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무뎌진다는 것
투에고 지음 / 자화상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나로, 너는 너로. 우리는 우리로.
그 이유만으로 충분하잖아.

익숙해졌다는 것과 무뎌진다는 것은 같은 말일까?
날카롭던 것이 무뎌지듯
세상 곳곳에 신경 쓰던 삶도 무뎌진다.

정신없이 살다
문득 돌아보면
매일 매일이 같은 하루들

삶이,
마음이
무뎌졌다.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는 희망은
어디로 갔을까?

하루의 삶에 지쳐
무뎌지고 있는 것 조차 느끼지 못하고
그렇게 살아 왔던 날들...

한 권의 책이
지난 날들의 '나'를 불러준다.

무뎌지기 전에
날카로웠던 모습이 있던
지난 날들의 '나'

세상을 향했던 예리함에
시퍼렇던 날카로움에
살아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끼던
20대의 날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았던
지난날의 나를 돌아 보며

투에고는 담금질을 한다.

단 순한 위로가 아닌
무뎌짐 속에
날카로움이 깃들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오늘 따라 참
그립다.

 

p.54
상대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타인을 뒤에서 험담하거나 욕하지 말자

 

뜨끔했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느 날 험담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동안 모르고 있던 내 모습이었나?
생각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바뀐 '나'였다.

아!!!!
내가 이렇게 살진 않았는데...

'나'에게 무뎌졌구나...
조심하자

다신, 뒤에서 험담하지 않기.
다신, 뒤에서 욕하지 않기.

용건이 있다면 그때 그자리에서 해결하면 될 것을...
참고 넘기기로 했으면 그냥 넘어가면 될 것을...

반성!!

p.59
자신의 한계를 인정해야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야 내가 한 뼘 더 성숙해진다.
내가 나를 알아야
더 효율적으로 성장 할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았었다.

어릴 때 배웠던 것들인데.
어릴 땐 잘 했던 건데...
시험에 익숙해 진다는 것은,
시험에 무뎌지는 것 이었을지도...

p.154
아직도 꿈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것 만 같다.
다 포기하고 살면 좀 편해지려나 싶은데.
그것도 쉽게 잘되지 않는게 사람 마음이다.

 

무텨진다는 것 - 투에고.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찌질한 인간 김경희 - 남들처럼 사는 것과 나답게 사는 것 그 사이 어디쯤
김경희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스타그램 속 부러운 사람들 중 한 명.
처음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우연히 남긴 댓글과 답글
오고 가는 글 속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회사에 사표를 내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던 그쯤이었을 거예요.
책 읽는 걸 좋아한다 했던 것 같고.
그때 읽었던 책들이 비슷한 취향이었던 것 같은...
모호한 기억들 속에 친절한 유머가 인상적이었죠.

간간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SNS 속에 조금씩 공개하는 일상을 통해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저와는 분명 다른 삶이었으니까요.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어쩜'이란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신기하게 생각했죠.
아니, 엄청난 용기에 반했어요.

남들은 취업하기도 벅찬 시대 두 번이나 퇴사를 했다고 책을 냈습니다.
독립출판으로 만들었다가 입소문을 타고 정식 출판까지 했죠.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두 번째 독립출판물로 찌질한 인간 김경희를 세상에 내놨습니다.

그 책에 담긴 이야기를 읽고
정말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녀의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거든요.

우연히 오키로미터 라는 곳에 오직원으로 일하게 된 일.
첫 번째 책을 정식 출판물로 만들어가는 과정
세 번째 직장에서 대부분 즐겁게 보내는 하루들.

그 속에서 스스로 찌질하다 고백하는 책을 내기까지.
중간중간 공개하는 그녀의 일상이
지쳐가는 하루에 작은 위로가 되었죠.

같은 시간 다른 공간, 비슷한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홀로 살아가는 시간이 부쩍 많아진 우리들에겐 즐거움입니다.
이런저런 일들로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와 혼자인 시간을 가지다 보면
불현듯 공허해지는 시간들이 공허함이 아닌 삶으로 채워질 수 있음을 배우게 됩니다.

작년 봄
독립출판물로 나온 찌질한 인간 김경희를 읽고 나선 부러움이 한가득이었어요.
그리고 지금 새롭게 읽은 찌질한 인간 김경희는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구나 하며
새삼 감탄하기도 하고.
별거 아닌 것 같은 일상들을 잡아내어 짧은 글로 담아낸 관찰력에 놀라기도 하죠.
하루하루 작은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행복한 사람이란
작은 행복들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란 말이 있죠.
스스로 찌질하다 고백한 그녀가 그런 행복한 사람입니다.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어김없이 먹어간 나이에 깜짝 놀랐고.
여전히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삶에 점차 지쳐 갔죠.
희망찬 새해라는데 모든 것이 힘들었어요.

그냥 우울하다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어둠 속을 걸어가고 있는 듯한 지금입니다.
이렇게 살면 정말 큰일 날 것 같아서
일부러 외적 활동을 늘리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피했던 영화도 보고, 일부러 여러 출판사나 서점에서 진행하는 서평단에 참여도 하고.
억지로라도 책을 읽고, 무엇이라도 기록하려 애쓰고, 시험은 꼭 봐야겠으니 공부도 꾸준히 했어요.
그럼에도 웃음을 잃어가는 얼굴을 보며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날들만 늘어났죠.

그냥 습관이었습니다.
네이버 카페 리뷰어스 클럽에 올라온 서평단 공지를 보고 신청했죠.
책 한 권 구매할 돈이 아쉬운 때였거든요. 불과 며칠 사이지만...
기다리던 책은 깜깜무소식이었고.
어떻게 하다 보니 조금의 돈이 생겨 습관처럼 책을 샀어요.

솔직히 기대는 없었는데...
어렵게 찾아온 책 속의 글에
얼어붙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았습니다.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
그리고 다 잘 될 거라는 희망...

지금 제겐 '충분하다'라는 말이 필요했다는 것을
잘하고 있다는 말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한동안 멍하니 있었거든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퇴사를 두 번이나 했고, 세 번째 직장에서 오직원으로 불리고, 책을 두 권이나 출판한 작가이며, 어쩔 때는 너구리, 어느 날은 미녀 2호, 어느 날은 김태희, 이처럼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 김경희 작가는 책을 내며 자기 자신을 위로하면서 이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줍니다.

서른하나의 나이, 제가 가지게 된 서른한 번째의 저자 싸인본.
글귀 하나로 인해 서른한 번째 인생의 책이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