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을 수 있다면 1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발 맞추어 걷기]


[2017. 3. 1 ~ 2017. 3. 2 완독]


[북로그 컴퍼니 서평단 활동]






 "누가 나를 이렇게 보살펴 주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p168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의 안나 가발다. 전작?은 아니지만 직전에 읽은 소설에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해주었기에 ㄴ남여가 서로를 바라보는 표지 따위는 믿지 않는다. 그래도 이미 작가의 매력에 빠져있는 나로써는 책을 읽어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 독자의 사명감과 외로운 고독...?


 오늘 주말의 시작이라 너무 기분이 업되어 있다.




 스포일러 일부 포함.

 ​그녀는 진위가 분명치 않은 이론 하나를 떠올렸다. 물에 빠져서 가라 앉고 있을 때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야 소용이 없고 바닥에 닿기를 기다렸다가 발 뒤꿈치로 바닥을 차야만 수면으로 다시 올라올 수 있다던가……

 됐어.

 이제 바닥에 닿은 거야, 안그래?

p185

 나에게 잘못이 있다면, 이렇게 개똥같은 직업을 선택했다면 것뿐이야. 나는 바보처럼 일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더 고약한 건 말이야, 다른 것을 하고 싶어도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야.

p219

 내가 어떻게 사는지 봤잖아? 정말 형편없다고. 그만하자 ……. 저 …… 난 내 얘기를 하는 걸 전혀 좋아하지 않아.

p298



 사실은 2권까지 모두 읽고 정리를 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1권으로만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싶다. 다음 권에 '분명하게' 바뀌어갈 등장 인물 간의 관계를 즐겁게 보기 위한 사전 작업이랄까? 1권에서 느낀 이미지를 2권으로 끌고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


 관계.

우리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 태어남과 동시에 유년기, 청년기를 지나 성인, 중장년기을 거쳐 죽음에 이르기 까지 우리는 얽히고 설킨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속에서 우리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느끼고 자신을 정립시켜 가면서 성장한다.


 삶의 끝에 이르렀을 때 후회 없는, 아니 '이정도면 즐겁게 살은 것 같은데?'라는 답을 내놓고 싶은 나에게 있어, 나를 둘러싼 관계를 삶의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수단이다. 물론 나에게 이어진 관계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닐지라도 내가 생각하기에 꼭 지키고 싶은 관계는 놓고 싶지 않다.



 난 네 삶을 심판하지 않고 넌 내 삶을 심판하지 않기야, 오케이?

p281

​ 행주와 냅킨을 같은 서랍 속에 그냥 둬. 인생은 뒤죽박죽으로 어질러진 구석이 좀 있어야 재미있는 거야.

p346


 이러한 관계에 대해 떠올리게 한 책이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이라는 책 같다. 그림에는 재능이 있으나 그만두고 야간 청소를 하는 카미유, 일주일 내내 식당 주방에서 전쟁을 치르고 주말에는 아픈 할머니를 보기 위해 요양원으로 가는 프랑크, 현실과는 한 발짝 떨어져 있지만 과거(역사)에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귀족 필리베르.


 이 세명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는 너무나도 약하다. 혼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야간 청소의 카미유, 주중에는 식당 일로 주말에는 요양원에 가는 프랑크는 일에 치여 살며,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는 별개로 스스로의 역사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필리베르. 다양한 방식으로 고립화된 삶 속에서 다른 어떤 관계도 형성 될 거리가 없는 이들이 작은 사건으로 하나로 묶이게 된다.



 

 필리베르, 고마워. 나에게 해준 모든 일에 대해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 당신은 모르고 있겠지만, 어찌보면 당신은 내 생명의 은인이거든.

p244

 너무나 휑뎅그렁하던 그 아파트에 어느 날 아침 빌딩 청소를 한다는 잠옷 차림의 여자가 나타나면서 삶의 온기가 되살아 났어.

p350

 그는 난생 처음으로 할머니를 자기 품에 꼭 안았다.

p364



 공통점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세사람의 미묘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씩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그들이 형성했었던 얇디 얇고, 약하디 약한 주변의 관계가 점차 개선되어 가는 모습이 좋다.


