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책문화판에 뜬 오늘 뭐 읽지? #에세이 『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 https://blog.naver.com/shn2213/222112754518





이전에도 책문화판에 올라간 글이 두 개나 있었는데 포스팅을 작성하다 말아서 결국 업로드 할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그 포스팅들도 임시저장글에 푹 묵혀있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고 올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빠르게 올려본다.

근래 아프다보니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 일도, 공부도.

작성하다 만 글도 이제는 30개나 넘어갔고 작성하고 있던 웹소설도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사실, 참 속상한 것이 아무리 아파도 (어떤 일을 하건) 포기해 본적이 없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포기하는 일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괜스레 복잡하기도 하면서 오롯이 신경쓰는 일 없이, 스트레스 받지 않게 휴식만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마음 기댈 곳이 필요할 때마다 ‘영화’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주저앉을 때마다 저자를 다시 일어나게 해준 27편의 인생 영화의 이야기가 책 한 권에 가득 담겨 있다.

책 속에 나온 영화들을 보니 예전에 보았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기 시작했다.

책을 볼 때건, 영화를 볼 때건 드는 생각이 있다. 책이 내게, 영화가 내게 말을 건다는 것이다.



냉침 밀크티 같은 사람 【인사이드 아웃】


"슬픔아, 또 기억을 건드렸니?"


노트북 바로 앞 조그마한 수납함에는 USB와 외장하드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그 중 한 외장하드에는 영화가 가득 들어있다. (아! 성격상, 불법다운로드는 절대 하지 않는다.)

평소, 집에서 볼 때는 자막 없이 보는지라 극장에서 보았다 하더라도 소장할 만한 영화들은 결제하여 다운받은 뒤 이후에 영어공부 겸용으로 보고 또 본다.

(앞서 짤막하게 올렸던 「인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도 소장중인 영화들 중 하나이다.)

어렸을 때부터 디즈니 마니아인 나는 디즈니와 픽사에서 나온 영화들은 전부 다 보았을 정도인데 물론 디즈니와 픽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들도 전부 외장하드 안에 보유중에 있다.

책에서 「인사이드 아웃」의 내용이 나오기에 이후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 오랜만에 「인사이드 아웃」을 열어보았다.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냉침 밀크티 레시피가 눈을 사로잡는다.

블랜딩 홍차 30그램, 비정제 갈색 설탕 설탕 50그램 그리고 우유 1000밀리리터.

가지고 있는 홍차는 다 먹고 남은 것이 니나스 홍차뿐이라 니나스 홍차를 진하게 우려 시원한 우유를 붓고 밀크티를 만들었다.

책에서는 아마 그램수까지 정확하게 표기되어 있으니 딱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레시피인 것 같다.

나는 딱히 그런 것은 없고 홍차를 우린 농도에 따라 우유를 따르기 때문에 내 입맛에 맞춰 마시는 편이다.

한 번씩, 직구할 때면 이번에는 밀크티잼을 만들어야지 하다가도 매번 다 마시고는 남질 않아 이번에 홍차 살 때면 꼭 밀크티잼을 만들어보리라.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냉침 밀크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고온에서 오랫동안 푹 끓이지 않아도 낮은 온도에서도 천천히 우러날 수 있는, 적은 말수와 차분한 어조로도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냉침 밀크티라는 수식어는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그런 사람이고 싶었다.

조용하지만 차분한, 적은 말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감과 신뢰감을 줌으로서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기쁨이, 슬픔이, 소심이, 까칠이, 버럭이가 등장한다.

이름 그대로 캐릭터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아마 영화에서 슬픔이가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가 아니었었나 싶다.

나 또한 영화를 보고선 슬픔이가 가장 좋았으니깐.


슬픔이는 언제나 말썽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슬픔이가 핵심 기억을 건드리면서부터 주인공 라일리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진다.

"슬픔아, 또 기억을 건드렸니? 그러지 말랬잖아."

"슬픔이 덕에 이제 아빠와의 추억이 슬프게 기억되겠군!"

"미안해. 내가 왜 이러지? 어디 잘못됐나 봐."

라일리, 즉, 우리 자신을 위해 슬픈 감정은 없어야 하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행복한 기억 앞에는 언제나 슬픈 기억이 존재한다!

슬픔은 공감의 감정이기에, 기쁨과 행복 이외에도 슬픔도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다.

