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길을 헤매도 괜찮아
김효원 외 지음 / 자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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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20학번이다. 코로나가 점령한 대학생활은 꽝이었다.

시험을 볼 때까지 얼굴도 몰랐던 동기들, 시험이 끝나도 눈만 아는 동기들

날아간 MT와 동아리 그리고 나들이, 또한 동시에 날아간 자격증 시험들

비대면 수업과 함께 폭주하는 유튜브와 드라마 시청

다른 학과 애들은 잘 만 공부하던데 왜 나는 이런가? 드는 나날들

코로나블루인가? 강제적 집콕만 해도 서러운데 취업 준비 하라는 주변

고등학교 때 생각하던 대학생활은 이게 아닌데 하면서 우울할 때

<지금은 길을 헤매도 괜찮아>는 위로가 되었다.


인생에 메뉴얼은 없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첫 번째 말이 "인생에 메뉴얼은 없다."란 말이었다.

고등학교 때 죽어라 공부해서 대학에 가면 다 될 줄 알았다.

막상 대학에 가니 취직 걱정이 있고, 생각보다 학과공부는 재미가 없었다.

내가 이런 공부를 하려고 대학에 왔나 자괴감도 들었지만 독서가 있어서 살았다.

이 책을 쓴 6인의 작가님 중 최영원 작가님은 1년 3개월 간 100권의 책을 읽었다.

100권의 책을 읽은 작가님이 느낀 바는 아래와 같았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인생의 메뉴얼을 따를 필요는 없다.

생각보다 남들 눈치를 안 보고 사는 사람은 많다.


나도 3개월 간 100여권의 책을 읽으면서 위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여러 연령대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책을 쓴 작가였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탄탄대로로 산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힘든 시기를 겪었고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았다. 

심지어 지금 이 책도 20대가 낸 책이다. 

대학생이어도 졸업하기 전에 작가가 될 수 있고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배웠다.

그래서 메뉴얼에서 벗어난 삶을 살기 시작했다.


희망직업만을 강조하는 수업이 싫었다. 대학교에서 진로설계를 배워도 그랬다.

직업에 초점을 맞춘 전공 교육과정과 장학금 설명만이 가득한 주입식 강의는 고역이었다.

왜 이 일을 하고 왜 그 길로 가야하는지 질문조차 없었다.

그래서 박동현 작가님이 제시한 '행위희망'이 좋았다.

무슨 일을 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 질문으로부터 시작한 일이 진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명사형 직업에서 동사형 진로로 옮겨가니 이제야 원하는 큰 그림이 보였다.

직업명에 집착하기보다 진로라는 큰 그림이 이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그 진로는 메뉴얼이 아니다. 내가 그리고 물들인 행동만이 있을 뿐이다.

나의 20대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그래서 20대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닿아 희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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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곳 오늘 여기 - 아시아 이웃 도시 근대 문학 기행
김남일 지음 / 학고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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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 도서관을 가길 좋아했다.

1달에 2~3번, 방학에는 2주에 한 번 도서관을 갔다. 

주로 과학책을 빌리지만 종종 일본, 중국 소설 분야로 가기도 했다.

그땐 일본과 중국 소설이 끝난 뒤에 영미권 소설이 있는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영미권, 북유럽, 프랑스, 독일, 러시아 순으로 소설이 있었다. 

잘 안 알려진 유럽국가 소설들은 다른 곳에 모아져 있었다.

아시아의 국가가 일본과 중국만 있진 않다.

그런데 없었다. 여행지로 주목을 받는 동남아권조차 번역된 문학이 1권도 없었다.

<어제 그곳 오늘 여기>를 읽고 알았다. 아시아가 소수임을.


아시아의 문학들은 식민주의 역사로 얼룩덜룩하다.

사이공, 상하이, 오키나와, 이 세 곳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각각 따뜻한 휴양지, 이색적인 도시, 특색있는 섬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밝고 경쾌한 이미지와 달리 역사는 어두웠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가 싸우거나, 외세에 의해 개방되거나, 침략된 식민지였다.

베트남 작가 중에 북부 출신이 많은 이유

상하이의 뒷골몰과 빛이 들지 않는 방

일본이지만 일본이 아닌 오키나와

따뜻하고, 밝은 이미지의 이면에 쓰라린 역사만 가득했다.


