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곳 오늘 여기 - 아시아 이웃 도시 근대 문학 기행
김남일 지음 / 학고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 도서관을 가길 좋아했다.

1달에 2~3번, 방학에는 2주에 한 번 도서관을 갔다. 

주로 과학책을 빌리지만 종종 일본, 중국 소설 분야로 가기도 했다.

그땐 일본과 중국 소설이 끝난 뒤에 영미권 소설이 있는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영미권, 북유럽, 프랑스, 독일, 러시아 순으로 소설이 있었다. 

잘 안 알려진 유럽국가 소설들은 다른 곳에 모아져 있었다.

아시아의 국가가 일본과 중국만 있진 않다.

그런데 없었다. 여행지로 주목을 받는 동남아권조차 번역된 문학이 1권도 없었다.

<어제 그곳 오늘 여기>를 읽고 알았다. 아시아가 소수임을.


아시아의 문학들은 식민주의 역사로 얼룩덜룩하다.

사이공, 상하이, 오키나와, 이 세 곳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각각 따뜻한 휴양지, 이색적인 도시, 특색있는 섬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밝고 경쾌한 이미지와 달리 역사는 어두웠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가 싸우거나, 외세에 의해 개방되거나, 침략된 식민지였다.

베트남 작가 중에 북부 출신이 많은 이유

상하이의 뒷골몰과 빛이 들지 않는 방

일본이지만 일본이 아닌 오키나와

따뜻하고, 밝은 이미지의 이면에 쓰라린 역사만 가득했다.


왜 우리는 아시아를 소수로 보았는가? 식민주의자의 눈으로 보고 있던 것은 아닐까?

피부색으로 계급을 나누고, 보고 싶은 사실만 보며, 

참혹한 역사를 외면한 체 보고 있던 건 아닐까?

순박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존재, 

돈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도시, 

이용해야 할 가치가 있는 존재로만 편향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식민지를 만들었던 국가의 작가들, 백인들의 소감을 읽고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어떤 눈으로 아시아를 보고 있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