 따뜻한 말 한마디 건내지 못했던 할머니와의 관계가, 자신이 좋아했던 그림을 관두고 살아왔던 자신과의 관계가,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지만 이들로 인해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현재와의 관계가, 느리지만 천천히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 한 계단씩 올라가는 모습이 첫 걸음마를 떼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아이를 보는 것과 같이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리고 여기 저기에 뿌려놓은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삼각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흥미로운 부분이다. 솔직히 여기서 소설을 끝내더라도 아무런 이상이 없을 정도로 '관계'에 대해 세심하게 다루고 있어 후한 평을 해주고 싶다.


 삐걱대는 관계 속에서 서로를 맞추어 시너지를 이끌어 냈다면 이제 새로운 관계로 인한 갈등이 다음 권에 등장하지 않을까 싶은데...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이라는 제목 처럼 달달한 로맨스로 달려갈 것인지, 아니면 1권에서 보여줬듯이 관계의 소중함에 대해서 말을 해줄 것인지 궁금하다.

 

 과연 책을 낭독하는 필리베르와 요리를 하는 프랑크, 그들을 그리는 카미유. 이들의 관계의 끝은 어떻게 끝이 날까? 지켜보도록 하자.


너는 나와 마찬가지로 아슬 아슬한 균형을 지켜주는 사람이야.

p343

 ​





 <쓰지 않은 책 속 한 마디>


-

 "다른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뭐랄까, 더 ……."

 "자아 실현에 더 도움이 되는 일 말인가요?"

 "그래요."

 "아뇨, 하고 싶지 않아요."

p25



-

 "여기, 이게 나예요?"

 "네"

 "세상에, 그림을 되게 잘 그리시네요."

 "애를 쓰긴 하죠."

p121



-

 "말하자면 아무것도 안하는거나 다름없어요. 보잘 것 없는 것들이죠."

 "그래도 즐기고 있는거지?"

 "네"

p260



-

 하지만 말이야, 만일 인텔리라는 것이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고 주의력이 강한 사람, 경탄하고 감동할 줄 아는 사람, 세상 만물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이해하려는 사람,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덜 어리석은 존재로 잠자리에 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기꺼이 내가 인텔리라고 말하겠어.

p344

 



+ 이 리뷰는 <북로그컴퍼니>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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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한창훈 지음, 한단하 그림 / 한겨레출판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2017. 2. 22 ~ 2017. 2. 23 완독]




 "바다의 특징은 잔잔하거나 파도가 치거나 똑같이 친다는 것이에요. 그제는 한 팔 정도의 파도가 쳤는데 모두 그 높이였어요. 어제는 가문비나무 높이 만큼 치솟았는데 모든 파도가 그랬어요. 오늘은 보시다시피 똑같이 잔잔해요."


...


(중략)


...


 법은 이랬다.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p21


 내가 소설을 쓴다면 이런 책을 쓰고 싶다. 글에 완전히 힘을 빼고 술술 써나가지만,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책. 동화같이 가볍고 산뜻하지만 그 이면에 인생의 진리(교훈)을 담고 있는 책.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뽑아 들었던 책이 너무나 산뜻한 기분을 선사해주어 너무 좋았다. (한창훈이라는 작가의 책을 찾아볼 이유가 생겼군..)


 책이 있는 곳에 우연과 우연이 겹쳐 가끔씩 보여주는 소위 '인생 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꼭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더욱이 일러스트레이터 '한단아'의 일러스트가 이야기의 풍미를 더해 이야기 속에 깊이 빠져들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들이 오기 전까지 섬은 수만년 동안 무인도 였다.

p9


 단순히 영토 확장을 위한 조사였던 어느 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심한 파도와 강한 바람 등의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가길 원하는 이와 점차 늘어가는 섬 주민을 묶어주는 하나의 약속, 아니 법.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인사처럼 얘기하는 이 말은 사람 사이의 평등을 말한다.


 각자가 필요한 일을 하고 가지고 있는 재능에 따라 일을 하며 섬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급자족 했던 그들은, 그들 스스로는 깨닫지 못했지만 자못 대단했다.


 어느날, 섬이 화산 활동을 시작해 본토에서 섬에 사는 이들을 구해, 폐쇄적인 섬의 삶에서 본토의 '화려한 삶'을 보여주지만 그들은 어리둥절 하기만 하다. 오직 본토의 남자와 사랑에 빠진 한 여인과 새롭게 옷감 장사를 시작한 가족을 빼고는 이해할 수 없는 본토의 기쁨을 떠나 그들의 기쁨을 찾아 다시 섬으로 돌아간다.




