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우주에 이런 삶이 그저 화음 속 또 다른 음처럼 다른 삶과 나란히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얼떨떨했다. 어떤 삶에서는 집세를 내는 것조차 힘든데, 다른 삶에서는 전세계 사람들을 그렇게 흥분시킨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 P247
매일 매 순간 우리는 새로운 우주로 들어가요. 자신을 타인 그리고 또 다른 자신과 비교하며 삶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죠. 사실 대부분의 삶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공존하는데 말이에요. - P258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훨씬쉬워질 거예요.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라는 사실도요. 슬픔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없어요. - P258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전전긍긍하는 건 그만둬야 할지 몰라, 노라" 엘름 부인이 속삭였다. 그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둘의 친밀함을 더하기 위해 "네 자신이 되기 위해 다른 사람의 허락을…" "네, 알아요." 노라가 그녀의 말을 잘랐다. - P276
이 도서관에 들어온 이후로 지금까지 노라가 선택했던 삶은 사실 모두 다른 사람의 꿈이었다. - P276
이 삶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노라는 다른 것들, 다른 삶, 다른 가능성을 갈망했다. 착지할 준비가 안 된 채 여전히 허공에 떠있는 듯했다. - P300
노라는 자신이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가 불행해서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 P308
이번 삶은 꽤 좋은 듯했다. 짜증 날 정도로 좋았다. 좋은 딸, 좋은 남편과 함께 좋은 동네의 좋은 집에서 사는 좋은삶. 좋은 것들이 넘쳤다. - P333
노라는 부엌에서 약을 넣어두는 서랍을 발견하고 그 안을 뒤져보았다. 반창고와 진통제, 어린이용 해열 진통제, 종합 비타민, 무릎 보호대는 있었지만 항우울제는 없었다. 아마 이 삶일 것이다. 이것이 마침내 그녀가 정착할 삶일 것이다. 그녀가 선택할 삶. 도서관으로 돌아가지 않을 삶. ‘여기서는 행복할 수 있어.’ - P337
노라는 매일 밤 다시 이 삶에서 눈을 뜰 거라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왜냐하면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이번 삶이 그녀가 아는 최고의 삶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계속 이 삶을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던 단계에서 혹시라도 자정의 도서관으로 돌아가게 될까 봐 잠들기 두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 P343
원래 삶을 돌이켜볼 때 가장 근본적인 문제, 노라가 정말로 힘들었던 이유는 사랑의 부재였다. - P353
"이게 최고의 삶이야." 노라는 다소 절박하게 중얼거렸다. "이게 최고의 삶이야. 나는 여기 남을 거야. 이건 날 위한 삶이야. 최고의 삶이야.이게 최고의 삶이야."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노라는 알고 있었다. -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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