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10차선 간선도로를 차들이 쉼 없이 오가고 있었다. 퇴근 시간대라 인도에도 행인이 많았다. 진수는 인도 가장자리에 서서 누렇게 단풍이 들어가는 플라타너스 이파리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 P8

나는 실수한 것일까. 좋아하는 작가 취향에도 모범답안이 있다니. 실기가 아니라 면접 때문에 불합격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머릿속이 복잡했다. - P13

약자가 말이 많은 게 아니었다. 강자가 말이 많았다. 정확히는, 강자에게 선택권이 있었다. 강자가 말을 하면 약자는 듣고 강자가 침묵하면 약자는 눈치를 살피며 무슨 말이든 해야 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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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여행에서 팔 하나를 잃었다. 왼팔이었다. - P8

케빈은 진흙을 잠시 바라보다가 내 얼굴을 보았다. "당신이 얼마 동안 없어졌는지 알아?"
"몇 분 정도 길지 않았지."
"몇 초였어. 당신이 사라졌다가 나타나서 내 이름을 부를 때까지 기껏해야 십 초에서 십오 초밖에 흐르지 않았어."
"아니, 아니야......."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 모든게 몇 초 만에 일어날 순 없어." - P21

첫 번째 여행은 아이가 안전해지자마자 끝났다. 딱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시점에서 끝난 것이다.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나는 그런 행운이 언제나 따르지는 않으리라는 점을 깨달았다. - P29

아이에게 다 들어야 했다. 내가 이곳에 발이 묶인 신세라면, 가능한 모든 것을 알아내야 했다. 나를 쏠 수도 있는 남자의 집에 머무는 것은 위험했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밖을 헤매는 건더 위험했다. - P31

"강에서 말이야. 물속을 걷고 있었는데 구멍이 있었어. 나는 구멍으로 떨어졌고, 바닥을 찾을 수 없었어. 당신이 방 안에 있는 모습을 봤어. 방이 일부 보였는데, 사방이 책이었어. 아빠 서재보다 더 많았어. 당신이 남자처럼 바지를 입었고...... 응, 지금도 그러네. 나는 당신이 남자인 줄 알았어." - P33

사실상 나의 여행은 거리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가로지른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사실. 내여행의 중심은 그 아이였다. 어쩌면 여행의 이유일지도. - P37

루퍼스는 감당하기 힘든 곤경에 빠지면 나를 끌어당기는 모양이었다. 어떻게 했는지는 몰랐다. 본인은 자기가 그렇게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모양이었다. - P41

나는 루퍼스의 말을 믿었다. 정말로 믿었다.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내가 시간을 가로질러 여행했다는 사실은 진작에 받아들였다. - P43

루퍼스에게는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했다. 내가 살려면, 다른 사람들이 살려면 이 아이가 살아야 했다. 감히 시간 패러독스를 시험해볼 수는 없었다. - P47

"여동생은 사내놈같이 입었군!" 남자의 얼굴에 웃음기가 떠올랐다. "도망자 동생이라. 네년 값은 얼마나 되려나."
나는 공포에 빠졌다. - P71

나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나를 저주했다. 기회는 사라졌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나의 결벽은 다른 시대에 속한 것이었건만, 그시대의 예민함을 버리지 못했다. - P73

"난 감히 당신 말을 믿지 않는다는 식으로 행동할 수 없어. 어쨌든 당신이 여기서 사라질 때는 어딘가로 가겠지. 그곳이 당신이 생각하는 곳이라면, 그러니까 전쟁 전의 남부라면 우리는 그곳에 가 있는 동안 당신을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해." - P82

"그럼・・・・・・ 루퍼스가 느끼는 죽음의 공포가 나를 불러가고, 내가 느끼는 죽음의 공포는 나를 집으로 데려온다는 거네."
"그런 것 같아." - P89

다시 가게 되면 루퍼스의 시대에 더 오래 갇힐까 봐 겁이 났다. 첫 번째 여행은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고, 두 번째 여행에는 몇 시간이 걸렸다. 다음에는 얼마나 있게 될까? 며칠? - P104

"검둥이는 백인과 결혼할 수 없어!" 루퍼스가 말했다.
나는 얼른 케빈의 팔에 손을 얹고 그가 하려던 말을 막았다. - P109

우리에게 일어난 일 자체가 말이 안 돼. 하지만 난 사실 그대로 말하고 있어. 우리는 미래의 시공간에서 왔어.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오는지는 나도 몰라. 오고 싶지도 않아. 우리는 이곳에 속해 있지 않으니까. - P112

세라의 눈동자에 깃든 표정은 어느새 슬픔에서 분노로 바뀌어 있었다. 조용하지만 무서운 분노였다. 남편이 죽고, 자식 셋이 팔려가고, 넷째에게는 장애가 있는데 그녀는 그 장애를 두고 신에게 감사해야 했다. - P140