슬픔에 머물러 있다고 할지라도 이는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것이니 받아들이는 것 또한 본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삶의 한가운데에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5번 사진은 내 최고의 작품이야. 삶의 정수가 담겨 있지."


라이프 잡지사에서 16년째 몸 담그고 있는 월터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그는 상상 속에 빠져 살고 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어 '일'만 할 수밖에 없었던 월터는 남들과 추억을 공유할 만한 경험담이 없다.

그런 그에게도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가 있다면 바로 생각하는 것, 즉, 망상에 빠지는 것이다.

때로는 현실을 놓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상상이 매우 깊어 보는 입장에서 아찔하기도 하다.

어느 날, 그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라이프지가 다른 회사에게 팔리게 되면서 인터넷 잡지사로 축소되면서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이었다. 회사에만 국한되어 있던 삶을 살던 월터였는데 말이다.


"숀, 필름에서 사진 한 장이 빠졌는데 회사에서 내 입장이 난처해졌어요. 당신이 보낸 통에 없거든요."

"25번? 자네 지갑에 들었어. 지갑 안쪽 주머니에 사진을 넣어뒀지. 안을 보라고 쪽지에 썼잖아. 사진 보면 깜짝 놀랄 거야."

"무슨 사진이었어요?"


원판 관리실에서 일했던 월터는 사진작가 숀 오코넬에게 지갑과 필름 원본을 선물로 받게 된다.

그리고 숀은 월터에게 부탁한다.

but number 25 is my best ever, the quintessence of life, I think. I trust you'll get it where it needs to go, you always do.

그런데, 정작 25번째 사진이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당연, 작가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돌아다녀 본 적 없는 월터는 (마지막호 표지 사진을 찾기 위해) 직접 사진작가 숀 오코넬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이제는 상상이 아닌 '현실'인 것이다.

그린란드로, 아이슬란드로. 이후 다시 돌아온 뒤 아프가니스탄으로.

길고 긴 여정을 보내게 된다.



문득 영화 결말을 보기에 앞서 예상은 하고 있었다.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을 보곤 나도 충분히 상상했던 결말이니 아마 당신이 상상하고 있는 그 결말이 영화의 결말일지도 모른다.

엄청난 울림 내지 감동은, 솔직히, 없는 것 같다.

그저 초반에 현실적인 우리네 모습과 닮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자꾸 보게 되는데, 나의 인생영화에서는 아쉽게도 순위권 밖에 밀려난 영화이긴 하지만 그저 한번쯤은 추천해보고 싶었다.

영화를 인상깊게 본 이들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보여서 더 공감했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거창한 꿈 한 두가지는 품고 살지만 현실에 치이다보면 어느새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해본 적 없는 남자가 기상천외한 상황을 맞닥뜨리며 이것저것 해보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에서 어느새 영화 속 인물에게 대리만족을 느낄 수도 있겠다.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월터의 여정의 목적은 사진작가 숀 오코넬을 찾기 위함이었지만 어느새 그 목적은 월터 자신을 찾는 여정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결국은 월터 자신을 찾는 것이 여정의 목적이었다고 하였는데 여정 이후 그의 달라진 모습은 옷에서도 매우 잘 드러나고 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전과는 달리 이후의 복장을 보면 그의 성격이 루즈해졌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상상한다고만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월터 또한 마찬가지였다. 상상은 그저 상상일 뿐. 그러나 그가 행동으로 옮기고 나서야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영화 속 인물이니 그런 기상천외한 상황들 자체가 현실적으로 납득되진 않을 순 있지만 어찌되었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지금 이 순간에 즐기며, 최선을 다하며 살자는 영화 속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면 제대로 이해한 것이다.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마지막 책장을 끝으로, 책을 덮고나면 문득 영화가 보고싶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홍차든, 녹차든, 커피이든 상관없다.

찬장을 열어 가장 마음에 드는 머그잔 혹은 커피잔을 꺼내 마실 것을 쪼르륵 따라서, (다 볼 필요는 없으니) 조용히 영화 한 편 틀어놓고 혼자만의 시간을 단 5분, 10분이라도 꼭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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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이미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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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마음 기댈 곳이 필요할 때마다 ‘영화’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주저앉을 때마다 저자를 다시 일어나게 해준 27편의 인생 영화의 이야기가 책 한 권에 가득 담겨 있다.

책 속에 나온 영화들을 보니 예전에 보았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기 시작했다.