 "커다란 공장과 아무 말 없이 일만하는 사람들을 보는게 어떻게 기쁠 수가 있죠?"

p26

  "도중에 끼어들지 말고 말을 끝까지 들어줄 것."

  "필요할 때 맞장구 쳐줄 것."

- 쿠니의 이야기 들어주는 집 - 

 진정으로 가까워지려면 서로 번갈아 이야기하고 관심깊게 들어야 한다는 거, 듣는 것도 마치 말하는 것 같아야 한다는 걸요.

 - 쿠니의 대화하는 집 -


  어깨에 손을 얹고 너와 나는 동등함을 얘기하던 섬과 달리 이곳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었다.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야 했고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이해하는 척해야했다. 사랑도 쿠니를 지켜주지 못했다. 남자는 지쳤으며 쿠니는 이해할 수 없었다. 쿠니는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는데도 단순히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했을 뿐인데도 사람들은 열광했다.


 날로 번창하는 쿠니의 이야기 들어주는 집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저 끝까지 들어주고 가끔씩 맞장구를 쳐주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서로 어울리는 소리가 있다는 게 아이는 마음에 들었다. 도와 레는 이웃해 있지만 한꺼번에 치면 어색했다. 같이 있어도 재미가 별로인 친구 같았다. 도와 미는 누르면 느낌이 불편하지 않았다. 레는 솔이나 시와 어울렸다. 그 셋을 누르면 사이 좋은 친구 셋이 만난 것처럼 기분 좋은 소리가 만들어 졌다. 그것은 빵에 염소 젖으로 만든 치즈를 얹거나 장어구이 옆에 초절임 생강채를 놓은 것과 비슷했다.

p75

 아이는 서로 어울리는 소리가 있다는게 마음에 들었다. 우연히 눌러본 피아노는 즐거웠다. 눈을 감고 가만히 듣고 있으면 섬으로 몰려오는 잔잔한 파도와 파도를 어루만지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 아이의 뛰어난 감수성을 눈여겨 본 어떤 이의 추천으로 누구나 부러워 할 만한 피아노 배움의 길로 들어선 아이의 표정은 날로 어두워졌다.


 바람이 뛰어놀고 파도가 넘실대던 건반 위는 모짜르트와 베토벤이 되어야 했고, 바람과 파도는 더이상 움직 일 수 없었다. 아이의 연주는 마음 속 깊은 곳의 감정을 솟아오르게 만들었지만, 피아노를 치면 칠 수록 아이의 연주는 완벽해졌지만 더 이상 감정을 솟아오르게 만들지 못하게 된다.




 "악보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면 안된다. 훌륭한 연주가가 되려면 기존의 연주를 그대로 본받는 것도 꼭 필요한 법이다."


 "그렇다면 아무나 한명만 치면 되잖아요."

p99

 "첫째, 선장은 언제나 옳다."

 "만약 선장이 틀렸을 경우는 어떡하죠?"

 "둘째, 선장이 틀렸을 경우"

 "..."

 "첫번째로 돌아간다."

p128

 "내일부터 학원에 다녀야 해. 그렇지 않으면 뒤떨어지니까."


 "준비를 해야해. 준비하는 자만이 성공 할 수 있으니까."

 

 "노후 준비는 부자가 되는 것을 의미했다."


 "내가 25년 동안 해놓은게 우리 신문사의 나이를 채우는 거였어."

"참 혼란스러워요. 어릴때부터 전 늘 준비하면서 살았어요. 준비를 해야 행복해진다고 배워서. 그래서 그런지 행복한 순간이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아요."

p167



  딱 3개의 이야기만 짤막하게 소개해봤다. 나머지는 내 머릿 속에 넘실대는 이미지를 부여잡기위한 문구를 몇가지 나열했으니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아니, 잊어버려도 좋다. 잊으면 꼭 다시 찾아 보기를 바라는 책이거든. 그리고 당신이 흥미를 가지고 꼭 읽어보기를 바라거든.


