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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작은 이야기
강릉 작은학교 교사연구회 지음 / 부크크(bookk) / 2018년 1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213/pimg_7525512664602503.jpg)
6년 전 나를 비롯한 몇 분의 작은 학교 선생님들이 교실 속 작은 이야기를 써서 모았다. 아주 작은 책자다. 다시 읽어 본다. 정말 좋다. 감동적이다. 살아있는 교실 이야기다. 아이들을 사랑한 교사들의 이야기다. 누가 봐주는 사람 없어도 교사의 열정으로 몇 명 안 되는 아이들과 생활했던 이야기다. 솔직히 잘 쓴 글은 아니다. 아주 투박하다. 화려한 문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날 것 그대로의 글이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살아 움직이는 심장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을 누구보다도 사랑한 가슴 뛰는 이야기를 읽어 볼 수 있다.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가공한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아이들과 자연 속에서 온몸으로 경험한 이야기다. 흉내 낸 이야기도 아니다. 그 선생님만이 할 수 있는 교실의 이야기다. 뜬금없이 책장에 꽂혀 있는 작고 얇은 책을 찾아내 읽었다. 그 이유는 다가오는 3월부터 아주 작은 학교로 전근 간다. 전교생 45명인 작은 학교다. 4년 동안 있었던 학교는 학생수만 4배 이상이 된다. 며칠 전 가야 할 작은 학교에 다녀왔다. 예전 생각이 났다. 아담한 학교 건물, 울창한 소나무 숲, 천연 잔디 운동장, 한적한 어촌 마을. 도심지에서 갑자기 전원 마을로 이사를 가는 느낌이다.
모든 학교가 다 그렇지만 작은 학교는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역량이 참 중요하다. 선생님이 움직이는 교육과정이다. 얼마나 사랑으로 아이들과 생활하느냐에 따라 교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십여 명도 안 되는 아이들이 교실 안팎에서 옥신각신 서로 왕성한 활동을 한다. 규모가 큰 학교에 비해 서로 교류하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적은 수의 학생들이 다양한 만남과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의 의도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작은 학교는 주변 환경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에 참 좋다. 선생님이 얼마만큼 교육과정을 폭넓게 해석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작지만 큰 학교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쑥쑥 성장할 수 있다.
공부란 함은 책으로만 하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자연을 몸으로 느끼며 배경 지식을 폭넓게 할 필요가 있다. 자연을 벗 삼아 책으로 영역을 넓히고 책에서 찾아낸 것을 자연에서 확인하는 자발적인 학습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지적인 힘을 탄탄하게 가꾸어갈 수 있을 것이다. 교감의 역할은 선생님들이 그런 활동을 왕성하게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다.
작은 학교에 근무할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읽어 보라고 추천한다. 선생님들의 순수한 교육 열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책도 아주 얇다. 70쪽 밖에 안 된다. 30분이면 읽어낼 수 있다. 공감하리라 믿는다. 선생님들은 늘 맡겨진 아이들을 어떻게 잘 가르칠까 고민 중이다. 작은 학교 선생님들의 고민을 읽어보시라. 그리고 좌충우돌 실패담도 보시라. 남의 얘기가 아니라 당장 나의 이야기다.
2월까지 지금 있는 학교에서 행정적인 처리를 잘 마무리하고 3월부터는 작은 학교로 출근한다. 가슴이 설렌다! 이 책을 다시 읽기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