책을 볼 때건, 영화를 볼 때건 드는 생각이 있다. 책이 내게, 영화가 내게 말을 건다는 것이다.



냉침 밀크티 같은 사람 【인사이드 아웃】


"슬픔아, 또 기억을 건드렸니?"


노트북 바로 앞 조그마한 수납함에는 USB와 외장하드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그 중 한 외장하드에는 영화가 가득 들어있다. (아! 성격상, 불법다운로드는 절대 하지 않는다.)

평소, 집에서 볼 때는 자막 없이 보는지라 극장에서 보았다 하더라도 소장할 만한 영화들은 결제하여 다운받은 뒤 이후에 영어공부 겸용으로 보고 또 본다.

(앞서 짤막하게 올렸던 「인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도 소장중인 영화들 중 하나이다.)

어렸을 때부터 디즈니 마니아인 나는 디즈니와 픽사에서 나온 영화들은 전부 다 보았을 정도인데 물론 디즈니와 픽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들도 전부 외장하드 안에 보유중에 있다.

책에서 「인사이드 아웃」의 내용이 나오기에 이후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 오랜만에 「인사이드 아웃」을 열어보았다.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냉침 밀크티 레시피가 눈을 사로잡는다.

블랜딩 홍차 30그램, 비정제 갈색 설탕 설탕 50그램 그리고 우유 1000밀리리터.

가지고 있는 홍차는 다 먹고 남은 것이 니나스 홍차뿐이라 니나스 홍차를 진하게 우려 시원한 우유를 붓고 밀크티를 만들었다.

책에서는 아마 그램수까지 정확하게 표기되어 있으니 딱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레시피인 것 같다.

나는 딱히 그런 것은 없고 홍차를 우린 농도에 따라 우유를 따르기 때문에 내 입맛에 맞춰 마시는 편이다.

한 번씩, 직구할 때면 이번에는 밀크티잼을 만들어야지 하다가도 매번 다 마시고는 남질 않아 이번에 홍차 살 때면 꼭 밀크티잼을 만들어보리라.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냉침 밀크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고온에서 오랫동안 푹 끓이지 않아도 낮은 온도에서도 천천히 우러날 수 있는, 적은 말수와 차분한 어조로도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냉침 밀크티라는 수식어는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그런 사람이고 싶었다.

조용하지만 차분한, 적은 말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감과 신뢰감을 줌으로서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기쁨이, 슬픔이, 소심이, 까칠이, 버럭이가 등장한다.

이름 그대로 캐릭터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아마 영화에서 슬픔이가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가 아니었었나 싶다.

나 또한 영화를 보고선 슬픔이가 가장 좋았으니깐.


슬픔이는 언제나 말썽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슬픔이가 핵심 기억을 건드리면서부터 주인공 라일리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진다.

"슬픔아, 또 기억을 건드렸니? 그러지 말랬잖아."

"슬픔이 덕에 이제 아빠와의 추억이 슬프게 기억되겠군!"

"미안해. 내가 왜 이러지? 어디 잘못됐나 봐."

라일리, 즉, 우리 자신을 위해 슬픈 감정은 없어야 하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행복한 기억 앞에는 언제나 슬픈 기억이 존재한다!

슬픔은 공감의 감정이기에, 기쁨과 행복 이외에도 슬픔도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다.

슬픔에 머물러 있다고 할지라도 이는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것이니 받아들이는 것 또한 본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삶의 한가운데에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5번 사진은 내 최고의 작품이야. 삶의 정수가 담겨 있지."


라이프 잡지사에서 16년째 몸 담그고 있는 월터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그는 상상 속에 빠져 살고 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어 '일'만 할 수밖에 없었던 월터는 남들과 추억을 공유할 만한 경험담이 없다.

그런 그에게도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가 있다면 바로 생각하는 것, 즉, 망상에 빠지는 것이다.

때로는 현실을 놓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상상이 매우 깊어 보는 입장에서 아찔하기도 하다.

어느 날, 그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라이프지가 다른 회사에게 팔리게 되면서 인터넷 잡지사로 축소되면서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이었다. 회사에만 국한되어 있던 삶을 살던 월터였는데 말이다.



"숀, 필름에서 사진 한 장이 빠졌는데 회사에서 내 입장이 난처해졌어요. 당신이 보낸 통에 없거든요."

"25번? 자네 지갑에 들었어. 지갑 안쪽 주머니에 사진을 넣어뒀지. 안을 보라고 쪽지에 썼잖아. 사진 보면 깜짝 놀랄 거야."

