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여자 김윤희 금녀의 구역 성균관에 입성하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얼마전 한창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소재 중 하나인 '남장여자'!!

커피전문점에 취직하기 위해 남장을 해야했던 고은찬.. 쌍둥이 오빠를 대신해 밴드에 들어가게 된 고미녀..

베일에 싸여있던 조선 최고의 화인 신윤복이 남장여자로 등장하는 드라마 등등 남장여자가 등장한 드라마들이 대게 흥행을 이룬것으로 보아 눈길을 끌고 무척이나 흥미로운 소재임에는 분명한 사실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

 

가끔 들르는 이웃 블로그나 책과 관련된 까페에 가게 되면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되었던 책..<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정말 엄청난 입소문을 자랑하던 책이다. 

이 책의 소재 역시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한 여인이 금녀의 구역인 성균관에 병약한 동생을 대신해 급제를 해 들어가게 된다는 일명 흥행코드인 '남장여자' 요소를 다루고 있다.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정도로 어려운 집안에서 생활하던 김윤희.. 책방을 드나들며 필사일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던 어느날 그녀는 병약한 동생을 대신해서 과거를 보러가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그녀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조선최고의 권력 노론을 등에 업고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학식을 갖춘 이선준을 만나게 된 것!!

이후 과거에 급제를 하게되고 임금의 눈에 띄어 성균관에 입성하게 되고 이선준과 한방에 동거를 하게 되고..

성균관에서 소론의 실세인 아버지를 둔 문재신과 탐미쾌락주의자 구용화와 함께 '잘금4인방'으로 불리우며 여자인 신분을 들키지 않고 동생 윤식과 바꿔치기할 날만을 꼽으며 생활을 하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주로 읽게 되는 책의 장르가 추리나 역사 그리고 성장 소설에만 편중되어 있던터라 오랜만에 접하게 된 달달한 연애소설

한편이 무척 반가웠다.

그냥 고리타분하다고만 생각될 수 있는 성균관이야기도 재미있게 풀어내주어서 더 쉽고 술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달달해서인지 간혹..아니 자주 손발이 오그라드는건 어쩔수가 없는듯.. ㅎㅎ

조선과 함께 지다 "덕혜옹주"

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얼마전 방한한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이 올해 100년을 맞는 한일 강제병합에 대해서 "한국인들이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 자긍심에 크게 상처받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했다.  한일합병.... 1910년 8월 22일에 맺어진 이 한일합병 조약에 의해 우리의 역사는 일제 식민지하의 치욕적인 삶을 살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된 대한제국과 그 역사속에 잊혀진 한 여인이 있었다.  고종황제의 막내딸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족 ... 암울하고 참담한 역사속에서 황족이라는 이름에 걸맞듯이 한송이 꽃과 같은 삶을 살았다라기 보다는 철저하게 짓밟히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간 한 여인.. 바로 덕혜옹주가 그녀다.

 

나라를 잃은 설움 속에서 너무 귀한 자신의 딸을 지키고자 소망했던 고종황제..결국 그는 끝내 자신의 딸을 지키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되고, 그 후 덕혜옹주는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강제로 일본으로 끌려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감시와 냉대 속에서 십대 시절을 보내게 된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핏줄을 끊어버리기 위한 일본의 만행으로 그녀는 일본인과 강제적인 결혼을 하게 되고, 더욱더 처절하게 짓밟히며 조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토록 돌아가길 원했던 조국에서는 일본의 패망후에는 그녀를 잊은채 그누구도 그녀를 찾지 않았고, 7년동안의 감금생활과 일방적인 이혼통보 등 그녀는 점점 삶에 대한 의욕을 가지기 보다 그 끈을 놓아버린다.

 

사실 지금 생각한다면 한없이 부끄럽게 생각되는게 책을 접하기 전까지만해도 덕혜옹주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으며, 설령 그 이름을 알았다하더라도 유명한 위인들처럼 크게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대단한 인물도 아니었기에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왜 진작 그녀를 알지 못했고.. 그녀의 삶을 함께 아파해주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나라를 잃은 슬픔과 한.. 그 속에서 설움을 받으며 처절한 삶을 살았던 사람은 덕혜 한명뿐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더욱더 그녀의 삶이 가슴을 후빌 정도로 큰 슬픔으로 다가왔던 것은 남들처럼 대단한 소망을 가진것도 아닌었던 그녀가 내 나라 내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정말 작다면 작은 그 간절했던 소망.... 다시 조국으로 돌아오기까지 3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그녀가  겪었을 그 외로움과 안타까움이 전해졌기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 볼모로 끌려가 철저하게 냉대와 괄시를 받으면서도, 나라를 잃은 ... 하지만 한 나라의 백성으로 마지막 핏줄으로 절대 자신의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 덕혜..  만약 그녀가 망국의 옹주가 아니었다면.. 그녀가 단지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았다면 그렇게 외롭지도 아프지도 않았지 않을까...

