다. 과학의 오만함을 운운하기 전에 일단 모든것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한 흥분과 흥미가 인다. 

게임이론에서 보면 인간의 모든 행동은 예측 가능한데  그것은 인간의 모든 갈등과 선택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인간 행동의 보편적인 법칙인 일명 자연코드가 있음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풀어내면 미래를 예측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에 나오는 예 처럼. 심리역사학?

그리고 이 게임이론은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거의 모든 사회과학과 결합하여 진보하고 그것은 또다시 물리, 경제 등의 다른 영역과 융합하여 본연의 역할을 하기위해 준비 증이다. 비록 시기는 딱잘라 말할 수 없지만 여하튼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수 많은 작업의 사례들과 그 주역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름도 생경한 경제물리학, 사회물리학, 진화경제학, 진화심리학 등 가히 모든 분야별 조합의 극치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가져다 붙여 호명하면 그것으로 하나의 학문분야가 짠하고 생겨나는 지경이다. 그 궁극은 인간행동에 대한 이해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예측한다는 게 과연 좋기만 할 것인가? 자연의 모든것은 결국 안정성, 균형을 찾아간다는 논리에 일견 수긍이 안가는 면도 있다. 더구나 생물진화에서 얘기하는 안정성이라는 것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을 전제한거 아닌가? 도대체 몇 억년 이라는 게 일말의 감이라도 오는지? 큰 결론을 전제해 놓고 거기에 끼워 맞춘다는 느낌도 있다.

여하튼 이 책은 생소하고 전문적인 개념과 수학을 필요로하는 전개가 많아 나 같은 수학 젬병인 사람은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부록의 내시균형 계산하기는 이해가 안되었다. 하지만 사실, 책의 요점은 에필로그에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가 되어 있다.(정말 간만에 보는 훌륭한 에필로그다)본문은 보지 않고 에필로그만 읽어도 충분할 뻔 했다. 약간 지루할 수 있지만 본문도 충분히 진도가 나가는 편이다. 각 게임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와 장에 따라서는 전문적인 영역까지 소개하고 있다. 번역이 무난한 편이 아닌가 싶다. 다만 게임이론이 무엇인지 모르는 독자는 접근하기가 어려울수 있는데 인터넷에서 게임이론, 내시균형 정도만 검색해보고 접근해도 많은 도움이 될 듯싶다.

인간은 과학을 통해 진일보해왔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지금도 대세는 그 방향일 것이다. 철학적으로 봐도 자기 삶에 대해 처절히 고민한다는 것은 인간 고유의 속성이자 자부심이 아닐런가. 물론. 신을 제외하고 인간 만큼의 존재가 아직 없다는 전제는 있는것 같다. 이 책은 생과 앎에 대한 숙명을 짊어지고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구체적으로 인간의 노력이 현재, 어디까지 와있나 알수 있게 해주는 매우 흥미있고 유익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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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유의지와 결정론 사이의 화해
    from 101번째 글쓰기 2010-08-28 03:21 
    게임하는 인간 호모 루두스 - 톰 지그프리드 지음, 이정국 옮김/자음과모음(이룸) 이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 재미있는 경험을 하나 했다. 중학생 아들을 둔 어느 어머니께서 트위터를 통해 내게 물으셨다. "아들이 이 책을 읽고 싶어하는데 읽어도 될까요?" 그 중학생은 아마도 이 책의 부제에 매혹되었을지도 모른다. '게임하는 인간'. '존 내시의 게임이론으로 살펴본 인간본성의 비밀'. 게임이론을 알게 되면 또래들 중에서 게임을 가장 잘 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