"무슨 사진이었어요?"


원판 관리실에서 일했던 월터는 사진작가 숀 오코넬에게 지갑과 필름 원본을 선물로 받게 된다.

그리고 숀은 월터에게 부탁한다.

but number 25 is my best ever, the quintessence of life, I think. I trust you'll get it where it needs to go, you always do.

그런데, 정작 25번째 사진이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당연, 작가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돌아다녀 본 적 없는 월터는 (마지막호 표지 사진을 찾기 위해) 직접 사진작가 숀 오코넬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이제는 상상이 아닌 '현실'인 것이다.

그린란드로, 아이슬란드로. 이후 다시 돌아온 뒤 아프가니스탄으로.

길고 긴 여정을 보내게 된다.


문득 영화 결말을 보기에 앞서 예상은 하고 있었다.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을 보곤 나도 충분히 상상했던 결말이니 아마 당신이 상상하고 있는 그 결말이 영화의 결말일지도 모른다.

엄청난 울림 내지 감동은, 솔직히, 없는 것 같다.

그저 초반에 현실적인 우리네 모습과 닮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자꾸 보게 되는데, 나의 인생영화에서는 아쉽게도 순위권 밖에 밀려난 영화이긴 하지만 그저 한번쯤은 추천해보고 싶었다.

영화를 인상깊게 본 이들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보여서 더 공감했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거창한 꿈 한 두가지는 품고 살지만 현실에 치이다보면 어느새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해본 적 없는 남자가 기상천외한 상황을 맞닥뜨리며 이것저것 해보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에서 어느새 영화 속 인물에게 대리만족을 느낄 수도 있겠다.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월터의 여정의 목적은 사진작가 숀 오코넬을 찾기 위함이었지만 어느새 그 목적은 월터 자신을 찾는 여정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결국은 월터 자신을 찾는 것이 여정의 목적이었다고 하였는데 여정 이후 그의 달라진 모습은 옷에서도 매우 잘 드러나고 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전과는 달리 이후의 복장을 보면 그의 성격이 루즈해졌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상상한다고만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월터 또한 마찬가지였다. 상상은 그저 상상일 뿐. 그러나 그가 행동으로 옮기고 나서야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영화 속 인물이니 그런 기상천외한 상황들 자체가 현실적으로 납득되진 않을 순 있지만 어찌되었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지금 이 순간에 즐기며, 최선을 다하며 살자는 영화 속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면 제대로 이해한 것이다.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마지막 책장을 끝으로, 책을 덮고나면 문득 영화가 보고싶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홍차든, 녹차든, 커피이든 상관없다.

찬장을 열어 가장 마음에 드는 머그잔 혹은 커피잔을 꺼내 마실 것을 쪼르륵 따라서, (다 볼 필요는 없으니) 조용히 영화 한 편 틀어놓고 혼자만의 시간을 단 5분, 10분이라도 꼭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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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도 궁금해하는 헬리코박터, 위염, 위암 열전 -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위내시경 이야기
김효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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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서구적인 식습관의 변화로 인한 환경의 영향도 있지만 해마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한다.

위암은 아니더라도 위염, 위궤양 진단 받는 이들 또한 많은데 뒤늦게 관리에 들어간다 해도 그 때 가서는 늦은 감이 있는지라 일찍이 관리하는 게 좋다.


저자, 김효상은 1997년 의과대학 졸업 후, 삼성서울병원 내과 전공의, 소화기내과 전임의를 거쳐 성균관의대 소화기내과 외래교수,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2013ㅕ부터 현재까지 한국의료재단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확하고 안전하며 편안한 위, 대장내시경 전파를 위해 내시경 검사와 교육에 힘쓰고 있다.



순전히 궁금하다기보다 꼭 읽어보고 싶어서 읽게 된 책이다.

고등학교 때, 입시로 인해 크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처음으로 역류성 위염이 걸렸었는데 그 때부터였다.

스트레스를 받기만 하면 위가 트러블이 났고 그로 인해 위장약은 어느새 나의 상비약이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두번의 수면내시경을 받았었는데 첫 번째가 대학교 때였다.

당시 검사받고 나서 위궤양 판정을 받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위암에 걸릴 수 있다고 하니 그 때는 꽤 철저하게 관리하였다.