 

덕혜옹주의 삶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는 책은 2008년 일본의 여성사 연구가 혼마야스코가 발간한 책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간된 책이다.  물론 실존인물들과 가공의 인물들이 적절히 섞여있긴 하지만..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그녀를 조금이나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인간의 검은 내면을 이야기하다 "검은 빛"

검은 빛 ㅣ 매드 픽션 클럽
미우라 시온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8월

평범하고 특별할 것이라고는 할 것 없는 그런 조용한 미하마섬.
어느날 이 조용하던 섬에 갑자기 닥친쓰나미로 인해 중학생 노부유키와 그가 좋아하는 미카, 아버지에게 늘 학대를 당하며 지내는 다스쿠, 다스쿠의 아버지, 섬을 찾아온 이방인 야마나카 리고 등대지기 영감만을 제외한 섬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게 된다.  선택의 여지없이 섬을 떠나게 된 이들..  떠나기 전날 노부유키는 강간당하던 미카를 돕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누군가는 이 살인을 목격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한 아내의 남편으로 한 아이의 아버지로 만나게 된 노부유키. 그녀의 아내 나미코는 한 남자와 바람을 피게되고..
다스쿠는 그녀의 불륜남으로 다시 노부유키와 재회하게되고 ... 다스쿠는 아버지의 폭력속에서 그늘진 삶을 살던 중 우연히 얻게 된 노부유키의 살인 증거를 통해  한줄기 빛을 얻게 된다.

 

<검은빛>은 노부유키의 어린 시절, 그의 아내 그리고 다스쿠까지.. 세사람의 심리묘사와 내면적인 이야기들이 잘 어울어져 그리고 있다.
과거 폭력으로 시작하여 그것을 덮기위해 또 다른 폭력을 저지르게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
만약 아무런 정보없이 제목만 보고 대충의 소개글만 봤더라면 선택을 하지 않았을 책이다.
그냥.. 대다수의 주변 지인분들이 읽고선 '내용 괜찮더라' 이 한마디에 혹~ 해서 얼른 집어 들었으니 말이다.
정말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음침하고 우울한 이야기가 가득한.... 처음접해본 미우라 시온의 작품인데 말이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제 4탄!!!! 성녀의 구제

성녀의 구제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2월

주변 지인들이 종종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을 해오면 장르를 불문하고 가장 먼저 '히가시노 게이고'를 추천해준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 번역된 그의 책들만해도 그 수가 어마어마(?) 하다고 할만큼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라 처음 그의 작품을 접하는 이들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제일 먼저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물론 그의 작품 어느하나 추천하지 않을 것이 없겠지만, 꼭 연결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름 시리즈라해도 무방한, 미궁에 빠져버린 사건들을 그 이면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파헤쳐가며 범인과의 흥미진진한 두뇌게임을 펼치는 유가와 교수가 등장하는 일명 '탐정 갈리레오'시리즈를 추천해준다.  반갑게도 올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시작은 갈릴레오 시리즈로 산뜻하게 ㅎㅎㅎ 

<성녀의 구제>는 피해자가 자신의 집에서 독살 당한채 발견되고, 용의자로 지목된 그에게 이혼을 요구받은 하지만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는 그의 아내와 피해자와 내연의 관계에 있던 여인이 물망에 오르게 되고.. 그 완벽하게 보이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실마리를 풀어나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추리소설의 묘미 중 하나라고 한다면 단연 책을 읽으면서 범인의 존재를 함께 추리해나간다는 것을 손꼽을 수 있을테지만, 책의 앞부분만을 보더라도 범인이 살인을 하게된 동기라든지 ..심지어는 범인이 누구인지까지 짐작이 아니라 확실히 "너!"라고 외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시작부터 범인의 정체를 알게되어서 허무해 보일지도 모르는 이야기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살인과정으로 '과연 어떻게???'라는 의문이 들게 되고, 그 진상을 밝히면 밝힐수록 손에 땀을 쥐게하는 흡입력을 이끌어낸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방법을 뜻하는 '허수해'라는 말..

이번 사건의 트릭은 정말 '허수한'... 다시말해 생각지도 않은 완전범죄를 다루고 있어 흥미를 유발하고, 거기에 곁들여 형사 구사나기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도 담고 있어 절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처음 표지와 제목만 봤을땐 새로나온 종교 서적인줄 알고 대충 넘어가려 했었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쯤 후회하고 있겠지...

명탐정 홈즈걸 서점에 나타나는 유령의 정체를 밝혀라!!!!

명탐정 홈즈걸 2 : 출장 편 -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ㅣ 명탐정 홈즈걸 2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서점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주 조금 아쉬웠던...하지만 그 소소한 일상들로 재미를 줬던 세후도 서점의 명탐정 홈즈걸들의 이야기!!  단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서점, 그리고 책과 관련된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왠지 모르게 끌렸던터라 다음권을 얼근 구입하게 되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이야기의 주인공들인 세후도 서점의 명콤비 교코와 다에가 맹활약을 하는데,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는 전편이 단편이었던것과는 달리 달리 장편으로 이루어져있고, 세후도 서점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유령이 나타난다는 나가노의 서점으로 3박 4일간의 출장을 나가 그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 전편과 다른점이라고 한다면, 그 전편에서는 서점에서 가끔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일상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주로 담고 있었다고 한다면 , 이번엔 서점이라는 큰 틀은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그 고서점은 단지 이야기의 배경이 될 뿐.. 주된 이야기는 27년 전에 일어났던 살인사건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출장편에서는 유령의 정체로 27년 전에 사건의 범인 고마츠 아키오로 지목되고, 유명 작가 기타야마 세이지 살인사건이 재조명 받게 된다.  그로 인해 주위의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이들의 이야기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그 탐문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27년 전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이 밝혀지게 된다.
수십년 전에 일어난 살인사건을 추리해 나가기는 하지만 크게 손에 땀을 쥘 정도의 스릴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 하지만 범인의 진상이 궁금해  끝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이야기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