 진짜 '행복'이라는 단어는 어려운 것 같다. 현재를 즐기고 사는 것도 행복,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자의 행복, 더 이상 가질 것이 없는 자의 행복, 본인도 가난하지만 더 가난한 자를 돕는 이의 행복, 푸르른 하늘을 바라 볼 수 있는 행복, 아름다운 꽃내음을 맡을 수 있는 행복...


 수 많은 행복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만 우리는 사실 행복하게 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서로가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라는 말을 하는 날이 오기는 할까? 그저 '섬'이라는 공간을 빌어 이룰 수 없는 유토피아를 잠깐 소개시켜준 것일 뿐일까?


 누구보다 행복하지만 행복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는 그 척박한 섬에 한번 가보고 싶다.





+ 찾아 볼 것. > 못찾것다... 주소 없나?

 일러스트 레이터 - 한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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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샘터 2017.3]


[봄]


[2017. 2. 21 완독]





봄을 맞이한다는 것은

아무데도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는 어느 계절을

대면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봄을 맞이하려는

나 자신과의 만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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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언제나 옳다 - 감정을 다스리는 다섯 가지 마음처방전 아우름 17
김병수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감정은 언제나 옳다]


[감정 처방전]


[2017. 2. 22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감정은 언제나 옳습니다. 어떤 감정도 그냥 흘러보내서는 안 됩니다. 느끼고,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해야 합니다.

p4


 나는 항상 졌다.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차분하게 다루지 못하고 항상 그 맹렬한 열기에 휩쓸려 밖으로 표출했었다. 감정을 다스릴 필요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상대방을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살살 도발을 하는 상황 등에는 어떡하라는 말인가? 아리송하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성숙해야 한다지만 실상은 가면을 쓰고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만 뛰어난 능구렁이가 될 뿐, 내면을 다스리지는 못한다. <감정은 언제나 옳다>에서는 '관찰, 움직임, 환상에서 벗어나기(깨닫기), 받아들이기, 삶의 가치를 추구하기'라는 다섯가지 마음지킴이를 소개해준다. (내 성격이 워낙 더러워) 별로 미덥지는 못하지만 일단 훈훈한 소개팅 장소에 나가보기로 했다.


 

 - 감정 : 외북 자극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 (그 시점의 반응, 지속 X)

 - 기분 : 특정한 무엇이 아닌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음 (하루, 일주일 같은 특정한 기간의 반응, 지속 O)

 겉으로는 잘나 보여도 자기를 존중하지 않는사람은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 때문에 홀로 자신을 대면해야 하는 밤 시간을 두려워합니다. 술에 의지해 자신을 지우려고 합니다. 이런 사람은 돈으로, 사회적 지위로, 권력으로 자신을 과시하려 듭니다. -> 허위 존중

p51


 어쩌면 감정은 감기 같다. 매번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여 우리를 만나러 오는 감기처럼, 다양하게 찾아올지라도 결국 해야하는 행동은 잘먹고 푹쉬는 처방을 받아드는 것처럼, 김한 독감이라면 약이라는 도움과 함께 싸워나가야 하는 것이 감정을 다루는 핵심같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관계를 가지든 모든 것에는 우리의 감정이 들어가기 마련이기 때문에 너무 무리하게 감정을 소모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책의 요지가 아닐까.


 

 사람은 무조건 완벽해야 한다고 믿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완벽을 강요하게 됩니다. (중략)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중략) 완벽의 반대는 수용입니다.

p116

 대화는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 입니다.

p136



 물론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질병을 피하는 최고의 방법이 균형 있는 식단을 잘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니까.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정 노동자, 사람을 대하는 일이 가장 힘든일이니 말이다. 하긴, 사람을 대하지 않는 직업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하는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분명이 한명이라도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으니, 우리는 감정이라는 놈을 잘 구슬려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나와 감정을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감정을 잠시 떨어져서 마주봐야하는 타인화를 시켜 감정에 휩쓸리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결국 그 타인이 '나'이고 내가 그 타인이니까 연관이 있을 수 밖에 없겠다.



 인감은 점점 더 추운 곳을 향해 걸어가는 여행자 입니다. (중략) 삶은 태국이나 발리로 떠나는 여행이 아닙니다. 살면 살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어느새 북극이나 남극에 다가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 인생입니다.