왜 우리는 아시아를 소수로 보았는가? 식민주의자의 눈으로 보고 있던 것은 아닐까?

피부색으로 계급을 나누고, 보고 싶은 사실만 보며, 

참혹한 역사를 외면한 체 보고 있던 건 아닐까?

순박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존재, 

돈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도시, 

이용해야 할 가치가 있는 존재로만 편향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식민지를 만들었던 국가의 작가들, 백인들의 소감을 읽고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어떤 눈으로 아시아를 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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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스타일 코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신박한 디자인 문구 ‘옷생활 플래너’ 제작 & 유통기
이문연 / 탐탐일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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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 굿즈 제작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스타일 코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충격적이었다.

흔히 말하는 절망편과 희망편이 섞여 있는 구성이랄까? 

작가님의 위트로 블랙코미디 느낌도 나는듯한 

희망과 현실이 절묘하게 섞인 옷 생활 플래너 제작기였다.

작가님의 생생한 옷 생활 플래너 제작기에 팩트를 들은 기분이었다.


작가님이 옷 생활 플래너를 만들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작가님은 자비/개인 출판을 많이 하시는 분이고 텀블벅에서 책을 판매하기도 했다.

텀블벅에서 책을 판매할 때 굿즈가 있으면 좋겠다는 건의사항이 있었고, 

연습장에 적힌 글귀였던 옷 생활 플래너가 생각났다.

그 뒤로 작가님이 산전수전 많은 일을 하시면서 플래너가 나왔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었단 점에서 희망찬 일이었지만 제작 과정은 현실이었다.


온라인 문구점도 따로 주문해서 다이어리를 판매한다고 생각했는데 

자체 제작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공책을 만드는 곳을 알아보고 크기/ 내지 무게 / 색 / 표지 등 세부사항을 전달하고,

표지 디자이너를 찾고, 샘플 보고 피드백도 하고, 바코드 스티커도 붙이고 저작권도 등록하고

혼자서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자비 출판이기 때문에 예산이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디자이너와 저작권 등록 대리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혼자서 수소문하고 했어야 했다.

혼자서 아이디어 제안, 제작처 문의, 디자이너 찾기, 인쇄소 찾기, 입점 문의를 해야 하고

개인 굿즈 제작이 매우 복잡하고 해야 할 일이 많음을 깨달았다. 

개인 굿즈 제작 꿈나무로서 진짜 현실을 간접경험했더니 약간 어질했다.

아무리 필요한 듯 보이는 물품도 판매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문구도 이해가 되었다.


그렇지만 배울 점이 많아서 기뻤다. 

개인 굿즈 제작을 하는 작가님들이 준비하시면서 왜 그렇게 힘들고 바쁜 이해가 되었다.

또한 공책이라도 제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향후 참고할 생각이다.

스스로 디자인도 하고 싶은 만큼 SNS를 이용한 홍보도 시작하고 열심히 하고 싶다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자체제작 굿즈의 힘든 현실도 보았지만 그 사이 희망도 보았기에 새로운 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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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도노 하루카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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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자 평점이 5점 아니면 1점인 이유를 알 것 같다.

요스케란 인물은 일상에 있으면서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이라면, 아버지가 한 말에 의하면 이란 식으로 자신의 감정보다 외적 기준을 요스케는 따른다. 마치 정해진 메뉴얼에 따라 행동하는 일본 사회처럼 말이다.

그러나 말과 다르게 행동으로도 옮기는 모습의 요스케는 모순적이다.

공무원이라면 너무 빤히 얼굴은 보면 안 된다면서도 허벅지를 보고 있는 요스케는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다. 특정한 기준(메뉴얼)을 따르면서도 벗어나는 행동을 요스케는 한다.

나는 평점 5점을 주고 싶다. 

요스케란 인물은 메뉴얼을 따르는 듯이 보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스케는 욕망이 많다. 성욕이 많지만 마이코와는 마이코를 위해서란 말 뒤에서 아무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카리는 다르다. 요스케처럼 성욕이 많으며, 요스케의 욕망을 채워준다.

요스케가 아카리와 만나서 파국에 이른 것도 욕망의 분출과 관련이 있다.

