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인생은 일로 가득 차있고, 인생의 빈 부분을 의미로 채우는건 스스로 할 일이다. 딴짓에서 얻은 즐거움으로 얼굴이 반짝반짝한 팀원이 늘어날수록 좋은 팀장이 되는 것처럼, 딴짓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이라 믿는다. 딴짓을 하다보면 거기서 또 새로운 미래가 피어날지도 모를 일이고, 모를 일이니까, 일단 시작해볼까, 딴짓. - P214
그 사생활이 얼마나 개인의 인생을 윤기 나게 하는지는 내가 제일 잘 아는데, 당연히 나는 적극 권장 모드다. 사람이 밥만 먹고살 수 없는 것처럼,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 딴짓을 디딤돌 삼아 힘든 시기를 건너고, 딴짓에서 얻은 기운으로 매일을 더 잘 꾸릴 수 있는 것이다.공부만 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고등학교를 입학하자마자탈춤반에가입한 사람으로서, 대학교 4학년 때 취업 준비로 마음에 한 톨 여유도 없을 때 동네 미술학원을 등록한 사람으로서 딴짓을 권장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 P210
픽사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영화가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관문이 있다. 1차로 완성된 영화를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은 물론,픽사의 감독들과 프로듀서까지 모두 함께 보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이 자리의 이름은 ‘브레인트러스트 Braintrust. 모든 전문가들의머리를 믿겠다는 자리. - P177
심지어 픽사의 모든 영화는 그 과정을 여섯 번이나 거쳐야만 개봉 가능하다.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리고 머리끝이 삐쭉삐쭉서는 기분이다.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동료들의 솔직하고 날카롭고 거침없고 때론 너무나도 불편한 피드백을여섯 번이나 받아야만 하다니. 하지만 이 자리에서 피드백을 줄 때규칙이 하나 있다. 모두가 피드백을 주되, 그 피드백에 대한 해결책은 반드시 감독이 스스로 찾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브레인트러스트, 다시 한 번, 이 영화를 책임지고 있는 당신의 머리를 믿는 것이다. - P177
한 사람의손, 한사람의 입이 아니라 그 모두의 머리를 빌렸더니 영상은 어느새 내가 원하는 곳에 도착해 있었다. 그곳은 내가 상상하던 곳보다훨씬 더 멋진 곳이었다. - P175
결국 모두는 스스로를 위해 먼 곳에 점을 찍고 그쪽을 향해 노를저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대신 노를 저어줄 사람도 없다. 꼼수도 통하지 않는다. 다만 일 속에서도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으며노 젓기에 최선을 다한다면 때로는 바람이, 물결이 쪽배를 슬쩍 떠밀어줄 거라 믿는다. 닮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모습에서 멀어지도록. 기어이 닮고 싶은 누군가의 모습 쪽에 ‘나‘라는 쪽배를 정박할수있도록. - P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