"루퍼스를 가르칠 때 내가 최대한 돕게 해줘. 루퍼스가 자기 아버지의 복사판으로 자라지 않게 하려면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나 알아보자. "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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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
세라 핀스커 지음, 정서현 옮김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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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짜증
내용이 이해가 되지않아 억지로 읽다가 포기
중간중간 번역에 일관성이 없는 곳이 많이 보인다.
이것저것 적으면서 읽었으나 중단했으니 서평도 포기
알라딘
추천 제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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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타는 밀물 때 해변으로 밀려왔다. 그날 일찍 베이는 멀리 바다에서 무언가 떠다니는 것을 보았다. - P63

오래 기다리다보면 온갖 것이 밀려왔다. 유리와 플라스틱뿐 아니라 개인 트레이너들과 도박판 딜러들, 연예계 관리자들이나 댄스 강사들까지. - P63

"불 없이는 얼어 죽을 거예요. 제가 계속 불을 피워두는 대가를 지불하면 어떨까요?"
"뭐로 지불할 수 있는데?"
"할리우드 라인에 계좌가 있어요. 상당한 계좌예요." 그말을 하자마자 나는 실수였음을 깨달았다. - P68

그녀가 돌아누웠다. "네 돈은 배와 섬 밖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어. 신용도 마찬가지고. 지폐가 있다면 불을 조금 더 오래 피우기 위해 그걸 던져 넣어줄 수는 있겠지." - P69

"지금? 네가 뭘 연주하든 내가 근 육년간 들어온 내 형편없는 노래 말고는 처음 들어보는 음악이 될 거야. 내키는 대로 해." - P78

배들은 사람들을 잃고 싶어하지 않고, 사람들도 배에서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지. 살아 있는 사람을 돌려보낼 수 있는 건 정말 드문 일이야. - P79

마지막으로 마신 술에 들어 있던 게 뭔지는 몰라도 액체 형태의 바보였던 것 같아요. - P85

"아내와 결혼한 직후에 절벽에서 소풍을 하려고 여기까지 운전해서 오곤 했어." 베이가 말했다. - P91

인사이드 더 뮤직: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세요.
개비 로빈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잖아요. 더 이상 당신은 없어요. 리얼리티 쇼도 없고, 연예인 가십도, 음악 산업도 없어요. 배 위에, 그리고 그걸 완전히 포기하지 못한 우리 중 몇몇의 머릿속에 맴도는 반향만이 남아 있을 뿐이에요. - P96

진짜 할머니가 죽었을 때 아빠는 나에게 새로운 할머니를 만들어줬다. "이건 대체품이 아니란다." 아빠는 마치 무언가가 대체품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했다. - P104

"할머니, 어디 가십니까?" 한 군인이 새 버비에게 물었다. 나는 숨을 죽였다.
"내 아들에게 물어보세요, 그애가 다 알아요." 새 버비가 말했다. 그건 버비가 늘 하던 말이었다. - P109

그렇다, 내가 바로 "리지 보든이 도끼를 들고..."라는그 유명한 노래의 한 구절을 살려 ‘도끼질의 집‘ 이름을 지은 사람이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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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는 열일곱살의 어느 취한 밤 왼쪽 팔뚝에 ‘로리‘라는 이름을 문신으로 새겼다. 전문은 "로리와 앤디 끝까지 영원히"이고 모두 영문 대문자로 되어 있었으며, 가장 친한 친구 수전이 직접 만든 문신 기계로 새긴 것이었다. - P9

"의사들이 너의 운동 피질에 전극과 칩을 심었어." 어머니가 말을 이었다. "너는 이제 생체공학적인 존재가 된 거지." - P10

이제 앤디는 도로가 되고 싶었다. 아니, 그의 오른팔이 그랬다. 앤디의 팔은 도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고, 안팎에서 동시에 밀려드는 이 말없는 갈망은 앤디를 당황스럽게 했다. - P16

"재활용된 거 아닐까." 수전이 말했다. "콜로라도주 어느 목장주의 것이었을 수도 있잖아."
앤디가 고개를 저었다. "과거에 있는 것도 아니고, 도로위의 사람도 아니야."
"그럼 소프트웨어 문제인가? 재활용된 부분이 소프트웨어일 수도 있지. 그 칩을 토론토 근처 자율주행 도로에쓰려고 만든 걸 수도 있잖아." - P21

앤디의 팔은 나날이 더 콜로라도주에 있었다. 앤디는 팔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팔은 잘 작동했다. 그저 다른 곳에 있을 뿐이었다. - P22

나는 출산하지 않는다. 나의 꿈같은 아이, 내 꿈에 존재하는 그 아이, 어느 날 밤 내 머릿속으로 들어와 둥지를 튼 아이. 그 여자아이는 태어난 지 하루, 일주일, 일년, 팔년, 삼주, 하루가 되었다. - P32

내 꿈의 아기는 점점 어려질 때만 빼면 점점 자란다. 그애는 그렇지 않을 때만 빼면 때때로 유아이다. 집을 두번 떠났지만, 매번 바로 다음 날 밤이면 아기가 되어 돌아왔다. 나는 안도하며 그애를 맞이한다. - P35

나는 떠나야 한다. 나는 떠날 수 없다. 나는 여전히 설명할 방법을 모른다. - P41

그 기념일에 나는 동이 틀 무렵 일어났다. 할머니는 나에게 엄마의 군화 닦는 일을 시켰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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