146


 그래서 작가는 마지막에 '인생의 가치'라는 것을 만나게 해준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우리를 규정하고 정체성을 대변할지라도, 결국 남이 보는 면이 아닌 우리가 평생을 찾아 헤매는 '인생의 가치'가 '내가 어떠한 사람인가, 어떠한 감정과 느낌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가'에 대한 유일한 답이라 생각한다.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당신은 어떤 삶을 원하는가? 그곳에 감정이 있고 '나'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건 과거가 아니라, '현재가 되어가는 미래' 입니다.

p75

 꿈은 품는 것이 아니라 꺼내는 것입니다.

p170



<책 속의 책>

- <무한 경쟁이 대한민국을 잠식한다>

-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 후지와라 산야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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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 소중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
히라이 쇼슈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어딘가 좁다란 틈에 서있는 당신에게]


[2017. 2. 16 ~ 2017. 2. 21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

진리와 가르침은 문자와 말로 전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도마움'을 부디 놓치지 말고 알아차려 주시길 바랍니다.

p179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라는 제목을 보고는 일상적인 삶에서 소중함을 깨닫는 '에세이'라고 생각을 했더니 완전히 힐링 서적일줄이야... 사실 삶에 어느정도 통달한 선지자(先知者)의 말은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공생(共生), 검소, 감사' 등과 같은 단어의 진중함과 귀중함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으나, 사바(娑婆) 세계가 우리 마음먹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내가 양보하고 타인을 인격적으로 존중하여 사람 대 사람으로 대화하기를 원할지라도 상대측에서 그런 마음이 1도 없다면 대화 자체가 이루어지겠는가?


 물론, 우리가 추구해야할 이상적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지켜야할 도리를 지키는 것이 올바란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겠지만, 소위 '정글'로 표현되는 약육강식의 아귀 다툼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얼마나 우리가 고고하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욕망을 거세하면서까지 도덕적 군자로 살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욕망이 다가 온다면 충분히 타락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가토의 검 中>


 항상 얘기하는 말이지만, 말로는 우리 모두 성인 군자이고 도덕적인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진짜로 우리가 극한의 상황에 놓였을 때(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올바름을 선택할 것인가? 나는 정말로 궁금하다. 그저 그런 평범한 적당한 선함과 적당한 악함을 가지고 있는 내가 그런 상황에 닥친다는 가정 자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정말로 궁금하거든... 그리고 선함을 택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고. 뭐.. 닥치면 알겠지.


 그래서 이런 종류의 책은 눈이 부시다. 질척이는 현실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나와는 반대로 더러움 하나 묻어있지 않은 선지자의 새하얀 도포 자락이 눈이 부시단 말이다.

 


 소중한 것은 변합니다. 그렇다고 소중하다고 느끼는 그 순간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항상 내안에서 '소중한 것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해가는 것이 바로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나가는 방법입니다.

 훌륭한 사람을 만드는 것은 '고생'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정보는 취급 방법에 따라 우리에게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평범함 속에서 건져내는 날카로운 식견은 폐부를 깊숙히 찌른다. 세상의 온갖 고난과 역경이 훌륭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깨닫고 스스로를 가다듬고 정진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 것을 말하는 것. 머릿 속에서 맴도는 말을 시원하게 정리해주는 그러한 형태이려나? 각자가 마음 속에 세우고 있는 자신만의 철학을 책을 통해 가다듬는 시간으로 쓸 수가 있을 것이다.


 앞서 얘기 했듯이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문장'도 있다. 음.. '노력하면 다된다'는 식의 개천에서 용나는 시절은 이제는 거의 없다싶이 하는 얘기니깐.. 이러한 문장을 나에게 적용시킨다면 나는 항상 이렇게 얘기해준다.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어떤 것을 포기해야만 다른 것에 온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세상에 떠밀리든 본인의 선택이든 어찌되었건 요즘은 포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자꾸 벌어지니까.


 아무튼. 우리 존재 모두 화이팅이니까.



 

 애당초 인생의 문제에 정답과 오답이 있을까요? 선택하고 판단한 결과가 어떤 것일지라도 그것을 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인생입니다.

p65








 <사용하지 않은 책 속 한마디>


-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내가 있는 것이다.(p177)


- 태어난 곳도, 자란 환경도, 받은 교육도, 사회 경험도 완전히 다른 사람을 90% 100%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 입니다.(p220)


- 연애는 아름다운 오해, 결혼은 비참한 이해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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