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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10년 -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1. 시작은 창대하나…….
최근에 읽은 경제 관련 서적 중 가장 빠르게 읽어 내린 책 <불황 10년>. 뭔가 암울함이 스멀거리는 제목과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라는 부제가 상당한 무게로 와 닿았기에 기대가 컸다. 결론부터 말하면 ★★★☆☆.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느낀 강렬한 '끌림'이 후반부로 나갈수록 저자의 개인적 소회를 바탕으로 밋밋한 게 약간 허망하더라. 똑똑한 사람들이 가끔 보여주는 오류 중의 하나가 자신의 경험칙을 보편성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거다._저자는 아니라 하겠지만 나는 약간의 '자뻑'으로 이해했다_ 솔직히 무게감이 실린 프롤로그와 제법 비판적 시각을 담은 에필로그를 빼면 뭐 별스런 거 없어보였다. 그냥 여기저기서 다루는 문제를 자신의 잣대로 정리한 느낌? 초반의 짜릿한 필력이 뒤로 갈수록 도처에서 가벼움으로 넘나드니 많이 아쉽더라. 보통 이런 수준의 서적에 별 넷 정도 주는 편인데, 저자의 네임밸류에 기댄 어떤 기대감_제목에 걸맞은 경제학적 비전?_이 턱없이 무너져 그냥 별 셋에 마음이 가고 만다._따져보면 이 책의 출발이 저자가 사석에서 들려줬던 '생활경제 노하우'를 꼼꼼히 모은 책이라 하였으니 딱 소소한 그 수준이다. 책(저자)이 문제가 아니라 그저 뭔가를 기대한 내가 잘못인거다. 그런 거라 자위하고 만다._

 

2. 불황 10년, 어쨌든 살아남자.
사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우리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장기 불황을 답습할 것 같다고 우려하는 걸로 알고 있다. 혹자들은 디플레이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하고... 그만큼 국가경제가 염려스러운데, 이놈의 정치는 늘상 티격태격 밥그릇 싸움만 하는 거 같으니... 답답하다. 오죽하면 모 방송국에서 조사한 '우리 사회의 주요 기관에 대한 신뢰도' 및 '사회에 대한 기여도'에서 국회가 최하위 점수를 받았을까. 최악의 평가를 받은 국회에 기댈게 없으니 우리 스스로 뭔가를 모색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이런 책의 의미가 꽤 있다는 것은 공감한다. 저자는 최소한 10년간 쉽지 않은 시간이 흐를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럼 그 후는? 10년 후에 한국경제의 본진이 될 가장 중추적인 집단이 지금의 30대라는데 저자는 주목하고 있다. 정확히 90년대 학번들이 잘 버텨야 저성장 국면의 한국에서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한 마지막 버팀목이 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모자 9개를 가진 사람과 모자 1개를 가진 사람의 만남'으로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아직도 가진 자를 우선으로 정책을 펼치는 듯하다. 정치가 실패했을 때, 개인의 선택은 좀 옹졸해 지므로 '어쨌든 살아남자'는 것이 이 책의 기본 모토라 하겠다._그런 의미에서 보수주의의 관점에서 미래를 바라본다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되긴하다._

 

3. 생활경제 노하우?
정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경제학자의 면모가 보이는 필력이었지만, 본문은 참 소소하더라. 4장으로 이루어진 1장은 부동산을 다루고 있는데 집을 사야할 지 말아야할 지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 답은? '월세로 살아라'는 거다. 하우스푸어를 걱정하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조금 난감하고 당혹스러움은 어쩔 수 없네. 개인 재무구조, 고용 문제와 창업, 육아와 교육을 다루는 나머지 장들도 대부분 저자의 체험적 삶에서 파생된 생각들인지라 '그럴 수 있지~'라는 공감은 하나 동감이라고는 말 못하겠다. 저축(머니볼)하고, 드랍아웃(drop out,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을 신중히 하고, 사교육비 줄여서 스스로 공부하게 하는 그 중심에 아버지의 역할이 있다는 거다. 정치가 실패해도 개인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별로 틀린 말 아니니 반감 같은 건 없지만, 저자의 생각이 과연 보편적으로 통할 수 있는 노하우인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30대에 포지셔닝한 <불황 10년>을 통하여 90학번대의 경제수준과 생각들이 더 궁금해졌다. 나의 30대 조카는 아직 백수이니 그는 어떻게 살아남을지 모르겠다. 조카를 이 책의 내용과 견주어보니 지금의 그에게 적용될 것이 하나도 없더라. 그래서 더 허망한 책읽기가 되고 말았다. 어쨌거나 30대의 건투를 기원하면서 끝맺음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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