이후 철저한 관리는 어느새 학업이니, 스펙이니 이것저것 신경쓰다보니 느슨해졌고 졸업 후에 일을 하면서도 관리에 소홀해진 것은 사실이다.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아마 광고를 통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난 다행히도 아직까지 헬리코박터균에 걸려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아마 평소 먹는 윌도 그렇고 위장약, 그 외 진통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책에서는 특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진실과 그로 인한 질환들 그리고 진단, 치료까지 자세하게 나와있어 굉장히 읽어볼 만하다.

의외로 헬리코박터균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헬리코박터균을 방치하면 위와 관련된 자잘한 질환은 물론이고 위암에 걸릴 수 있다.

무엇보다 (검사를 통해) 헬리코박터균에 걸렸다면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다양한 궤양, 위염의 종류들과 용종 그리고 위암까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여태껏 '위'와 관련된 책들 중에서 꽤나 유익했다.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 무엇보다 읽기 쉽게 해석되어 있었고 아마 이전까지는 듬성듬성 알고 있는 수준이었다면 책을 읽은 지금은 꽤 자세하게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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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입문 니체 아카이브
베르너 슈텍마이어 지음, 홍사현 옮김 / 책세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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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철학은 한 번 읽는다고 해서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는 분야이다. 읽으면 읽을 수록 느낀 바가 달라지는 참 신기한 영역이다.

이전에 읽은 책에서 부분적으로 나온 니체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언젠가 그의 철학에 대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있었는데, 제목에 이끌려 곧장 읽게 되었으니 바로 『니체 입문』이다.


저자, 베르너 슈텍마이어는 1946년 독일에서 태어나 그라이프스발트대학 철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국제적으로 이름난 니체 학술지 <<니체 스튜디엔>>의 편집자이자 공동발행인이다.

니체, 데리다, 레비나스 등에 관한 수많은 책과 논문을 집필했다.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목사였던 니체는 첫째 아들로 태어난다.

니체는 어린 시절부터 엄숙하고 진지해 소년 시립초등학교에 함께 다녔던 급우들이 그를 '어린 목사'라고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니체는 학교를 옮겨 피아노 수업을 받게 되었는데 그의 피아노 연주 실력이 굉장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니체는 수업료 면제를 받으며 다닐 수 있었던 수도원을 마다하고 '돔 김나지움'에 다니게 된다.

창의성이 높았던 그는 혼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가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그는 내면적으로 매우 고독했다고 한다.

휴학할 정도로 심한 두통을 앓았으며 이후 증세가 악화돼 정신착란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평생 반복되었다고 한다.

수학에 매우 취약했던 반면에 그리스어와 라틴어 논문에서는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봐도 니체는 굉장히 생각도 많고 (내면적으로) 고독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니체는 학문으로서의 철학에 요구되는 것은 학문적 객관성과 보편타당성을 위해 모든 개인적 요소는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원칙을 과감하게 파괴했다.

자신의 삶을 철학적 방식으로 행해지는 '큰 해방'으로 해석했고 깊이 묶여있던 인식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던 것이 그의 삶이었다.

이를 믿었기에 포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또한 그는 알고 있었다.

철학의 과제란 벗어남에 있는 것으로, 끝없이 몰려드는 새로운 믿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유로운 정신'이 되는 법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책을 참고하자면, 여기에 기여했던 원인이 그의 병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기에, 이 부분은 재독한 후에 또 다시 리뷰를 쓸 예정이라 그 때 나의 이야기와 함께 보따리를 풀어보겠다.)

이후, 그의 저서를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그는 아픈 상태라는 것을 일반화하여 모든 철학자는 생리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도덕적으로 이미 아픈 상태 혹은 여전히 아픈 상태에 있다고 전제시키다.

철학자들은 병들어 있으며, 또 병이 들어 아프기 때문에 철학 한다는 것이다. 즉, 존재에 가까운 것이 아니라 아픈 상태에 가깝기 때문에 철학을 한다고 보는 것이다.

니체만의 방식으로 풀어보자면 철학자는 의사이다. 그 스스로도 시도해보았듯이 일차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의사라 할 수 있겠다.

니체는 죽음의 문턱에 몇 번이나 갔을 정도로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과제, 즉, 삶의 과제 역시 부여받았다.

의학적으로 완치될 수도 없다. 육체적으로는 정상적인 삶을 방해받고 정신적으로는 극도의 우울을 야기하는 고통을 그의 철학에 있어서 의미 있고 유익하게 만드는 것, 이를 통해 삶을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겠다.