평소에는 욕망을 잠재워야 하기에 기준(공무원이라면, 아버지가 한 말에 의하면)에 따라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지만, 아카리와 있을 때는 기준에 허락되는 일과 함께 욕망이 분출된다.

아카리는 요스케를 너무 좋아해서 마이코와 함께라면 할 수 없었던 관계도 많이 할 수 있으며, 기준에 어긋나는 일도 아카리가 좋아하기에 마음껏 할 수 있다. 

즉 외적 기준을 준수하며 욕망을 잠재울려는 요스케가 아카리와 만나면서

욕망이 분출되고 감정에 의지하게 되면서 파국으로 간 것이다.


그러나 요스케의 끝은 좋지 않았다. 

소설에서 사소한 장치들이 많고 이 중에 요스케와 아카리를 나타낸 듯한 장치가 있다. 

송사리와 영화 장면이다.

처음에 아카리네 집에 갔을 때 12마리 송사리 중 한 마리만 죽었다.

나중에 아카리네 갔을 때 한 마리만 살아있었다.

좀비 영화에서 여자 좀비가 살아있는 남자를 뜯었다. 밀치고 뜯는 관계가 뒤얽혔다.

송사리는 요스케의 상태를, 좀비영화는 요스케와 아카리의 관계를 나타내는 듯 하다.

아카리와 만나면서 요스케는 점점 욕망 분출에 익숙해지고 빠져들어갔다.

마이코와 사귈 때도 아카리와 교제했던 일이 첫 균열이었다.

아카리가 요스케만을 좋아하는지 알았지만 요스케가 자신과 사귀는 중에 마이코를 만나자,

아카리는 요스케가 아니어도 근육질인 사람이 좋음을 깨달았다.

요스케가 아카리에 빠져들어갈 때, 아카리가 요스케 이외의 사람에게 갈 때 둘 다

남서을 물어뜯던 여자 좀비 같았다. 

그냥 눈 앞에 있었기에 물어뜯었던 빠졌던 좀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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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깨달음
스티브 테일러 지음, 추미란 옮김 / 판미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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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깨달음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뭔가 종교와 관련되어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러나 깨달음은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깨달음은 강도에 따라 선명한 지각에서부터 영적인 에너지를 인지하는 수준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상에서도 깨달음은 일어난다.

깨달음은 기존의 자아 체계를 부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자아를 확립시키는 과정이다.

시각의 변화~새로운 정체성의 확립까지 그 양상은 다양하다.


깨달음이 생기는 이유는 에고 때문이다.

자신이라는 에고는 통합적인 시선에서 자기중심적인 시선을 부른다.

청소년기에 들어 에고가 커지기 시작하면 우리의 관심과 에너지는 에고로 쏠린다.

그래서 어린 아이 때처럼 선명한 감각과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다.

에고에 많은 에너지가 쓰여서 지각과 인지, 인식에 쓸 에너지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에고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명상이 기본이다. 

일상에서 깨달음은 단계적으로 또는 급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행동, 정화 또는 정제, 무욕, 봉사, 명상을 행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신을 비난하거나 헐뜯지 않아야 하며: 윤리적 행동

머릿 속에서 들리는 부정적인 생각의 흐름을 잡을 줄 알아야 하며: 정화 또는 정제

물질적인 탐욕으로 부터 관심을 없애야 한다.:무욕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이입(봉사)를 행해야 하며 명상도 해야 좋다.

그러나 개인마다 깨달음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깨달음을 얻으면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가?

감사함과 행복함이 증가하며, 걱정과 불안이 줄어든다.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끼며 평온한 마음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깨달음을 얻었다고 무적인 것은 아니다.

깨달음은 새로운 자아 정체성의 확립이다. 기존의 자아 덤미가 남아있을 수 있다.

여전히 자신을 향한 비난과 헐뜯음이 존재하며 인생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깨달았기에 기존 삶과 맞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다. 주위에 이해해줄 사람도 없다. 

깨달아서 좋은 점은 좀 더 통합적이고 생생한 지각을 느낄 수 있으며,

새로운 시각/정체정으로 살아서 문제를 더 잘 해결한다는 것이다.


깨달음은 생소하다. 종교에만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깨달음은 보통의 일상에서도 일어난다. 

우리는 많이 접하지 않았기에, 깨달은 상태인지도 몰라서 깨달음을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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