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니가 선전포고를 하던 야만의 시절, 말레나라고 하는 어떤 하나의 고귀하고 무결한 대상이 참혹하게 유린되고 파멸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소년은 어른이 된다. (말레나를 닮은 여자와의 성매매를 통해 그 역시 집단 유린의 현장에 상징적이고 간접적으로 가담함으로써) 무자비한 야만 사회의 일원이 되는 셈... 방종한 죄로 추방당했던 말레나는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다. 불구가 되어버린 남편과 함께. 돌아온 말레나를 받아주는 사회. 천연덕스럽게 다시 부인으로 호명되는 말레나. 영화는 반문한다. 뻔뻔한 쪽은 누구인가. 부덕과 몰염치는 과연 누구의 몫인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것으로만 내내 들어오다가 이 사람 것을 처음으로 들어봤는데 충격이다. 운지가 너무나 정확하고 선명해서... 이 사람은 정말 AI인가... 이토록 무서운 Al 같은데 내가 오이스트라흐에 너무 길들여졌나 글쎄 좀 경박하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1악장 카덴차도 자의적으로 하는 게 뭔가 오만하게 느껴지고... 역시 최초 각인이 중요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