모든 인식, 모든 앎, 모든 지혜를 고독으로부터 생각해내는 것, 그리고 그 조건들을 모든 개체가 자신의 특수한 실존에 따라 "내던져져" 있는 피할 수 없는 고독 속에서 찾아내는 것이다.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니체의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책 읽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단순하게 읽고선 느끼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모든 책을 읽는 데에 있어서 경험담까지 연결시키며 굉장히 깊게 고찰하기 때문에 인문서를 읽을 때면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그의 철학적 글쓰기 형식에 대해서는 재독하고 난 후의 리뷰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인데 한 번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곧장 재독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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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벤 스틸러 감독, 벤 스틸러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상상에만 국한되었던 일들이 현실에서 펼쳐지다!


라이프 잡지사에서 16년째 몸 담그고 있는 월터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그는 상상 속에 빠져 살고 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어 '일'만 할 수밖에 없었던 월터는 남들과 추억을 공유할 만한 경험담이 없다.

그런 그에게도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가 있다면 바로 생각하는 것, 즉, 망상에 빠지는 것이다.

때로는 현실을 놓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상상이 매우 깊어 보는 입장에서 아찔하기도 하다.

어느 날, 그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라이프지가 다른 회사에게 팔리게 되면서 인터넷 잡지사로 축소되면서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이었다. 회사에만 국한되어 있던 삶을 살던 월터였는데 말이다.


원판 관리실에서 일했던 월터는 사진작가 숀 오코넬에게 지갑과 필름 원본을 선물로 받게 된다.

그리고 숀은 월터에게 부탁한다.

but number 25 is my best ever, the quintessence of life, I think. I trust you'll get it where it needs to go, you always do.

그런데, 정작 25번째 사진이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당연, 작가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돌아다녀 본 적 없는 월터는 (마지막호 표지 사진을 찾기 위해) 직접 사진작가 숀 오코넬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이제는 상상이 아닌 '현실'인 것이다.


그린란드로, 아이슬란드로. 이후 다시 돌아온 뒤 아프가니스탄으로.

길고 긴 여정을 보내게 된다.




문득 영화 결말을 보기에 앞서 예상은 하고 있었다.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을 보곤 나도 충분히 상상했던 결말이니 아마 당신이 상상하고 있는 그 결말이 영화의 결말일지도 모른다.

엄청난 울림 내지 감동은, 솔직히, 없는 것 같다.

그저 초반에 현실적인 우리네 모습과 닮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자꾸 보게 되는데, 나의 인생영화에서는 아쉽게도 순위권 밖에 밀려난 영화이긴 하지만 그저 한번쯤은 추천해보고 싶었다.


영화를 인상깊게 본 이들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보여서 더 공감했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거창한 꿈 한 두가지는 품고 살지만 현실에 치이다보면 어느새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해본 적 없는 남자가 기상천외한 상황을 맞닥뜨리며 이것저것 해보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에서 어느새 영화 속 인물에게 대리만족을 느낄 수도 있겠다.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월터의 여정의 목적은 사진작가 숀 오코넬을 찾기 위함이었지만 어느새 그 목적은 월터 자신을 찾는 여정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예컨데, 첨부한 영상을 보면 새들이 만들어낸 것이 한 여자임을 알 수 있다.

바로 월터가 좋아하는 '셰릴'이다.

여정 전까지만 해도 상상의 나래 속에만 이것저것 해보는 월터였지만, 여정 후에는 그녀의 아들에게 선물까지 하며 직접 셰릴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게 되었으니 이는 현실적으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참고로, 셰릴은 이혼한 상태로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결국은 월터 자신을 찾는 것이 여정의 목적이었다고 하였는데 여정 이후 그의 달라진 모습은 옷에서도 매우 잘 드러나고 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전과는 달리 이후의 복장을 보면 그의 성격이 루즈해졌음을 알 수 있다.

(뭐랄까,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하는 꼰대같았다면 여정 이후에는 캐쥬얼해진 복장처럼 그런 성격에서 벗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단순히 상상한다고만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월터 또한 마찬가지였다. 상상은 그저 상상일 뿐. 그러나 그가 행동으로 옮기고 나서야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영화 속 인물이니 그런 기상천외한 상황들 자체가 현실적으로 납득되진 않을 순 있지만 어찌되었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지금 이 순간에 즐기며, 최선을 다하며 살자는 영화 속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면 제대로 이해한 것이다.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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